[엑스포츠뉴스=인천, 조용운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의 김도훈(45) 감독과 전남 드래곤즈의 노상래(45) 감독은 절친답게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었다.
40대 감독 절친 대결로 좁혀졌던 인천과 전남의 2015 하나은행 FA컵 준결승이 신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1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양팀의 4강전은 도박수를 꺼내기보다 안정적인 경기운영을 들고나왔다.
두 감독은 올 시즌 처음 사령탑에 데뷔한 뒤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쳤다. 만날 때마다 변칙 전술을 들고 나오면서 지략대결을 펼쳤다. 주로 노 감독은 선수 선발을 변칙적으로 가져가 허를 찔렀고 김 감독은 포백을 버리고 스리백을 들고나오는 전술 변화로 응수했다. 3번 만나 2승 1패로 노 감독이 김 감독에게 앞섰다.
세 번의 대결을 통해 서로의 수를 확인해선지 이번 경기는 판을 뒤흔든 카드 없이 실수를 하지 않는 쪽으로 양팀 감독 모두 초점을 맞췄다. 홈팀 인천은 4-1-4-1을 기본 포메이션으로 공격할 때는 김원식이 최후방으로 내려가 스리백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경기를 풀어나갔다.
상대인 전남은 기존과 다르게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인천의 좌우 측면을 의식해선지 스리백을 통해 선수비 후역습으로 경기를 풀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전남이 앞서 FC서울전에서도 스리백으로 경기를 한 터라 깜짝 카드는 아니었다.
쉽사리 발톱을 꺼내지 않은 탓에 인천과 전남은 시종일관 중원에서 팽팽한 허리싸움을 펼쳤다. 인천이 볼을 소유한 시간이 더 길었지만 스리백을 좁은 공간에 수적 우위를 가져간 전남도 공간을 쉽사리 내주지 않고 맞받아쳤다. 한쪽으로 무게가 기울지 않으면서 위협적인 장면도 1~2개로 손에 꼽을 정도였다.
결국 전후반 90분을 득점 없이 마친 양팀은 연장전 혈투를 펼쳐야 했다. 이 시나리오는 전남이 계획한 대로였다. 전남은 가급적 지킨 뒤 시간이 흘러 승부를 보기 위해 레안드리뉴와 안용우 등을 교체명단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전남이 카드를 꺼내기도 전에 살얼음판이 깨졌다. 연장 전반 1분 만에 인천의 윤상호가 페널티박스 아크 정면서 절묘한 터닝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리며 균형을 깼다. 상대 수비수 틈에서도 끝까지 볼 소유를 높치지 않은 집중력이 만들어낸 골이었다.
이후 인천은 공세적으로 나선 전남이 균열을 보이자 연장 후반 맹렬한 역습으로 응수했고 종료 5분 전 케빈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비록 막판 페널티킥을 케빈이 실축했으나 연장서 더욱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살얼음판 승부를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로 인천은 창단 처음으로 FA컵 결승에 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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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