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25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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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15년' 김재원, 아직도 연기에 목마르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5.10.12 08:34 / 기사수정 2015.10.12 13:47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세월이 흘러도 상대를 기분 좋게 만드는 미소는 여전하다. 빠듯한 인터뷰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여유로운 미소를 짓는 모습이 딱 '살인 미소' 김재원답다. 

김재원은 지난달 29일 종영한 MBC 월화드라마 '화정'에서 인조 역을 맡아 열연했다. 그동안 호방한 웃음을 어떻게 참았나 싶을 정도로 묵직한 연기를 선보였다. 드라마 중반에 합류한 부담감을 이기고 야심과 불안함, 열등감, 권력욕에 의한 광기 등에 사로잡힌 인조를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데뷔 첫 악역이란 말에 고개를 저으며 웃어 보인다. "악역 같지만 마지막에 용서를 빌었고 시청자든 정명공주였든 마지막에는 용서를 받았어요. 원래 평가는 마무리에 하는 것이니 악역이 아니에요. 아직 악역 해본 적 없답니다. 하하." 

반정을 일으켜 제16대 군왕이 되고 자신보다 뛰어난 아들 소현세자를 견제하는 아버지였던 인조. 그러나 김재원은 악역이라는 제한된 틀에 인조를 억지로 가둬두지 않으려 했다. 

"개인적인 눈으로 봤을 때 인조라는 인물은 그 자리(왕의 자리)에 너무 가고 싶었던 인물이에요. 왕가의 적통은 아니었지만 왕가의 후손이었고, 광해 군 안에서 모든 걸 잃었죠. 그가 기대했던 것 중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많았고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았나 해요." 



7kg까지 감량하면서 인조에 애정을 갖고 몰입하려 했던 그는 인조라는 캐릭터를 그저 악한 인물로만 바라보지 않았다. 인조가 갖고 있는 다양성을 보려고 했다. 이는 '인간' 김재원을 들여다보는 계기도 됐다. 

"인조를 통해 내 모습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됐어요. '스캔들'을 할 때 배유미 작가의 글 중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보지 못하고 남의 죄를 잘 본다'는 말이 있었어요. 인조가 했던 일 중 이후의 손실과 피해가 많아서 악인이라고 불리지만. 좋은 의도도 있었을 거로 생각해요. 살다 보면 도와주려고 해도 의도치 않게 망쳤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거고 어떨 때는 생각지도 안 했는데 대소사에 제일 먼저 달려와 주는 사람이 있잖아요. 시기에 따라 받아들이는 것에 따라 느껴지는 게 바뀌듯 인조에 대한 다양성도 있지 않을까 해요." 

'황진이' 이후 9년 만의 사극 출연이었다. '화정'에서 기존의 선한 이미지와는 상반되는, 광기에 사로잡힌 왕의 느낌을 잘 살려낸 그이지만, 의외로 사극 경험은 적다. 기자가 궁금해하자 김재원은 수염이 잘 안 어울린다며 호방하게 웃었다. 

"사실 제 외모가 서양 쪽 왕은 몰라도 동양 쪽 왕과는 안 맞는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 귀를 늘리려고 했는데 어렵더라고요. 옛날 무성 영화 보면 남자답게 생기고 무섭게 생겼는데 저는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어서 그런지.(웃음) 수염도 잘 안 맞아요. 미소가 크고 잘 웃어서 붙인 수염이 자꾸 떨어졌어요, 다른 배우들은 그렇게 자연스럽던데 왜 저는 이상한지 모르겠어요."(웃음) 



시종 특유의 미소가 번진다. 김재원의 말마따나 데뷔 때의 풋풋함은 사라졌을지라도(?) 그때의 살인 미소는 지금도 그대로다. 2001년 SBS 시트콤 '허니허니'로 연예계에 데뷔한 그는 2002년 MBC '로망스'를 통해 살인 미소라는 별명을 얻으며 스타로 발돋움했다. 이후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고 전역 후에도 '내 마음이 들리니', '메이퀸', '스캔들'로 사랑받았다. 어느덧 데뷔 15년 차 배우가 됐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목표는 늘 있어요. 데일리. 먼슬리, 위클리 다 있어요. 배우로서의 플랜도 있고 목적도 있는데, 늘 다듬고 있어요. 하드웨어는 안타깝게도 노쇠해졌지만 소프트웨어는 수정하고 업데이트하고 있어요. 아직도 연기를 더 해보고 싶어요. 더 선배님들에게 배워보고 싶고요. 아직 연기자 생활은 시작도 안 했으니까요. 아직 갈 길이 멀었어요." 

아직도 연기에 목마른 그는 언젠가 영화 '인턴' 속 로버트 드 니로가 맡은 시니어 인턴 벤 역할을 연기해보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젊은 사람들이 보기에 딱 좋은 영화더라고요.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느낌과 여자들이 알아둬야 할 내용이 잘 믹스돼 예쁘게 나왔어요. 나이 들어서 그렇게 멋있는 역할을 맡으면 좋을 것 같아요."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연기 열정 덕에 15년이란 시간 동안 팬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을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최근 팬들과의 소통을 통해 인스타그램을 개설하기도 한 그에게 팬들을 향한 메시지를 보내 달라고 했다. 남다른 애정 표현으로 화답했다. 

"날씨가 좋을 때 밖에서 팬미팅 하는 것도 기분 좋을 것 같아요. 뭐든 건강이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절 사랑해달라 이런 말보다 건강하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건강하다 보면 에너지가 넘칠 것이고, 가끔 과소비해서 저에게 스쳐 가듯 써주길 바라요."(웃음)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윌엔터테인먼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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