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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이 사람+] '올시즌 전경기 중계' 최두영 SPOTV 캐스터

기사입력 2015.10.12 07:01 / 기사수정 2015.10.12 10:07

이지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중계석 지박령, 혹사갑, 고무목, KBO판 최고 노예, 캐스터계의 금강불괴' 

그를 일컫는 별명도 다양하다. 하지만 모든 별명은 한 곳을 향해있다. 바로 엄청난 중계 스케줄이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에 이어 정규시즌 144경기 모두 빼놓지 않고 현장에 있었다. 중간중간 올스타전에과 신인 드래프트도 빼놓지 않더니, 포스트시즌에 들어서도 계속해서 중계를 이어가고 있다. 

거의 1년에 가까운 기간 동안 전경기를 중계한 이 사람은 바로 SPOTV의 최두영 캐스터다. 이 전무후무한 기록에 시청자들이 "차라도 한 잔 마셔가며 해라" "회사에서 보너스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니냐" 등 외려 그를 걱정하는 웃지 못할 일들이 생겼다.

실제로 견디는 게 신기할 정도의 스케줄이다. 월요일 하루 휴식을 제외하고는 휴식일도 없다. 매일 늦은 시간 중계가 끝나다 보니 밤낮을 바꿔가며 살아야 한다. 게다가 지방에서 경기가 많다 보니 이동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최두영 캐스터 본인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어마어마한 스케줄이다. 진짜 144경기를 모두 중계한건가.

"사실 1군 경기 중계는 올해가 처음이다. 야구 캐스터로는 4년차인데, 주로 메이저리그를 중계하다가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를 맡기 시작했다. 올 시즌 연습경기, 시범경기, 페넌트레이스, 포스트시즌 전경기를 모두 중계했다. 실제로는 144경기가 더 된다."

- 그럼 대체 언제 쉬나.

"시즌 초에는 메이저리그 중계도 병행하다보니 월요일에도 쉬지를 못했다. (정규시즌 KBO 리그는 월요일마다 휴식일을 갖는다) 하지만 이젠 월요일에 푹 쉰다. 주로 잠을 많이 잔다."

- 솔직히 힘들지 않나. 어떤 부분이 제일 힘든가.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몸이 힘든 부분도 분명 있다. 하지만 심적으로 힘든 부분도 크다. 다른 데서도 방송 중 크고 작은 실수는 나온다. 하지만 나는 방송 중 조그만 실수만 해도 모든 게 '혹사 때문이다'로 이어진다. 그런 부분이 조심스럽다."

- 모든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 자신만의 특별한 관리 방법이 있나.

"이게 부끄러운 부분인데, 솔직히 관리같은 걸 잘 못했다. 운동을 따로 할 시간도 되지 않다보니 시즌 말미에 건강이 좀 안좋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가진 근육 중 가장 중요한 근육인 '성대' 관리만큼은 신경쓴다. 평소에 잠을 최대한 많이 자려고 하고, 컨디션이 떨어질 것 같으면 바깥으로 나가는 것도 자제한다. 그렇다보니 사생활의 여유가 많이 없어졌다."

-아무리 잠을 많이 잔다고 해도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할텐데. 솔직히 자다가 지각한 적 있지 않나.

"한 번도 없었다. 적어도 경기시간 3시간 반 전에는 경기장에 가야하는 게 우리 사이에서의 규칙이다. 제가 임용수 캐스터나 한명재 캐스터에게 중계를 많이 배웠는데, 이 때 들은 "네가 늦으면 스태프들이 불안해한다"라는 말을 잊지 않고 있다. 중계를 하는데 있어서 캐스터는 한 명밖에 없기 때문에, 나 하나가 빠지면 진행이 안되는 최악의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꼭 일찍 간다." 

-그럼 경기 외적으로 다른 실수를 한 적이 한 번도 없나.

"한 번은 내가 경기를 일찍 끝낸적이 있다. 9회말 2아웃 상황에서 "극적으로 경기가 끝났습니다!"라고 멘트를 했다. 그랬더니 당시 옆에 있던 이병훈 해설위원이 툭 치길래 순간 뭔가 잘못됐다는 걸 알았다. 중계석 모니터에 뜨는 화면은 2초 정도의 딜레이가 있어서, 전광판을 직접 보고 볼카운트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겼다."

- 올시즌 중계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인가.

"한화 이글스 배영수 선수가 강판된 뒤 바로 불펜으로 들어가 15~20개의 공을 던진 적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기에 전달하고 싶었지만, 광고가 나가다 보니 카메라도 포착을 못했고, 나도 얘기를 못했다. 경기장의 이야기를 충분히 전달하지 못했기에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면이다."

- 그렇다면 중계하면서 재밌었던 장면은 없었나.

"큰 기록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두산의 마야가 노히트노런을 했던 경기. 그리고 알고 보니 테임즈의 40-40까지의 대장정을 모두 우리가 중계를 했더라. 10-10, 20-20, 30-30에 이어 40-40까지 직접 봤다."

- 현장에서 2015 KBO리그를 바라보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무엇이었나.

"개인적으로는 올해 도입된 '와일드카드' 제도가 좋았다. 제가 메이저리그를 좋아하고 많이 보다보니 거기서도 와일드카드가 흥미요소가 된다고 생각했었는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지막까지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됐던 게 좋았다.

- 반면 아쉬웠던 점은 무엇이었나.

"대기록이 세워진 경기를 많이 중계를 하다보니, 대기록을 축하하는 방법에 조금 아쉬움이 남았다. 예전 NBA의 경우 경기를 짧은 시간 중단시켜 충분히 박수받을 수 있는 시간도 만들어주는 모습을 봤다. 양팀의 주장 선수들이 나와서 축하를 해준다던지, 어웨이구장이라도 전광판에 기록 정도는 띄워준다던지 하는 게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캐스터로서 최두영의 목표는.

"어떤 스포츠가 됐든 나로 인해 그 종목의 팬이 한 명이라도 늘어나는 게 나의 목표다. 항상 그걸 염두에 주고 중계를 하고 있다."

number3togo@xportsnews.com / 사진=최두영 캐스터 페이스북

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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