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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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클래스 스윙' 향연, 5인치 스크린은 비좁다 [프레지던츠컵 현장스케치]

기사입력 2015.10.07 06:00 / 기사수정 2015.10.07 02:38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인천, 조희찬 기자] "카메라 소리, 그래도 중국보다는 심하지 않았습니다."

6일 인천 송도 잭니클라우스골프클럽에서 2015 프레지던츠컵 기자회견이 열렸다.

연습라운드를 마친 선수들은 햇볕에 그은 얼굴로 한국, 코스의 첫인상과 느낀 점 등을 언론에 전달했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한국에 처음 발을 디딘 선수들은 주최 측의 배려, 송도의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를 쏟아냈다. 필 미켈슨은 "팬들은 훌륭했고, 멋진 국가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다"고 한국에 대한 첫인상을 묘사했다.

뿌듯한 마음에 취재를 이어가던 중, 한 외신 기자가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같은 질문을 던지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이 기자는 인터뷰를 진행하는 선수마다  "휴대전화기 사진 촬영 소리가 거슬리지 않았나?"라고 물었다.

전날 미국팀 단장 제이 하스가 갤러리들의 핸드폰 사진 촬영에 대해 팀 미팅 중 언급했기 때문이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찰칵' 소리에 선수들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내심 '노심초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팀의 '큰 형님' 필 미켈슨이 가장 먼저 이 질문을 받았다. 11회 연속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하며 '산전수전' 다 겪은 미켈슨은 "잘 몰랐다. 그냥 너무 많은 카메라 소리에 무뎌진 걸 수도 있다. 별로 걱정은 안된다. 선수들 모두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니 괜찮다"고 웃어넘겼다.

인터내셔널 팀 제이슨 데이도 같은 질문을 받았다. 데이는 "핸드폰 카메라 소리를 한국에선 없애지 못한다고 들었다. 팀 미팅 때도 '카메라 소리가 자주 들릴 거니까 신경 쓰지 말고 경기에 임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리키 파울러도 "그들이 찍고 싶다는데 선수들은 이미 한국 골프장의 '찰칵 문화'에 익히 알고 있다는 눈치였다.

그렇다면 미국은 어떨까.

프레지던츠컵 현장을 찾은 외신 기자에게 한국 갤러리들의 사진 촬영에 관해 묻자 "(하스 단장이 휴대전화기 사진촬영에 대해 팀 미팅 때 이야기했다는 걸) 들었다. PGA 투어에서도 이제 코스 내에서도 휴대전화기 반입이 가능하다. 미국에도 사진을 찍는 사람들은 많다. 그러나 이번처럼 스윙 도중에 사진을 찍는 사람은 드물다. 연습 라운드 때 사진 찍는 소리가 여러 곳에서 들려 선수들이 당황한 것 같다"며 "메이저대회 같은 경우에는 기자들도 휴대전화기를 들고 한 발짝이라도 기자실에서 벗어나는 순간 출입증을 뺏긴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래도 이제 갓 골프가 정착하고 있는 중국 취재 때보다는 낫다"고 덧붙이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또 다른 외신 기자는 "유럽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선수들은 아시아 투어에도 종종 참가한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 아닐 수 있으나, 미국 선수들 같은 경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최초로 한국에서 개최되는 2015 프레지던츠컵. 본격적인 대회 일정이 시작되면 '갤러리들의 취재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공적인 개최와 함께 골프 선진국으로 발돋움하려는 찰나, 몇몇 갤러리들의 이기심에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고 있다. 

하루 10만원에 육박하는 대회 입장료를 내고 보는 '세계랭킹 2위' 데이의 스윙, 그리고 세계 최고 선수들의 각본 없는 극적인 드라마를 스마트폰 스크린은 모두 담을 수 없다. 오감을 자극하는 데이의 '파워풀한' 스윙, 임팩트 시 뿜어져 나오는 호쾌한 타격음 등 현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생생함을 기계가 전달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현장에 있기에 피부로 느끼고 고막의 울림을 경험할 수 있는 특권이 함께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을 잠시 꺼둔 다음, 5인치 스크린 속 압박에서 벗어나 가을바람을 가르는 '세계 최고 선수'들의 스윙을 직접 두 눈과 귀로 마음껏 만끽하는 것은 어떨까.

etwoods@xportsnews.com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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