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대표팀이 러시아월드컵 예선 일정을 이어간다. 경기들은 서로 시간차를 두고 떨어져 있는 것 같지만 모두 연장선상에 있다. 3연승을 달린 대표팀은 이번 쿠웨이트 원정에서도 승리를 다짐하고 있고 이러한 기세는 경기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레바논 원정에 이어 곧바로 쿠웨이트 원정을 치르는 일정상 특이점은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9월에 레바논으로 날아가 여러 장애물들을 넘은 경험은 쿠웨이트전의 중요한 무기로 자리를 잡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6일(이하 한국시간) 결전지인 쿠웨이트에 입성했다. 한국은 오는 8일 쿠웨이트 대표팀과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4차전을 벌일 예정이다. 똑같이 3연승을 달리고 있는 양 팀은 이번 경기를 통해 조 1위와 2위를 가르게 된다.
2연속 중동 원정이다. 예전 같았다면 중동에서 2경기를 연속으로 치르는 일은 꽤나 부담스러웠을 테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오히려 레바논과의 원정경기에 이은 쿠웨이트와의 원정경기를 반기는 분위기다.
지난 9월 적지에서 벌어진 3차전에서 레바논을 넘었기에 지금의 상황이 가능했다. 한국은 당시 경기에서 레바논을 3-0으로 완파하고 22년동안 승리하지 못했던 무대, 레바논에서 시원한 승전보를 전했다. 단순히 결과 뿐만 아니라 내용도 만족스러웠다. 권창훈과 석현준 등 샛별들이 맹활약해줬고 기성용과 정우영 등 기존의 선수들과도 잘 어우러지면서 슈틸리케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이는 좋은 경험이 됐고 쿠웨이트 원정길에 오르는 선수들에게는 본보기도 됐다. 쿠웨이트를 처음 방문하는 선수들은 이 레바논전에서의 기억을 바탕으로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중동의 텃세는 레바논만큼 쿠웨이트도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갖고 있다.
쿠웨이트가 처음인 권창훈은 "레바논전가 비슷한 환경일 것 같아서 어려운 경기를 예상하고 있다"면서 "예전부터 중동 원정은 어렵다고 이야기를 들어왔다. 준비기간이 짧지만 경기 90분까지 최선을 다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역시 쿠웨이트에 처음 방문하는 정우영도 "정신적으로 레바논전 때처럼 무장을 잘해야 될 것 같다. 중동 원정은 어느 팀들과 해도 어려운 경기가 된다. 쿠웨이트와는 처음인데 정신력 싸움이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 1월 아시안컵에서 만났던 쿠웨이트를 떠올렸다. 당시 본선 2차전에서 한국은 남태희의 결승골로 쿠웨이트를 1-0으로 이겼다. 결과는 승리였지만 내용면에서는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다. 쿠웨이트의 좌우 빠른 공격에 흔들린 경험도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때보다 더 좋은 경기력으로 쿠웨이트를 이번에는 확실하게 제압하겠다는 각오다. 레바논 원정에서 승리하면서 "대표팀의 틀이 모두 잡혔다"고 말했던 그 역시 자신감을 안고 이번 쿠웨이트 원정에 임한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시안컵때 우리가 1-0으로 승리하기는 했지만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면서 "상대는 레바논 원정에서 우리와 똑같이 이긴 팀이기 때문에 이번 맞대결이 (예선에서) 매우 중요해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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