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진태 기자] 한화 이글스의 가을 야구 도전이 막을 내렸다.
한화는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1-4로 패하며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007년을 마지막으로 한화는 가을 야구의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공격적인 FA(자유계약제도)투자와 함께 '명장' 김성근 감독까지 영입하며 쉴 틈 없는 스토브리그를 보냈던 한화였지만, 8년 만의 도전도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 선발 마운드 붕괴
올 시즌 한화의 최대 '약점'은 선발 마운드였다. 미치 탈보트와 쉐인 유먼으로 이어지는 원투펀치에 새로이 영입된 배영수·송은범가 주축이 된 선발 로테이션을 한화 코칭스태프는 기대했지만, 시즌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 7월 27일 쉐인 유먼이 어깨 통증으로 방출이 되고 그 자리를 에스밀 로저스(10선발·4완투)가 성공적을 메웠지만, 늦은감을 지울 수 없다.
올 시즌 치른 144경기에서 한화 선발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5.27로 리그 9위였다. 하지만 더 크게 문제로 제기됐던 부분은 664이닝(9위)밖에 책임져주지 못한 것이다. 선발 붕괴의 나비 효과는 곧바로 불펜에 가중이 됐고, 권혁(112이닝)을 비롯해 박정진(96이닝), 송창식(109⅓이닝), 김민우(70이닝) 등이 많은 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 제 역할 못한 송은범·배영수 듀오
올 시즌을 앞둔 스토브리그에서 한화는 마운드 보강을 위해 배영수·송은범·권혁을 영입했다. 직전해 정근우·이용규를 영입하며 타선의 무게감을 더했던 것과 대조적 모습이었다.
FA 첫 시즌이기는 하지만 세 명의 투수 중 권혁만이 성공적으로 안착한 경우다. 그는 3~6월 총 43경기에 등판해 64⅔이닝 4승 6패 10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하며 불펜을 지켜냈다. 그러나 많은 이닝을 소화해 힘에 부치기 시작한 권혁은 7월 부터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 기간 45이닝 평균자책점 7.20을 기록했다.
송은범과 배영수의 경우는 시즌 내내 불안한 모습이었다. 송은범은 올 시즌 70⅓이닝을 던져 2승 9패 평균자책점 7.24를 기록하고 있고, 배영수는 98⅓이닝을 소화해 4승 10패 1홀드 평균자책점 7.05로 부진했다.
▲ 보직 파괴 승부수는 실패
올 시즌 한화의 '선발 마운드'는 정해진 것이 없었다. 매 경기 총력전을 예고한 상태였다. 한화의 유니폼을 입은 세 명의 외인 투수만이 불펜 투구 없이 선발로만 온전히 등판했다.
탈포트는 30경기(30선발)에서 10승 11패 평균자책점 4.72를 기록했고, 시즌 중 방출된 유먼 역시 17경기(17선발) 4승 6패 평균자책점 4.52를 기록했다.
유먼의 대체 용병으로 한국 무대를 밟은 로저스(6승 2패 평균자책점 2.97)는 압도적인 투구로 후반기 한화 마운드를 지켰지만, 후반기 한화의 힘은 이미 떨어진 상태였다.
한편, 불펜진에서 '보직'이 명확하지 않았던 대표적인 선수는 송창식이다. 올 시즌 한화에서 마당쇠 역할을 한 그는 64경기 등판했고, 이 중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횟수는 10번이었다. 송창식뿐만 아니라 송은범(33경기 14선발)·배영수(33경기 21선발)·김민우(36경기 8선발)·안영명(35경기 27선발)도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 야누스 같은 전반기와 후반기
올 시즌 한화는 전반기 '가을 야구'에 대한 꿈을 한껏 높였다. 이 기간 한화는 36승 34패(승률 5할1푼4리)를 기록했고, 팀 OPS(팀 출루율+팀 장타율) 0.751(6위)를 기록하며 준수했다. 고질적인 문제점이었던 마운드는 팀 평균자책점 4.83(7위)로 좋은 편은 아니었지만, 팀 불펜평균자책점이 4.28로 리그 3위였다. 불펜의 힘으로 전반기 상위권을 마친 한화였다.
그러나 후반기 거짓말처럼 한화는 곤두박질쳤다. 5할 승률을 유지하던 한화는 후반기 24승 37패(승률 3할9푼3리, 10위)를 기록했고, 장점이었던 불펜 마운드가 5.23(10위)의 평균자책점을 보이며 붕괴했다. 결국 후반기 힘이 떨어지면서 한화는 결국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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