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광주, 나유리 기자] 중요한 경기였고, 세밀하지 못한 플레이는 치명적이었다.
KIA 타이거즈는 2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시즌 16차전에서 7-5로 승리했다. 이겼지만 작은 실수들이 승리를 위태롭게 만들었다.
이날 KIA의 선발 투수는 양현종이었다. 어깨가 좋지 않은 양현종은 지난 21일 인천 SK전에서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연패를 끊었고, 이날도 연패 상황에서 등판했다. 상대팀도 같고, 상대 투수도 21일과 똑같은 김광현이었다.
부담스러운 상황인데다 상대팀인 SK는 현재 2경기 차 앞선 5위다. 지난 22일 LG전, 24일 NC전에서 참혹하게 패배했던 KIA는 '에이스' 양현종이 출격한 이날 경기를 잡아야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경쟁팀 중 한화가 다시 살아나는 모양새고, 롯데 역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1회부터 보이지 않는 실수가 계속 나왔다. 양현종이 선취점을 허용한 1회초. 선두 타자 이명기의 타구는 충분히 내야 땅볼로 처리할 수 있었다. 하지만 2루수 최용규가 공을 잡고 한박자 쉬고 1루로 송구했는데, 발 빠른 이명기는 1루에서 세이프가 됐다. 결국 이명기가 브라운의 적시타때 홈을 밟았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준 셈이다.
5회초 다시 역전을 허용하는 과정도 아쉬웠다. 이날 KIA의 외야는 나지완-김다원-신종길이 지켰다. 2사 주자 2루 상황에서 브라운의 안타가 좌익수 나지완 앞에 떨어졌다. 단타성 코스였다. 2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2루 주자 이명기는 한번의 망설임도 없이 홈까지 파고 들었다. 나지완부터 시작된 중계 플레이가 이어져 홈을 지키는 포수 백용환까지 전달됐지만 이명기가 훨씬 더 빨랐다.
공격은 더욱 답답했다. 1회 1사 만루 찬스에서 이범호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얻은데 그친 것보다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작전 수행이 제대로 되지 않은 실패가 뼈아팠다. 2회 선두 타자 백용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후 최용규에게 희생 번트 작전이 내려졌다. 하지만 최용규의 번트는 지나치게 정직했다. 투수 김광현 앞으로 흘러갔고, 김광현은 지체없이 2루로 뿌려 주자 백용환을 잡아냈다.
1사 2루가 될 수 있었던 상황이 1사 1루. 여기에 최용규가 2루 단독 도루를 시도했지만 이 역시 무위에 그치고 말았다. 2아웃 이후 박찬호가 볼넷을 골라 나간 것을 고려하면 더더욱 아쉬웠다.
5회도 마찬가지. 대타 김주형이 김광현을 상대로 좌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터트렸다. 뒤이어 타석에 선 1번 타자 신종길이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지만, 타석 바로 앞에 떨어지는 파울이 되고 말았다. 결국 강공으로 전환했으나 내야 땅볼이 나왔고 2루 대주자 강한울이 3루에서 아웃되며 찬물을 끼얹었다.
6회말 백용환의 만루 홈런이 터지면서 간신히 전세를 뒤집었지만, 7회초 주자 2,3루 위기 상황에서 나온 2루수 최용규의 어설픈 수비도 2실점 하면서 6-5까지 쫓기는 위기를 자초했다. 김민우의 부상으로 믿을만한 2루수가 없는 KIA의 현재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기록되지 않은 실책이었지만 경기 흐름을 묘하게 뒤바꾸는 실수였다.
KIA는 올해 더 멀리 내다보고 젊은 선수들을 육성하는 중이다. 당장 순위를 끌어올리는 것보다, '진짜 리빌딩'을 위해서라면 작은 실수들을 곱씹어볼 가치가 분명히 있다.
NYR@xportsnews.com/ 사진=최용규 ⓒ KIA 타이거즈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