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뛴 두번째 경기만에 골맛을 봤다. 단순히 득점만이 아니라 움직임이나 내용도 달라졌다. 이유와 배경이 있어 보였다. 두 경기를 비교하면 가장 큰 차이는 포지션의 변화와 해리 케인의 유무였다. 그 중 케인이 함께 뛰고 뛰지 않고의 차이는 그냥 넘길 수 없는 대목으로 여겨졌다.
토트넘은 18일(한국시간) 영국 화이트 하트레인에서 벌어진 2015-2016 UEFA 유로파리그 J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카라바흐FK를 3-1 역전승으로 꺾었다. 손흥민이 전반전에 2골을 터트리면서 역전극을 만들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특징은 손흥민이 공격의 선봉에 섰다는 사실이었다. 가장 앞에 위치했다. 또한 손흥민은 최전방에 자리하면서 케인과 함께 뛰지 않았다. 케인은 벤치에서 출발했고 손흥민은 케인 없이 경기를 펼쳤다.
단순하게 케인에게 휴식을 주려고 했던 의도로도 해석될 수 있지만 달리 보면 손흥민 원톱의 효과를 확인해보려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실험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보였다.
이적 초기에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9번 스트라이커로도 뛸 수 있다"고 설명했고 이번에 그대로 그라운드 위에 펼쳐보였다. 그리고는 손흥민이 2골을 터트리면서 가능성을 확인했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뛴다는 것은 케인과의 잠재적인 경쟁자가 될 수도 있고 한편으로는 투톱의 파트너로도 볼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일단 손흥민이 오자마자 소화한 2경기를 통해 봤을 때는 결과적으로 케인이 없을 때 손흥민이 더 빛이 났다. 겹치는 동선 문제를 해결했다. 선덜랜드와의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는 케인이 가장 앞에 서고 손흥민이 그 뒤를 받쳤다. 둘 모두 전방과 후방을 자주 오가는 스타일이었던 탓에 움직임에 유사한 점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손흥민은 케인을 의식하다보니 움직임이 중앙으로 한정됐고 특유의 플레이를 못 보여줬다.
카라바흐전에는 케인이 없어지면서 손흥민은 활발하게 뛸 수 있는 여력이 생겼고 물을 만난 물고기처럼 이곳 저곳을 뛰어다녔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과 케인을 함께 뛰도록 하지 않고 후반 23분에 바통을 터치하게 했다. 이후부터는 다른 공격 조합을 내세웠다. 케인과 손흥민 사이의 관계 정리를 어떻게 했는지를 조금은 예상해 볼 수 있는 교체 행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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