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지난 주말 손흥민(23,토트넘)을 향한 관심은 대단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중계된 손흥민의 데뷔전은 동시접속자가 20만명을 넘을 정도의 뜨거운 반응이었다.
경기가 끝나고 분위기는 차가워졌다. 손흥민은 다소 기대에 못미치는 데뷔전을 치르면서 아쉬움을 크게 남겼다. 국내보다 더 날카로운 시선을 보낸 현지 언론은 "저격수인 줄 알았더니 보병이더라"고 냉소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선덜랜드를 상대로 61분을 소화한 손흥민의 기록은 크게 눈여겨 볼 만한 것이 없다. 축구통계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볼터치가 34회에 그쳤고 그 중 패스는 20번 시도해 75%의 성공률을 기록했다. 프리킥과 코너킥의 전담키커였으나 슈팅으로 연결된 패스가 없었다. 코너킥에서 어이없는 실수까지 범해 현지 언론이 꼬집기도 했다.
손흥민의 장점인 슈팅도 2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골문을 벗어나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가 끝나고 후스코어드닷컴은 손흥민에게 평점6을 부여했다. 토트넘 선발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았다.
# 손흥민의 위치
"손흥민은 10번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손흥민은 분명히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로 경기에 임했지만 정작 61분 동안 많이 위치했던 지역은 원톱 바로 밑이었다. 흔히 10번의 자리로 알려진 이 위치는 중앙에서 경기를 풀어주거나 직접 마무리하는 자리다. 손흥민이 공격 전지역에서 뛸 수 있다지만 10번을 부여받은 적은 그리 많지 않다.
# 손흥민의 활동량
상대 수비수가 촘촘한 중앙에 위치하다보니 손흥민의 장점이 나오지 않았다. 바쁘게 움직였지만 공격 진행과 연관된 상황에서 손흥민의 움직임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간혹 중앙 지역에 오래 머무는 듯한 느낌도 받을 정도였다. 때로는 볼을 가진 선수 주변에 너무 가깝게 위치해 볼을 받기 곤란한 상황을 보여주기도 했다. 몇차례 트래핑 실수가 나오면서 더욱 패스를 받지 못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낯선 장면은 아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도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한 번 터지면 무섭게 골을 챙기지만 무득점이 길어지기도 했다. 특히 지난 시즌 후반기 득점이 없을 때 가장 먼저 교체되고 평점도 낮았던 것이 데뷔전과 흡사하다.
오프더볼의 문제다. 프리미어리그를 중계하는 장지현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시간이 필요하다. 오프더볼의 움직임은 동료를 보면서 순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지금은 자신의 경기를 돌려보면서 파악하면 되는 문제"라며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라이언 메이슨처럼 패스가 좋은 선수들이 있어 팀에 녹아들어 호흡을 맞추면 충분히 활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손흥민의 보완점
이제 막 이적한 팀에서 첫 경기로 고작 61분을 뛰었다. 400억원의 높은 몸값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면 부족한 경기력이 이치상 맞을지도 모른다. 다만 토트넘의 전술상 손흥민의 활용가치는 상당하다. 지금이야 에릭센이 부상으로 빠져 손흥민을 비롯한 2선 자원 모두 중앙에 집중시켜 경기를 풀었으나 복귀하면 얘기는 달라진다. 손흥민의 장점인 넓은 공간 활용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장 해설위원은 "포체티노 감독 전술이 수비에서는 유기적인 압박을 강조하지만 공격은 앞선 4명이 자유롭게 움직이며 창의성에 무게를 둔다. 따라서 9번, 11번과 같은 포지셔닝은 크게 의미가 없다"면서 "카림 벨라라비에게 의존했던 레버쿠젠과 달리 토트넘에서는 더 힘을 받게 될 것이고 기복도 줄어들 것"으로 평했다.
puyol@xportsnews.com / 사진 ⓒ AFPBBNews=News1, 토트넘 SNS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