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지은 기자] 2015년 9월 14일. 롯데 자이언츠의 큰 별이 진 지 4년째다. '무쇠팔' 고(故) 최동원의 기일도 네 번째 돌아왔다.
최동원과 '1984년 한국시리즈'는 떼려야 땔 수 없는 관계다. 한국시리즈 단일시즌 5전 모두 등판해 4승을 거둬들이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롯데 창단 첫 우승의 일등 공신이 됐다. '무쇠팔'이라는 별명도 여기서 나왔다. KBO리그 전체를 봐도, 8년간의 짧은 현역 시절 동안 개인 통산 100승을 돌파한 몇 안 되는 선수이기도 했다.
선동열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당대 최고의 투수. 하지만 최동원의 말로는 초라했다. 88년 선수협의회 결성에 가담하면서 롯데의 미움을 샀고, 결국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의 옷을 입게 됐다. 하지만 선수협의 꼬리표는 91년 선수 은퇴 이후까지 따라다녔다. 2001년에야 한화 이글스의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할 수 있었다.
2011년 9월 14일 최동원이 세상을 떠났다. 한화 코치 시절 진단받은 대장암 때문이었다. 한때 병세가 호전돼 2009년 한국야구위원회(KBO) 경기감독관으로 활동하기도 했지만, 결국 병마는 최동원을 덮쳤다. 마지막으로 세간에 모습을 드러낸 건 2011년 7월 22일에 열린 경남고-군산상고 레전드매치. 별세 직전까지도 "다음에는 꼭 공을 던지겠다"고 말하던 최동원이었다. 등번호 11번은 롯데 최초의 영구결번이 됐다.
4주기를 하루 앞둔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한화와 롯데가 격돌했다. 시즌 막판 5위 싸움에 분수령이 될 중요한 시합이었다. 하지만 선수와 팬들 모두 최동원을 잊지 않았다. 경기 전 전광판에 등장한 최동원의 추모영상에 시선을 고정했고, 국민의례 뒤 이어진 추모 묵념에 그라운드와 관객석의 모든 이들이 고개를 숙였다.
앞서 11일 신동빈 회장은 사직구장을 찾았다. 2013년 3월 30일 한화와의 개막전 이후 처음 찾은 사직구장, 신동빈 회장이 차에서 내리자마자 찾은 곳은 구장 한 켠의 최동원 동상이었다. 헌화와 묵념도 이어졌다. "부산 야구의 상징인 최동원 선수를 잘 알고 있고 존경하고 있다. 우리 선수들도 최동원 선수의 열정을 본받아서 팬들의 성원을 항상 기억하고 보답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한다"라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하늘로 돌아간 큰 별은 4번째 KBO리그를 비췄고, 모두는 그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의 몸은 가고 없지만, 정신만은 오롯이 남았다. 최동원은 그에게서 용기와 추억을 얻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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