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지금은 골보다 호흡이 더 중요하다. 슈팅보다는 패스를 하는 것이 팀도 살고 새로운 동료들도 살리는 길이다. 토트넘 핫스퍼의 간판 공격수, 해리 케인(22)이 반드시 유념해야 할 내용이다.
토트넘은 13일(한국시간) 영국 선오브라이트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원정경기에서 선덜랜드를 1-0으로 누르고 첫 승을 따냈다. 결과에 비해서는 내용이 부실했다. 이적해 첫 경기에 나선 손흥민의 몸놀림은 기대보다는 완전하지 않았고 케인도 리그에서 침묵을 이어갔다.
사실 문제의 중심에는 케인이 있었다. 케인은 이날 골욕심을 부렸다. 더 좋은 곳으로 패스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해결하기 위해 무리하게 슈팅을 시도하기도 했다. 공을 받고 내려와서 2선 공격수들이 침투하면 패스하던 움직임도 이날은 제대로 발휘되지 못했다.
케인은 득점에 대한 부담에 쫓기고 있었다. 지난 시즌에 21골을 넣으면서 혜성 같이 등장했던 케인은 올 시즌 초반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벌써 4경기를 치렀는데 아직 골이 없다. 9월 A매치 2연전에서 2골을 넣고 돌아온 케인으로서는 선덜랜드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면서 골감각을 되찾고자 했던 눈치였다. 마음이 급하다보니 무리한 플레이가 나왔고 토트넘의 전체적인 공격력도 밋밋해졌다.
1990년대말과 2000년대 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에서 뛴 공격수 출신 드와이트 요크는 이날 경기의 중요한 요소들은 케인에게 있었다고 봤다. 케인이 "침착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크는 스카이스포츠에서 방영되는 분석프로그램 '슈퍼 선데이'에서 "케인은 조금 침착해질 필요가 있다. 우리는 그가 잉글랜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것과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것이 완전히 달랐던 장면들을 봤다. 아마도 그는 너무 많이 노력했다. (편안하게 했다면) 한두번의 득점 기회를 더 잡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두차례 정도 작년과 같았다면 패스 했을 것을 그냥 힘으로 밀고 나가는 장면도 있었다. 그는 릴렉스할 필요가 있다. 곧 그는 좋아질 것이다. 의심의 여지는 없다"고 덧붙였다.
케인이 침착해져야 2선도 살아날 수 있다. 급하게 골문만 바라보기보다는 주변을 보는 여유를 가진다면 그를 지원하는 공격 2선과의 연계도 살아날 수 있다. 이는 손흥민과도 연결된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케인의 바로 뒤에 위치하는 3명 중에 자리를 잡았다. 주로 중앙에서 머문 손흥민은 특유의 측면 돌파나 공격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케인과 호흡을 맞추지 못한 사실도 한몫했다. 가장 앞에 있는 케인과 어떻게 공을 주고 받느냐에 따라 상황이 많이 달라지는 토트넘의 특성상 케인도 침착해져야 했고 손흥민은 호흡을 다지고 적응할 시간을 더 많이 가질 필요가 있어보였다. 이에 더해 손흥민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는 크리스티안 에릭센, 나세르 샤들리를 살리는 열쇠도 케인이 쥐고 있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해리 케인, 손흥민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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