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라이벌전은 여러가지 변수가 많다. 그래서 베테랑과의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게 부각되고는 한다. 리버풀은 처음으로 스티븐 제라드 없이 '붉은 전쟁' 노스웨스트 더비에 나섰다가 완패했다. 결과보다도 불안정했던 경기내용을 돌아보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위치한 올드트래포드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1-3으로 패했다.
지난 시즌에도 숙적 맨유에게 두번 패배를 당했던 리버풀은 이번에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면서 라이벌전 연패의 사슬을 끊지 못했다. 이전 경기들에 비교할 때 이번에는 많이 무기력했다. 전반전에는 이렇다할 공격 찬스를 만들지 못해 답답했고 후반 말미에 터진 크리스티안 벤테케의 그림 같은 시저스킥에 이은 만회골을 제외하면 별달리 맨유에게 위협이 될 만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모든 것들이 미숙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사정이란 것이 또 있었다. 이번 더비전에 리버풀은 새 얼굴들이 너무 많았다. 맨유와의 경기는 항상 특수한 성격을 띄는데 선수들도 그에 대한 충분한 인식과 임하는 자세 등이 필요했다. 하지만 아직 처음 나서보는 더비전에 익숙해져야 하는 신입생들이 맨유에 비해 리버풀쪽에 더 많았다.
그마나 더비의 경험이 있다고 하는 필리페 쿠티뉴와 조단 헨더슨 등이 징계와 부상을 이유로 빠졌다. 또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스티븐 제라드와 함께 하지 못한 첫 더비였던 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였다.
제라드는 1998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리버풀에서 활약하면서 맨유와의 더비전을 수차례 경험했다. 그때마다 그는 주장 완장을 차고 그만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면서 맨유를 상대했다. 승패와 관계 없이 리버풀이 경기내내 끝까지 맨유를 상대로 승리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정신력 부분에서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제라드가 없다. 미국 LA갤럭시로 떠난 제라드를 대신할 새로운 리더가 필요했다. 굳이 이번 맨유전 뿐만이 아니라 리버풀에 대해 영국 현지에서는 새로운 주장의 적임자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고 헨더슨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떠오르기도 했다.
불행하게도 제라드는 떠났고 이번 맨유전에 헨더슨도 결장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리버풀은 경기를 풀어가는 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후반 3분에 달레이 블린트에게 선제골을 내주고 나서 대처하는 자세도 부족했다. 공격을 풀어가는 데 너무 서둘렀고이로 인해 서로 패스도 잘 맞지 않아 번번히 기회들을 날렸다.
결국 리버풀은 맨유에 1-3으로 패했다. 그에 비해 맨유는 상대적으로 조금 더 더비에 대한 경험이 있는 에슐리 영과 마이클 캐릭 등의 덕을 봤다. 영은 신입생 멤피스 데파이를 대신해 후반전에 들어가서 선제골로 이어지는 프리킥을 얻어냈고 앤서니 마샬의 쐐기골이자 데뷔골을 돕는 등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리버풀로서는 빨리 제라드의 자리를 대신할 인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부상에서 복귀할 헨더슨과 다니엘 스터리지 등이 돌아온 이후 다음에 나설 맨유전에서는 다른 내용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스티븐 제라드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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