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이지은 기자] 역대급 오명을 다시 안을 뻔 했다. 두산이 삼중살과 병살타 5개로 자멸했다.
두산 베어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kt wiz와의 시즌 14차전에서 1-11로 대패했다. 이번 패배로 두산은 9월 5일 대전 한화전 이후 6연패에 빠졌다. 한 발자국 더 떼는 게 급한 두산의 발목을 잡는 것은 제 자신이었다.
1회부터 병살의 그림자가 두산을 덮쳤다. 선두타자 허경민이 땅볼로 아웃된 뒤 남은 아웃카운트 두 개는 민병헌의 3루수 앞 땅볼로 채워졌다. 정수빈이 빠른 발로 만들어낸 내야안타는 그렇게 병살타로 지워졌다.
병살의 그림자는 삼중살로 확대됐다. 양의지의 번트 타구가 뜨면서 투수 엄상백의 글러브로 빨려들어갔다. 야수들의 중계플레이가 이어지는 사이 1루주자 최주환과 2루주자 김현수는 귀루하지 못했다. 한 타석에서 세 개의 아웃카운트 완성하는 순간. 시즌 2호이자 KBO 통산 60호의 삼중살 기록이 새겨졌다.
선취점을 가져가는 순간에도 병살타는 나왔다. 3회초 2루타를 치고 나간 홍성흔을 오재원이 내야안타로 3루까지 보냈다. 이어 김재호가 병살타를 치면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두 개가 늘어났지만, 그 틈을 타 주자는 홈을 밟았다. 이어 허경민이 삼진아웃되면서 결과는 1득점. 두산으로서는 아쉬운 이닝이었다.
4회에 두산은 세 개째의 병살타를 기록했다. 이번에도 민병헌이 유격수 앞으로 땅볼을 보내면서, 안타를 치고 출루한 정수빈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어 김현수의 볼넷과 최주환의 2루타로 득점을 코앞에 두고도 홈에서 아웃되며 또 한 번 기회는 무산됐다.
병살은 5회에도 예외가 없었다. 삼중살의 시작이었던 양의지가 몸에 맞는 볼로 기껏 1루를 채웠지만, 이전 타석 2루타를 때려냈던 홍성흔이 이번엔 병살타의 주인공이 됐다. 이후 오재일도 뜬공으로 허무하게 물러나며 엄상백의 삼자범퇴 이닝수만 하나 더 늘어났다.
불펜 심재민을 상대로도 병살타를 기록하는 두산이었다. 6회 선두타자 김재호가 좌중간을 꿰뚫는 안타를 때려냈지만, 이번엔 허경민이 유격수 앞 땅볼로 6-4-3 병살타를 기록하게 됐다. 6회까지 매이닝 한 타석에서 두 개 이상의 아웃카운트가 채워졌던 셈이다.
선발로 출전한 9명의 타자 중 5명의 타자가 한 번의 타격으로 2아웃 이상을 거둬들였다. 6회까지 기록한 안타는 7개였지만, 득점은 1점에서 그쳤다. 이렇다할 공격을 해보지도 못한 채 계속해서 흐름은 끊어졌고, 이미 넘어간 분위기를 돌이킬 수는 없었다. 2007년 두산이 기록했던 한 경기 최다 병살 기록(6개)을 돌파하지 않은 게 외려 다행이라면 다행인 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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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기자 number3tog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