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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은 진작 알았던 소녀시대 히든트랙 12선

기사입력 2015.09.11 09:58 / 기사수정 2015.09.11 15:23

김관명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관명 기자] 소녀시대가 9년차 걸그룹의 위엄을 제대로 과시하고 있다. 지난 8월18일 발표한 정규 5집 'Lion Heart'의 타이틀곡이 차트 역주행을 거듭, 11일 오전 10시 현재 멜론 실시간차트 5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 역시 여느 후배 걸그룹들과는 차원이 다른, 2007년 데뷔 '걸그룹 맏언니'로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실, 소녀시대는 정규 5집까지 수많은 국민 히트곡을 쏟아냈다. 2009년 멜론 연간차트 1위에 빛나는 'Gee'와 16위를 차지한 '소원을 말해봐', 2010년 연간차트 6위곡 'Oh!', 22위곡 'Run Devil Run', 2011년 21위곡 'The Boys' 등등. 하지만 소녀시대가 지금까지 발표한 곡들 중에서는 팬들만 알고 음미하며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웠던 숨은 명곡들이 즐비하다. 이중 12곡의 히든트랙을 엄선해봤다. 앨범 발표 순이다.


1. Merry-Go-Round (2007 1집 Girl's Generation) = 첫 정규앨범 6번트랙. 사랑이 막 시작하는 즈음 놀러갔던 회전목마 이야기와 그에 깔린 정서가 데뷔 당시 소녀시대 만큼이나 풋풋하다. '어느날 문득 바쁜 너를 졸라 저녁이 되어서야 갔던 공원'으로 시작하는 첫 한글가사는 지금은 탈퇴한 제시카가 불렀다. 힘을 뺀 수영의 창법, 유리의 그야말로 소녀 같은 음색이 단연 돋보인다. 무엇보다 소녀시대 초기의 순백 발라드라는 점에서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2. 그대를 부르면 (2007 1집 Girl's Generation) = 1집은 수록곡 전부 완성도가 높다. 그 중에서도 7번트랙으로 실린 '그대를 부르면'은 감미롭고 애틋한 발라드 넘버다. 막내 서현이 힘주어 부르는 '나의 이 노래가 영원한 나의 바람들처럼 그대에게도 들리나요' 파트가 인상적. 메인보컬 태연의 존재감도 눈길을 끈다. 떠난 사랑을 그리워하는 9명의 소녀들, 벌써 8년 전 일이다.


3. 영원히 너와 꿈꾸고 싶다 (2010 2집 Oh!) = 2010년 4년차 소녀시대는 확실히 자신감이 붙고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4번트랙으로 실린 이 곡 역시 애절한 발라드인데, 팀의 리더이자 메인보컬인 태연의 확트인 목소리와 완성형 가창이 마침내 본 모습을 드러낸다. 물론 멤버 9명 전원이 합을 맞춰 부른 '영원토록 이렇게 너와 둘이서 꿈고 싶어' 합창 파트의 하모니는 역시나 울림이 크다.

4. 별별별 (2010 2집 Oh!) = 단단한 피아노 타건음과 유려한 스트링 사운드가 인상적인 이 곡은 물오른 소녀시대의 소녀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2집 타이틀곡 'Oh!'와 함께 앨범 발매 초반 실시간 차트 1,2위를 다퉜던 곡이다. 써니의 숨겨왔던 가창 실력이 돋보인다. 깊은 한숨과 흐느낌이 섞인 초반 내레이션은 윤아가 맡았다. 이트라이브 작사작곡.


5. 봄날 (2011 3집 The Boys) = 수영이 처음으로 작사한 R&B 발라드. '..봄이 오는 소리 들리면 꽃이 핀 길 따라 걸어요, 비 내리는 여름이 오면 무지개만 보며 걸어요, 가을 지나 겨울이 와도 손에 전해지는 온기로 따스함으로 함께 걸어가요..' 사랑에 빠진 소녀의 설렘과 기쁨을 이보다 더 소녀답게 표현할 수 있을까. 어느새 3집 가수가 된 소녀시대의 한층 풍부해진 감성이 촉촉하고 달콤하다. p.s. 제시카의 음색은 확실히 튄다.


6. Express 999 (2013 4집 I Got A Boy) = 4집은 아무래도 일렉트로닉 댄스곡 'I Got a Boy'의 인기가 가장 높았지만, 레트로 팝이라 할 켄지 작곡의 'Express 999'도 못지않은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특히 '자존심 강한 내가 변했다고 놀리지 말아요'와 'oh oh oh oh oh ah 급행을 타고' 두 후크의 중독성이 셌다. 규칙적으로 바뀌는 조성, 촘촘한 리듬, 여기에 터프하게 내지르는 태연의 고음까지. 소녀시대는 이렇게 또 변신했다.

7. 낭만길 (2013 4집 I Got A Boy) = 동화 같은 애니메이션에서 울려퍼질 법한, 따뜻한 겨울을 연상시키는 스윙재즈 리듬이 포근하고 흥겹다. '따스한 너의 그 코트 속에 안겨 너의 숨소리 들을래' 같은 가사는 지나치게 상투적이지만, 사랑이라는 감정이란 건 어차피 태생이 상투적인 것 아닌가. 'Shine' 하며 아홉 소녀가 입을 맞춰 화음을 넣는 대목에서는 이가 시리다. 올 겨울 크리스마스 즈음에 다시 들어봐도 좋을 그런 노래.


8. Goodbye (2014 EP Mr.Mr.) = 미국 유명 기타리스트 브렌트 패스키의 기타 사운드에 실린 이별 노래. 많은 팬들이 이 곡을 타이틀곡 'Mr.Mr.'보다 더 자주 들었다. 태연과 제시카의 보컬 맞대결도 볼 만하고, 후렴구 'really really good goodbye'의 후크도 은근히 세다. 멤버들 모두의 목소리에서는 여유와 관록이 풍긴다.

9. Wait A Minute  (2014 EP Mr.Mr.) = 멤버 9명이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어느 한 순간 쉴 틈을 주지 않는 곡. 특히 윤아와 수영, 효연과 유리의 대칭을 이룬 리드미컬한 콜&리스폰스가 흥겹다. 맞다. 댄스곡만 흥겨우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10. Green Light (2015 5집 Lion Heart) = 좋아하는 남자의 마음을 신호등 불빛으로 표현했다. 이제는 8명이 된 소녀시대이지만, 전혀 부족하지가 않다.  써니 유리 윤아 티파니가 짧게짧게 자신들의 파트를 소화하는 대목에서는 오히려 차고 넘치는 느낌까지 든다. 'three 시작된 질주, two 목표는 하나, one 속도는 up, I'm coming'. 그야말로 속도감이 대단하다. 티파니와 효연의 랩파트, 'I don't wanna go'를 쉴새없이 반복하는 후크도 돋보인다.

11. 예감 (2015 5집 Lion Heart) = 섬세한 가사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는 곡. '..나 이것 참 유감인 걸 이 높은 힐 어쩔거야, 한걸음 한걸음 조심히 내딛다 만나, 네가 점점 가까워져 꿈에서 본 그대론 거야, 조금 더 조금 더 선명해지는 그대는, lo lo lo love ah..' 티파니와 효연의 랩은 이 곡에서 더욱 능숙해졌다. 'Bump it bump it' 후크도 간만에 힘이 실려 반갑다.  

12. 어떤 오후 (2015 5집 Lion Heart) = 멤버들은 말하듯 노래하고, 여기에 기타와 피아노 어쿠스틱 사운드가 곁들여지니 더할나위없이 포근하다. 인디 신의 싱어송라이터 여성듀오가 차분히 부르는 풍경마저 그려진다. '혹 오래되어 엉켜버린 오해라 해도 꼭 다시 한번 느끼고픈 마음이 있어'라는 대목이 왠지 가슴 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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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관명 기자 el3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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