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화성, 조용운 기자] 어수선한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지도 어느덧 1년.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이 점차 확신에 찬 말을 입밖으로 꺼내기 시작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부임 후 가장 화끈한 경기를 펼쳤다. 대표팀은 3일 화성종합경기타운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2차전에서 8-0으로 크게 이겼다.
국제축구연맹(FIFA) 174위의 라오스를 맞아 한국은 26개의 슈팅을 퍼부은 끝에 8번 골망을 출렁였다. 일방적인 경기를 펼친 한국은 그동안 득점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단번에 날리는 속시원한 경기를 연출했다.
진기록도 많이 쏟아졌다. 우선 A매치에서 8골을 터뜨린 것이 무려 9년 만이다. 한국은 지난 2007년 아시안컵에서 대만을 8-0으로 이긴 뒤 3284일 만에 동률 대승을 만들었다. 강팀이 약팀을 대파하는 것이야 새롭지 않지만 상대가 누구든 최근 2년 동안 4골 이상 넣지 못했던 한국이기에 8골 폭발력은 칭찬할 만하다.
8골에 가장 큰 지분을 가진 이는 해트트릭을 달성한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2011년 레바논전에서 박주영이 3골을 넣은 이후 나오지 않던 A매치 해트트릭의 주인공이 됐다. 참 오랫만에 한 선수의 파괴력을 감상할 수 있던 순간이다. 여기에 도움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한 홍철의 기여도 무시할 수 없다. 한 경기에서 득점과 도움 해트트릭이 동시에 작성될 만큼 슈틸리케호의 경기력은 우수했다.
결과에 경기력까지 잡아내자 슈틸리케 감독의 어록에 한결 힘이 실렸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은 현실 만족보다 앞으로 나아갈 길에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라오스전이 끝나고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 개개인 호평을 전했고 팀에 대한 확신으로 이어졌다. 한국은 과거 대승 뒤에 고전했던 경험이 여럿 있다. 그에 대한 질문을 하자 슈틸리케 감독은 "언제 우리 대표팀이 실망시켰던 적이 있었는가"라고 반문하며 "나는 지난 1년 동안 한 번도 실망스러운 모습을 본 적이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대표팀은 나날이 좋아지고 있다.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못을 박았다.
출범 이후 성적을 내지 못하던 아시안컵서 준우승, 그리고 동아시안컵에서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는 슈틸리케 감독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여기에 올해 치러진 A매치 15전 11승3무1패의 뛰어난 성적은 순항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확신에 찬 어록이 자연스러운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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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