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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석 "로코킹? 내게는 과분…'진짜'가 되고파"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5.08.28 10:00 / 기사수정 2015.08.27 23:43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배우 조정석은 시종일관 겸손하고 여유로웠지만, '오 나의 귀신님'에 관해서는 조금 달랐다. 그가 지난 여름을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드라마에 몰입했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최근 큰 사랑을 받은 tvN 금토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종영 이후 인터뷰를 위해 서울 용산구 이태원 경리단길의 한 카페에서 만난 조정석은 밝은 표정이었다. '오 나의 귀신님'은 평균 8%를 기록하는 등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덕에 팬들과 마지막회를 영화관에서 다함께 보는 기회도 누릴 수 있었다. 조정석은 이를 "영광스럽고 고맙다"며 당시 복잡했던 마음을 잠시 떠올리기도 했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조정석은 까칠하지만 속내에는 누구보다 타인을 배려하는 강선우 셰프로 분했다. 늘 다채로운 캐릭터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나온 그가 이번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소재가 흥미로워서다. '빙의'라는 소재에 매료돼 출연을 결정했고, 이내 조정석을 드라마를 통해 여성들의 '로망'으로 떠올랐다. 

조정석은 이번 셰프 변신을 위해 드라마의 자문을 맡은 정호균 셰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그는 "정호균 셰프가 많이 도와주셨다. 요리의 요도 몰랐던 내게 칼질부터 웍질 등 요리를 많이 알려주셨다. 실제 정호균 셰프의 레스토랑에 가서 피크타임에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경하기도 했다"며 "셰프들이 자신의 요리에 자부심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당연한 거지만 짐작이 잘 안됐었는데 정호균 셰프와 이야기하면서 가늠할 수 있었다. 그런 부분이 강선우를 만드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강선우 셰프의 위치에서 내뱉은 대사들에 묻어났던 자부심은 그런 경험 덕분이었다. 

조정석과 강선우 셰프는 실제로 얼마나 유사한지에 대해 묻자 그는 잠시 고민했다. 드라마 초반 소형과 다른 직장 동료가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했던 질투와 같은 유치한 짓을 하지도, 강선우처럼 버럭버럭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츤데레'의 면모는 같은 것 같다고 고백했다. 

조정석은 "누군가를 챙겨주려고 한다. 그걸 또 살갑게 하는 타입은 아니다"라며 "손발이 오그라드는 말들은 잘 못한다. 그런 부분은 비슷한 건 같다. 살갑게하지는 못하지만 말이다"라고 직접 '밥 먹었어?'라는 말을 서로 다른 버전으로 예시로 들기도 했다. 그는 '츤데레'라는 단어를 여전히 잘 사용하고 있다며 "속은 그런 게 아닌데 겉으로는 다르게 표현한다는 그런 단어가 있는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이번 드라마로 처음 유제원PD와 호흡을 맞춘 조정석은 그를 선장이라고 표현했다. 조정석은 "드라마를 이끄는 선장이신데 귀엽고 장난치는 것도 좋아하시고 유쾌하다"며 "그런 선장을 따라 우리 선원들도 자연스레 전파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사가 끝나도 커트를 쉽사리 하지 않는 유제원PD 덕에 배우들은 자연스레 연기를 이어갔다. 그런 애드립성 '날 것'을 유제원PD는 자연스럽게 화면으로 옮겨놨다. 

특히 썬 레스토랑에서 조정석과 함께 호흡을 맞춘 강기영, 곽시양, 최민철, 오의식 등 4인방은 남다른 애드립과 차진 연기로 촬영장을 유쾌하게 만드는 일등공신들이었다. 조정석은 "연구해왔는데 재미 없으면 좀 그렇겠지만 다 재밌었다"고 즐거워했다.

특히 조정석이 손꼽은 어려웠던 촬영이 바로 썬 레스토랑 식구들과 MT를 갔던 장면이다. 펜션에서 곽시양에게 질투를 느껴 강기영의 불고기에 1등을 주는 장면에서 강기영이 환호하는 차진 연기에 웃음을 참지 못했던 것.  

그는 "주방 식구들과 연기할 때 웃음을 못참아서 NG를 많이 냈었다. NG를 너무 내서 이거 좀 잘라가면 안되냐고 할 정도였다. 서빙고 역을 맡은 이정은 선배도 최고다.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으니 웃음이 너무 터졌다. 한 번 더 웃어서 NG를 내면 아이스크림을 쏘겠다고 했는데 결국 아이스크림을 쐈을 정도로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고 밝혔다. 

웃음을 참지 못해 힘들었던 촬영도 있었지만, 복잡한 마음을 표현 하기 위해 고심을 한 순간도 많았다.
 
조정석은 "후반부에 강선우는 멘붕의 연속이었다. 어떻게 이야기에 잘 섞이면서 표현을 할까. 그런 고민을 하면서 연기를 했었던 것 같다. 나봉선이 귀신을 보고 빙의가 됐었다는 걸 알고 오는 충격, 내가 그렇게 믿고 좋아하던 매제가 내 여동생 사고의 용의자라는 것도 충격적으로 와닿았을 것"이라며 강선우라는 캐릭터가 극 후반부에 겪었을 혼란을 설명했다.

이어 "그 충격의 연속에서 강선우는 이걸 해결하는 대신에 그 일이 아니기를 바라며 차근차근 접근해나갔던 점이 너무 좋았다. 어려운 지점도 있었지만 말이다"라고 털어놨다.

최경장을 맡아 이번 드라마로 확실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임주환과 조정석은 원래 잘 아는 사이다. 조정석 또한 그가 섬뜩한 순간이 있다면서도 "극중에서 강선우란 인물은 악귀에 빙의 돼 달라진 최경장과 만나는 장면은 단 한 번도 없었다"고 강선우와 최경장의 사이를 부연설명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평소 골프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어 함께 라운드를 하기로 이야기를 나눴지만 정작 서로 바쁘고 만나는 장면이 다르다보니 끝내 치지 못해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모자로 호흡을 맞춘 신은경을 향한 애정도 잊지 않았다. 너무 젊은 엄마가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지만 신은경은 무속신앙을 맹신하는 엄마로 등장해 드라마 중간 중간 코믹한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조정석은 "신은경이 엄마로 나온다는게 신선했다"며 "나는 막둥이다. 실제 어머니가 연세가 많으시다. 39년생이시다. 그런데 우리 엄마가 젊으니 신선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현실 웃음'이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조정석은 "'현실 웃음'이 박보영만이 아니라 우리 엄마인 신은경 때문에 나긴 했던 거 같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게 표현해주셨다. 보고 있으면 웃음이 절로 난다"며 극중 애틋한 모자의 정을 드러냈다. 



조정석이 '오 나의 귀신님'에서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는 나봉선이 횡단보도로 달려와 안기는 장면이다. 빙의 됐던 신순애가 빠져나간 뒤 나봉선이 노력하는 게 담긴 신이다.

그는 "박보영이 실제로 횡단보도에서 뛰어오고 딱 쳐다보고 하는 눈빛속에 여러가지가 느껴졌다. 애절함. 애틋함 이런 것들이 너무 슬프게 느껴지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극중에서는 자신에게 또 반했냐고 잠시 어리둥절하며 받아주지만 실제의 조정석의 느낌은 달랐다.

이어 "나봉선이라는 인물이 너무 슬펐다. 그렇게까지 하는 모습이 자기를 이기려고 노력하는 거 아니냐. 자기 자신을 능가하고 싶어서. 놓치고 싶지 않아서다. 아주 짠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16회 말미에 있었던 재회한 두 사람의 키스신도 조정석이 꼽은 명장면이다. 처음 키스 이후는 박보영과 조정석의 애드립이었다. 조정석은 "원래 안고 박보영이 뽀뽀하고 끝이었다"며 "박보영이 '안 힘들어요? 계속 이렇게 있어도 돼요? 뽀뽀 한 번 더 해도 돼요?' 하고 이어간 상황이었다"고 당시 장면의 비화를 전하기도 했다. 유제원 PD가 대본에 있는 장면을 촬영 이후에도 컷을 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기에 가능했던 장면이었다. 

조정석은 "순애와 헤어지는 장면도 내가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다. 우리 드라마가 끝나는구나 라고 실감했다. 울컥했었다. 티는 안내려고 했었다. 그날이 실제로 김슬기의 마지막 촬영날이었고, 순애를 보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며 나봉선의 몸에 빙의한 신순애에게도 나름의 정이 들었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슬프고 마음이 이상했었다. 박보영과 김슬기가 그 역할을 너무 잘해줘서 그런 것 같다"고 덧붙였다. 

조정석의 마음을 사로 잡은 섬세한 연출 장면은 하나 더 있다. 바로 순애가 아버지가 이승을 떠나지 않도록 붙잡는 신이다. 조정석은 "순애 아버지 얼굴은 안보여준다. 순애 아버지가 어떤 얼굴일지 궁금하게 만들고 순애에게 감정을 몰아준다. 그 연출이 너무 좋았다"고 유제원 PD의 연출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여배우복이 있다고 스스로 이야기하는 그는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 여배우들과도 호흡을 자주 맞췄다. 지난 '최고다 이순신'에서는 아이유와 이번에는 10살 어린 박보영과 연인으로 나섰다. 그는 어린 배우들과도 위화감 없는 '동안외모' 관리 비결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쳤다. 
 
조정석은 "'더 동안이 되야지' 하고 관리하는 건 하나도 없다"면서도 "메이크업 클렌징이 중요하다. 매일 매일 분장하니까 클렌징 잘하고 꼬박꼬박 잠 잘자고 그런거 아닐까 싶다. 배우는 때로는 아주 못생겨질 때도 있고, 어느날은 잘생겨보일 때도 있고 때로는 뚱뚱해할 때도 있고 때로는 호리호리할 때도 있고 그 배역에 맞는 그런 비주얼을 찾아다니는게 제일 좋은 거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피부가 뽀얗다'는 의미로 뮤지컬 배우 시절 붙은 별명인 '뽀'에 대해서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별명이 부담스럽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조정석은 유독 여배우들과 좋은 '케미'에 대해서도 조심스레 자신의 의견을 털어놨다. 그는 "개인적으로 케미란 것은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잘 만들어간다면 분명히 생겨난다 혹은 생겨날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 역할에 충실하고 잘 표현해내려고 하다보니까 '케미가 좋았다'는 말을 듣는 것 같다. 박보영도 나도 역할에 충실해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로코킹'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특유의 미소를 잊지 않았다. 그는 "'로코킹'이라는 단어 자체가 내게는 너무 말도 안되고 과분하다"면서도 "질문을 할 때 그런 단어를 사용해주신다는 것 자체가 기분은 좋다. 내가 생각할때는 말도 안된다고 봤다. '오 나의 귀신님'이라는 작품이 고맙게도 내게 준 것들이 많다. 진짜 '로코킹'이 되고 싶다. 아니기에 하는 말이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조정석은 작품 선택 기준으로 '궁금증'을 들었다. 그는 "감독, 작가, 상대배우가 누구냐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면서도 "그 것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 이야기가 나한테 흥미를 유발시켰냐는 거다. 흥미가 있고 매력적으로 느껴야 열의를 갖고 빠져들 수 있다. 흥미가 없으면 못한다"고 밝혔다. 

최근 출연을 결정 지은 영화 '형'도 마찬가지다. 시나리오에 흥미를 느껴 출연을 결정지었다. 그는 '형'에서는 엑소의 도경수와 형제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조정석은 "배우가 다음 이 역할을 했다. 이 역할을 한 것에 대해서 또 다른 모습을 그런 것들에 대해서 궁금하지 않으실까. 대중들한테. 궁금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털어놨다. 

그는 "계속적으로 '조정석 다음에 뭐 한데? 조정석이 이런거 맡았대' 하고 궁금했으면 한다"며 "궁금증을 유발시킬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조정석은 차기작 영화 '저널리스트'에서는 사회부 기자로 변신하고, '시간이탈자'에서는 1983년의 인물로 등장해 스크린을 채울 예정이다. '더킹투하츠'의 은시경, '건축학개론'의 납득이 등 그가 많았던 무수히 많은 캐릭터들은 모두 달랐다. 다음의 조정석은 충분히 궁금하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문화창고
조정석 "박보영은 존재 자체가 러블리" (인터뷰①)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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