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유럽 진출을 노리던 김영권(25)이 광저우 헝다와 재계약에 사인했다. 계약기간은 4년이지만 큰 의미는 없다. 언제든지 유럽에서 제의가 오면 떠날 수 있다는 조항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재계약에는 루이스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의 특별한 요구도 있었다. 동아시안컵 이후 중앙 수비수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준 김영권에 대해 스콜라리 감독은 신뢰를 보여주고 있고 그의 적극적인 제의가 본래 재계약을 원했던 구단이 빨리 움직이는 데도 한몫했다.
광저우는 24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김영권과의 4년 재계약을 발표했다. 곧 계약이 만료될 예정이었던 김영권은 일단 기다렸다가 유럽 구단으로부터 제의가 오면 이적을 고민해 볼 터였다. 하지만 마땅한 제의가 오지 않은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계약서를 내밀었던 광저우와 일단 손을 다시 잡았다.
이번 계약 내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이아웃 조항이다. 광저우는 일정한 금액의 제의가 올 경우 김영권을 언제든지 보내주기로 했다. 당장 내년에라도 유럽으로 갈 수 있는 문이 열렸다. 4년이라는 기간은 큰 의미가 없다는 이야기다. 이전까지 이에 대한 내용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구체적인 조항이 들어가면서 김영권측도 재계약을 통해 소득을 얻었다며 만족하고 있다. 돈 때문에 중국으로 이적 혹은 잔류를 택하는 여타 선수들의 상황과는 차이가 있다. 이 조항이 없었다면 김영권은 광저우와 연봉만 천정부지로 솟은 재계약을 하게 될 것이었다.
또 한 가지 결정적이었던 사실은 스콜라리 감독이 김영권을 원했다는 점이다. 김영권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 FS코퍼레이션의 김성호 실장은 "이번 4년 재계약은 바이아웃 조항을 넣음으로써 유럽 진출이 용이해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스콜라리 감독이 김영권의 재계약을 구단쪽에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 본래부터 광저우에서 김영권과 재계약을 원했던 상황에서 이도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광저우는 시즌 도중에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이 사임하고 지난 6월 스콜라리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았다. 당시에는 김영권이 부상으로 재활과 치료에 집중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스콜라리 감독은 김영권을 확인할 기회를 나중에서야 갖게 됐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여러 포지션을 소화해야 했다. 스콜라리 감독은 김영권을 측면 수비와 중앙 수비, 수비형 미드필더까지 뛰게 해보면서 최적의 포지션을 찾아보고자 했다. 그리고는 8월 동아시안컵에서 한국을 우승으로 이끈 뒤에 팀에 복귀한 김영권을 3경기 연속 중앙 붙박이 수비수로 기용하면서 그에 대한 믿음이 생겼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여기에 팀에 재계약을 하자고 한 스콜라리 감독의 특별한 제의까지 이르게 됐다.
이러한 상황들이 맞물리면서 김영권은 광저우 유니폼을 조금 더 입게 됐다. 곧 떠날 지도 모르지만 그때까지는 광저우에서 주전 수비수로도 활약하면서 기회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김영권 ⓒ 광저우 헝다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