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FC바르셀로나가 믿는 도끼에 발등이 찍히면서 씁쓸한 슈퍼컵 준우승을 받아들여야 했다. 반드시 이겨야 했던 2차전에 내세웠던 헤라르드 피케와 수비라인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기대를 실망으로 바꿔놨다.
바르셀로나는 18일(한국시간) 홈구장인 캄프누에서 벌어진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스페인 슈퍼컵) 2차전에서 빌바오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1차전에서 0-4로 완패했던 바르셀로나는 결국 5골차 이상의 기적적인 역전극은 그려내지 못하면서 정상의 자리를 빌바오에게내줘야 했다.
2차전에 다득점 승리가 필요했던 바르셀로나는 주전들을 대거 내보내면서 우승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1차전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던 이들을 모두 활용했다. 중원에 안드레스 이니에스타와 이반 라키티치가 복귀한 사실도 눈길을 끌었지만 피케가 수비라인에 돌아온 것도 눈여겨 볼 만한 일이었다.
지난 1차전에서 수비가 불안했었는데 피케가 옴으로써 더욱 견고하고 중심이 잡힌 수비력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대체로 신장이 작은 수비수들이 부진했던 점도 피케의 효과로 2차전에는 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감들은 후반 11분에 모두 실망으로 바뀌었다. 피케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을 당했다. 앞선 빌바오의 공격 장면에 대해 부심에게 달려가 오프사이드를 불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단순히 이야기를 건넨 것이 아니라 화를 내면서 위협하는 수준으로도 보였다.
이에 주심은 피케에게 레드카드를 꺼내들면서 퇴장을 명령했다. 날벼락 같은 레드카드에 바르셀로나 선수들은 모두 주심을 에워쌓으면서 퇴장 판정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반응을 보였지만 피케는 조용히 그라운드를 떠났다.
한명이 부족해진 바르셀로나의 수비라인이 안전할 리 없었다. 이후에 흔들리더니 후반 31분 아리츠 아두리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제레미 마티유가 헤딩 경합을 벌이다가 연결된 공을 받은 아두리스가 침착하게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에서 공을 밀어 넣었다. 아두리스에게 공이 가는 과정에서 마티유 외의 수비수들이 모두 넋놓고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일격을 맞았다. 집중력 부재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실점 장면이 됐다. 하비에르 마스체라노도 주변 수비수들에게 왜 아무도 아두리스를 막지 않았느냐는 제스처를 보이면서 답답해하기도 했다.
결국 2차전에도 수비 불안을 노출한 바르셀로나는 슈퍼컵 준우승에 머물렸다. 지금 6관왕이 물건너 간 것이 문제가 아니라 당장 리그 개막전부터 이 수비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가 큰 숙제로 남았다.
khm193@xportsnews.com / 사진=피케 ⓒ AFPBBNews=news1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