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런던, 유영걸 통신원] 최근 FIFA 랭킹과 상관없이 “축구 종주국” 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함께하는 곳은 의심할 여지 없이 영국, 그 중에서도 잉글랜드일 것이다. 남자 축구뿐만 아니라 최근 여자축구에 대한 활발한 투자를 통해 축구 종가의 재림을 꿈꾸는 나라 잉글랜드. 지난 기사에서 UEFA 해트트릭 프로그램을 통한 유럽 국가, 그리고 잉글랜드의 엘리트 축구 발전에 대해 알아보았다면, 이번 기사에서는 다시 축구 저변 확대를 위한 영국과 The FA의 노력, 특히 잉글랜드 내에 “장애인 축구”가 얼마나 성장하고 발전하고 있는지에 대해 2부작 기사를 통해 알아보도록 하겠다.
영국 장애인 축구 발전 현황
영국의 장애인 축구가 시작 된 시기는 쉽게 짐작할 수가 없다. 장애인 축구에 대한 역사가 정확히 기록되어있지 않아서가 아니라, 새롭게 알려지는 장애인 축구팀의 역사가 갈수록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장애인 축구 팀은 Glasgow Deaf Athletic Football Club 으로, 스코틀랜드 글라스고 지방의 청각장애인들로 구성된 축구 팀이다. 놀라지 말길. 이 축구팀의 창단 년도는 1871년이다. 무려 144년 전에 창단된 이 장애인 축구팀은 현재까지도 각종 컵 대회, 리그, 국제 대회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스코틀랜드 전통의 강호이다.
위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영국의 장애인 축구는 1800년대 중, 후반부터 다수의 장애인 센터 및 지역 커뮤니티 센터가 주최하는 소규모 장애인 축구대회를 통해 150년 가까운 시간 동안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더불어 2010년, The FA와 Sport England* 가 잉글랜드 내 장애인 축구 발전을 위해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하면서 리그의 규모와 인프라가 급속도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
Sport England: 정부 산하의 스포츠 전문 조직으로, 한국의 대한체육회와 성격이 비슷한 기관이다.
그 규모를 이해하기 쉽게 수치로 나타내자면, 2012년 기준, 잉글랜드 내 장애인 축구 리그만 35개 이상이 존재하며 The FA에 정식으로 등록되어 리그에 참가하는 팀의 숫자만 700개 이상이 된다. 물론 모든 팀에는 The FA 코치 자격증을 지닌 장애인 전문 코치가 선수들의 장애 상태, 레벨에 따라 각기 다른 방식의 축구 트레이닝을 전달하고 모든 리그 경기에 투입되는 심판 역시 The FA에서 장애인 축구 전문 심판교육을 이수한 심판들이 담당하게 된다.
잉글랜드 장애인 축구 구분 기준
그렇다면 35개가 넘는 장애인 축구 리그는 과연 어떤 기준으로 나누어져 있을까? 기본 적으로 잉글랜드 장애인 축구리그는 크게 지역(county) 단위로 구분되며, 지역 리그 내에서도 선수들의 연령, 성별, 장애 정도, 실력 등의 기준에 따라 또 세부적으로 나누어진다. 나이와 성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Adult male (성인남자), Adult female (성인여자), U16 males (16세 이하 남자), U16 females (16세 이하 여자), 그리고 U13 mixed (13세 이하 혼성) 축구로 크게 5가지 카테고리로 구분된다. 5가지 세부 카테고리 외에도 The FA는 휠체어 축구리그와 지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축구리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경기 운영 방식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면, 모든 장애인 축구는 선수들의 체력, 부상 가능성 등을 고려하여 5:5 게임을 기준으로 진행하되 최대 7:7 경기까지 진행할 수 있다. 하지만 7:7 경기 역시 5-a-side pitch (실내/외 5:5 전용 구장)에서 열려야 한다는 규정이 정해져 있다. 위에 언급했듯이 잉글랜드의 장애인 축구는 지역, 성별, 나이를 기준으로 리그가 크게 나누어진다고 했는데, 그렇게 나누어진 리그는 또 다시 선수들의 실력, 장애 레벨에 따라 세 가지로 구분된다. 먼저 가장 상위에 위치한 장애인 축구 리그는 Premier League Level 로서, 축구를 하기 위한 신체적 움직임에 불편함이 없고 기본적인 전략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이해력과 공간 지각능력을 갖춘 장애인 선수들로 구성된 리그이다. Premier Leagued의 하위 레벨은 Championship Level 이다. 챔피언십 레벨은, 기구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신체를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되지만 정상적인 운동 활동은 불가능하고 부분적으로 전술 이해력과 공간 지각능력이 가능한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리그이며, 가장 하위 리그는 League Level 에는 신체적 거동이 불편하고 공간 지각 능력이 부족한 장애인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 머리에서 언급했듯이 영국은 축구 종가의 명성만큼이나 장애인 축구의 역사 또한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단순히 숫자의 크기, 역사의 길이뿐만 아니라 장애인 축구 활성화를 위한 축구 협회의 적극적인 투자, 그리고 지방 정부의 협조와 체계적인 제도 덕분에 영국에 거주하는 장애인들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본인이 희망한다면 누구나 축구 교육을 받고, 자신의 레벨에 맞는 축구팀에 들어가 동료들과 새로운 취미를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제공 된다.
장애인 축구는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국가에서도 크게 관심 받지 못하는 마이너 스포츠라는 사실을 쉽게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영국의 선진 사례가 보여주듯 장애인 축구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관심이 지속된다면, 그것이 비록 그들만의 리그가 될지라도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운동을 통해 새로운 희망과 즐거움을 제공해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시작 장애인들을 위한 Blind Football, 청각 장애인을 위한 Deaf Football, 그리고 불의의 사고로 인해 신체 중 일부를 잃은 장애인들을 위한 Amputee Football 발전에 대한 영국축구, 잉글랜드 축구의 적극적인 움직임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다.
paulyoo51@gmail.com / 사진=The FA 홈페이지
유영걸 통신원 지난 칼럼 보기
◆14-15 EPL 중계권 수입, 누가 가장 많이 벌었나
◆EPL이 영국 경제에 미치는 효과
◆유럽 축구 발전을 위한 UEFA의 투자와 노력 Part1.
◆유럽축구 발전을 위한 UEFA의 투자와 노력 Part2.
◆
유럽축구 발전을 위한 UEFA의 투자와 노력 Part2.
이은경 기자 kyo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