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5점차도 절대 안심할 수 없는게 요즘 야구다. 이길 수 있을때 이겨야 한다." 반복해서 화두가 되는 투수 기용에 관련해서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답답한 속내를 털어놨다.
31일까지 한화의 올 시즌 성적은 10개 구단 중 5위. 지금의 흐름을 유지한다면 가을 야구를 기대할 수도 있는 성적이다. 그러나 권혁, 박정진 등 불펜 투수들의 활용 방안을 두고 늘 화제가 된다. 특히 개인 한 시즌 최다 이닝 기록을 넘어선 권혁은 '혹사 논란'의 대상이다.
김성근 감독은 31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투수마다 쓸 수 있는 토막이 따로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8점 앞선 상황에 권혁이 등판한 것을 두고 "과연 그게 혹사인가. 한 면만 보고 이야기들을 하니까 답답하다. 결국 권혁이 나가서 부담 없이 경기를 끝내는게 나은 상황이었다. 이기려면 상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아야 하고, 지더라도 다음날 경기에 연결되게끔 이겨야 하는게 야구"라고 말했다.
그의 승리 지론은 분명했다. "최고의 승리는 안싸우고 이기는 것이다. 그다음은 손해를 안보고 이기는 것, 그 다음은 상대에게 희망을 주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는 김 감독은 "이길 수 있을 때 이겨야 한다. 내일 이긴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우리가 10-1로 이기고 있다가 마지막에 불안하게 10-7 혹은 10-8의 스코어로 이기는 것은 이겨도 진 경기나 다름없다"고 힘줘 말했다.
또 '세이브 요건'이라는 틀 속에 갇힌 마무리 투수 활용을 두고도 이의를 제기했다. 김성근 감독은 "마무리 투수를 세이브라는 요건 속에서 등판시키는 것은 아쉽다. 오히려 이기는 경기에서 마무리 투수가 요건이 안될때 등판을 안하면 또 다른 투수를 소진하게 된다. 여유 있을때 막고, 경기를 끝내야 한다. 우리는 착각 속에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확실한 승리"라며 아쉬움을 크게 드러냈다.
그가 그리는 가장 이상적인 투수 운영은 확실한 선발 투수 5명, 승리조 중간 투수 6명 그리고 마무리 투수 1명이다. 총 13명의 확실한 투수가 있어야 하는데 김성근 감독은 "지금 여건 상황에서는 그러기 어렵다. 그런 팀이 몇명이나 있나"라고 되물으며 "보통 현재 우리 리그에서 2~3명 정도는 패전조로 분류된다. 이상과 현실은 다르다. 선발 투수가 7회를 소화하는게 이상적이지만 그럴 수 있는 투수는 리그를 통틀어도 많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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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