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축구는 흐름의 스포츠다. 이벤트별로 끊거나 쉬어갈 수 있는 여타 스포츠와 다르다. 그래서 더 판정에 있어 주심에게 기대며 기계의 도입에 민감하다.
올 시즌 K리그도 판정 논란을 피해가지 못했다.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골라인 판독기와 비디오 판독의 적용을 바라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대표적으로 지난 5월 FC서울과 전남 드래곤즈의 K리그 클래식 경기는 판정 논란과 함께 기계 도입에 대한 주장을 불러일으켰다.
당시 전반 12분 코너킥 상황에서 서울 에벨톤의 헤딩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위에 떨어졌다. 공이 골라인을 모두 통과해야 골로 인정이 되지만 당시 느린 그림으로 확인한 결과 선을 넘지 않았다. 오심이었다. 순간 전남 선수들과 노상래 감독은 심판진에게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을 뒤집을 수는 없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에서 선보였던 골라인 판독기 '호크아이'를 도입하거나 TV 리플레이를 통해 판정을 바로 잡자는 주장이 일었다. 비용문제와 효율성을 따져 골라인 판독기 대신 비디오 판독에 무게가 실리기도 했다. 이미 프로야구와 프로배구, 프로농구가 모두 도입해 판정 문제에 도움을 보고 있다.
K리그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아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도입이 어려웠다. 타 종목과 달리 축구는 로컬룰보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규정에 따른다. 비디오 판독 도입 여부도 FIFA 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등 상위기관의 승인이 떨어져야 가능하다.
3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심판설명회를 연 프로축구연맹은 페널티킥에 한해 비디오 판독 시스템 도입에 대한 경과를 밝혔다. 리그운영팀 신명준 팀장은 "지난해 K리그의 페널티킥 판정 정확도가 75%로 저조했다. 논란이 되는 판정에 대해 비디오 합의 판정을 도입하려 AFC에 승인을 요청했는데 불가 회신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FIFA와 국제축구평의회(IFAB)에도 문의한 결과 양 기관 모두 새로운 기술 도입에 신중한 입장을 밝히며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는 불가 판정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IFAB는 지난 3월 정기 총회에서 네덜란드축구협회의 비디오 판독 제안을 기각한 바 있다.
기계 도입이 불가능해진 만큼 K리그는 사후 분석과 징계 제도를 통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페널티킥과 퇴장의 오심 비율이 높지만 이번 시즌 경기당 평균 오심 추이를 살펴보면 1라운드에서 11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4.03건이던 것이 12라운드에서 22라운드에 접어들자 3.15건으로 약 21.8%가 줄어들어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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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