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여성시대'의 안방마님 양희은과 새 DJ 서경석이 뭉쳤다. 매일 아침 남녀노소 청취자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을 계획이다.
MBC 라디오 표준FM ‘여성시대’가 올해로 40주년을 맞았다. 40년간 출근길 직장인, 주부, 대학생 등 많은 이의 아침을 밝히며 동반자가 돼 왔다. 양희은은 1999년 7월부터 진행자로 나서 17여 년간 스튜디오를 지키고 있다. 서경석은 8년 5개월의 진행을 마치고 하차한 배우 강석우의 후임으로 27일 처음 DJ로 합류했다. KBS 쿨FM '서경석의 뮤직쇼' 이후 5년여 만에 다시 DJ 마이크를 잡았다.
새 DJ와 함께 '여성시대'를 꾸려가는 양희은의 소감이 남다르다. 28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진행된 ‘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기자간담회에서 양희은은 "맨 처음에는 이렇게 길게 갈 줄 몰랐다. 갱년기와 겹쳐서 무겁고 힘들고 슬픈 이야기가 마음에 얹혔다. 개인적으로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성향이어서 3년간 고생이 많았다"고 털어놓았다.
양희은은 "이제는 하루의 시작이고 일상이다. 가수로서 공연하고 겨울에도 눈이 쌓여서 힘들지만 모든 세월을 무난하게 해왔다. 이때까지 해온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며 뒤돌아봤다.
서경석과의 호흡에 대해서는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 '여성시대'라는 대학교에서 세상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서경석 씨와는 이틀간 함께 했는데 아주 오랫동안 같이 해온 것 같은 편안함이 있다. 아직 뭐가 장점이고 단점인지는 모르겠다. 선입견이 없었기 때문에 방송하면서 차츰 알아가려고 한다"고 언급했다.
5년 만에 라디오 DJ 석에 앉게 된 서경석은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청취자의 사연이 상당히 진솔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만들어진 이야기의 홍수 속에 살아가는 연예인들에게 뭔가를 생각하게 만든다. 보통 분들의 이야기의 좋은 통로 역할을 하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 생각했다"며 평소 '여성시대'에 가졌던 이미지를 이야기했다.
그는 "제안이 왔을 땐 걱정했다. 매일 아침 그 시간을 지킬 수 있을까 했다. TV 프로그램에 대한 열정도 계속되고 있는데 과연 TV와 라디오 모두 계속할 수 있을까 했다"면서 "하게 된 계기는 두 가지다. 좋은 프로그램이라 생각한 프로그램을 이끌어가는데 참여해 보고 싶었다. 두 번 째는 양희은 누님과 같이하게 된 것이다. 최고의 프로그램이라서 저처럼 어린아이가 들어가기는 쉽지 않은 프로그램이다. 양희은이라는 거대한 산이 든든하게 자리 잡고 있어 DJ를 하게 됐다"며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그간 베테랑 방송인으로 프로그램을 꾸려가는 데 익숙했다. 하지만 반대로 베테랑 DJ 양희은을 만나 부담을 덜었다고 한다. "방송 23년 동안 어린아이 취급을 받는 건 처음이다. 무슨 프로그램이든지 내가 주가 되어야 해 부담 아닌 부담을 간직하고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편할 수가 없다. 이틀밖에 안 됐지만 편안한 진행에 젓가락 한쪽 정도 얹는 것 같다. 행복하고 즐겁다. 장기근속을 희망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두 사람에게 라디오는 남다른 의미가 있다. 17년째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청취자와 만나는 양희은은 "가수로서 TV보다 라디오에서 시간을 많이 보냈다. 라디오가 TV보다 솔직하다. 시각적인 것에 많은 걸 빼앗기면 현란함 때문에 진솔함을 못 볼 수 있다. 하지만 라디오는 친한 친구를 안듯 그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며 귀를 기울여 듣는다. 말과 말 사이 호흡에 있는 진실과 거짓을 다 읽는 솔직한 매체이다"고 전했다.
서경석도 "수많은 미디어 중 날 것인 매체다. 시대가 변할수록 위상이 낮아지는 것 아닌지 걱정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영원할 것이다. 인기 TV 프로그램인 '라디오스타'의 제목에도 라디오가 들어가지 않느냐. TV조차 진짜인 것, 날것으로 돌아가고 싶을 때 라디오를 찾는 게 아닐까 한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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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