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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미더머니4', 이러다 '쇼미더머니死' 될라

기사입력 2015.07.20 18:44 / 기사수정 2015.07.20 18:44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래퍼 블랙넛이 자충수를 뒀다. 

블랙넛은 지난 11일 진행된 Mnet '쇼미더머니4' 녹화에서 성적인 내용의 랩 가사를 읊조렸고, 죽부인을 이용해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퍼포먼스를 펼친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또한 해당 무대에 문제를 제기한 프로듀서들이 녹화를 중단했다는 소식도 들린다. 

이에 Mnet 측은 20일 "녹화 중단은 아니다. 해당 방송분의 촬영을 완료한 뒤 블랙넛을 포함한 참가자들의 무대를 보고 제작진과 프로듀서들이 모여 앞으로 프로그램이 나아갈 방향을 상의했다"며 "방송은 심의 규정에 의거해 신중하게 만들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온갖 잡음이 무성한, 시끌벅적한 '쇼미더머니4'다. 영상 무단 도용, 송민호의 랩 가사 후폭퐁, 항상 불거지는 악마의 편집에 대한 불만, 그리고 무혐의로 판명됐지만, 프로듀서인 블락비 지코의 음주운전 동승까지 악재가 겹쳤다. 암초에 부딪치며 해명과 수습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용하게 넘어가는 듯 싶었지만, 블랙넛의 무대가 또다시 질타를 받고 있다. 문제는 시기다. 송민호가 지어낸 문제의 가사가 뭇매를 맞은 이후 바로 다음날 블랙넛의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블랙넛은 재능있는 참가자로 집중 조명됐다. 1차 오디션에서 갑자기 바지를 내려 자신의 속옷을 노출해 화제의 중심에 섰다. 합격의 기쁨을 격하게 표현한 쇼맨십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2차 오디션에서는 준수한 랩 실력을 바탕으로 날고 긴다는 프로듀서들을 쥐락펴락하는 가사로 무난하게 합격했다. 

하지만 서바이벌의 가시밭길을 뚫고 나가던 블랙넛의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일각에서는 그의 논란은 이미 예견됐다고 전한다. 심상치 않은 그의 과거 이력 때문이다. 블랙넛은 살인과 강간, 그리고 성적 비하의 내용을 담은 곡을 발표했고, '쇼미더머니4' 출연이 확정된 뒤 과거와 비슷한 내용을 풀어낼까 우려했다는 의견이 속속 제기되고 있다. 죽부인을 이용한 퍼포먼스로 시한폭탄이 터졌다는 것이다. 

최근 진행된 녹화에서는 프로듀서들이 무대를 평가했고, 참가자들의 결과를 발표했다. '쇼미더머니4' 관계자는 "경쟁이 과열돼 수위가 높은 퍼포먼스로 이어진 것 같다"고 전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특성상 래퍼들은 치열한 경쟁에 놓인다. 생존해야 한다는 부담은 더욱 자극적인 조미료를 뿌리게 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송민호는 "경쟁자들보다 더 자극적인 단어 선택과 가사를 써야 한다는 부담감이 잘못된 결과를 초래한 거 같다"고 밝히기도 했다. 무조건 살아 남아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참가자들을 짓누른다는 것이다.        

힙합은 여타 장르와 비교해 표현법에서 더 거친 측면이 있다. 특유의 저항적인 이미지, 기성사회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욕설을 삽입해 분노의 강도를 높이는 경우도 잦다. 

아무리 힙합이라고 해도 자극적인 표현은 상식적인 선에서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케이블 방송이 지상파에 비해 규제가 약하다고 하지만,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하는 미디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한다. 성적 비하나 패륜적인 내용, 말초적인 퍼포먼스와 욕설이 튀어나올 때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시청자는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런 태도는 힙합의 정신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기성사회와 권력에 저항한다는 이유로 욕설과 선정적인 가사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은 사실 또 다른 상업주의일 수 있다. 말초적 자극이 경쟁의 에스컬레이트를 타게 되면 볼썽사나울 결과를 나을 뿐이다.

숱한 논란에 시달렸던 제작진과 프로듀서들이 해당 사태의 후폭풍을 미리 감지하고, '쇼미더머니4'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재정립하려고 한 것은 옳은 대처다. 편집에 사력을 다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공개된 블랙넛의 논란까지 완전히 지울 수 있을까 의문은 든다. 그러나 이미 쏟은 물은 담을 수 없는 법. '쇼미더마니'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제작진이 더욱 분발하기를 기대해 본다.

drogba@xportsnews.com / 사진= Mnet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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