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수호신' 이케르 카시야스(34)가 25년 만에 레알 마드리드를 떠났다. 유소년 시절부터 줄곧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을 지켜왔던 카시야스가 이별을 택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난 12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카시야스의 FC포르투 이적을 공식 발표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그동안 헌신해준 카시야스를 잊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신은 우리의 상징이었다"고 카시야스를 향한 작별 인사도 전했다.
구단이 말했듯 카시야스는 레알 마드리드의 상징이었다. 25년 전인 1990년 유소년팀을 통해 레알 마드리드와 인연을 맺은 카시야스는 1999년 1군 무대에 데뷔한 뒤 16년 동안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다. 카시야스가 골문을 지키는 동안 레알 마드리드는 5번의 리그 우승과 세 차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국왕컵 2회 우승 등 눈부신 성과를 이뤄냈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16년 동안 725경기에 나서 레알 마드리드의 승리를 이끌어준 카시야스의 영광스러운 선방 10선을 소개했다.
10위 vs 샬케04(2014년 2월 27일)
경기력 논란에 휩싸이던 시절에도 카시야스의 동물적인 선방 능력을 잘 보여준 경기다. 전반 15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율리안 드락슬러가 골문 바로 앞에서 골과 다름없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카시야스가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다. 실점 위기를 넘긴 레알 마드리드는 이후 5골을 폭발하며 6-1로 샬케를 크게 이겼다.
9위 vs 맨체스터 시티(2012년 11월 22일)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서 맨시티 원정에 나선 카시야스는 맨시티의 공격을 차분하게 막아내며 상대를 탈락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특히 1-0으로 앞선 후반 19분 마이콘의 크로스를 문전 좌측에서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한 것을 카시야스가 선방한 장면은 놀라움을 안겼다.
8위 vs 세비야(2011년 12월 18일)
당시 레알 마드리드는 엘 클라시코 더비서 패한 아픔을 세비야를 제물 삼아 6-2로 화끈하게 풀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해트트릭이 있었지만 정작 찬사를 받은 것은 마누 델 모랄의 슈팅을 막아낸 카시야스의 선방이었다. 역동작에 걸리고도 팔을 쭉 뻗어 막아낸 카시야스의 순발력이 대단했다.
7위 vs 바르셀로나(2011년 4월 21일)
한동안 바르셀로나에 주도권을 내줬던 레알 마드리드가 마침내 국왕컵 결승전에서 1-0으로 꺾으면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규시간 90분에 이어 연장까지 바르셀로나의 맹공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카시야스의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한 우승이었다.
6위 vs 세비야(2009년 10월 5일)
결과적으로 1-2로 패한 경기였지만 카시야스는 무섭게 몰아붙이는 세비야를 맞아 연이은 선방을 보여줬다. 특히 전반 헤나투의 코앞에서 시도한 헤딩을 막아낸 것과 후반 골대 반대편에서 시도한 슈팅을 몸을 날려 막는 장면은 카시야스의 분전을 잘 보여줬다.
5위 vs 아틀레틱 빌바오(2008년 4월 27일)
2007-08시즌 사모라상에 어울리는 카시야스의 선방이다. 프리킥 수비 상황에서 페널티박스 부근에서 시도한 예스테의 헤딩 슈팅이 먼 거리임에도 빠르게 골문 쪽으로 향했지만 카시야스가 점프해 막아내며 3-0 승리를 완성했다. 카시야스도 예스테의 슈팅을 막은 것을 커리어 사상 가장 중요한 선방이었다고 말한 바 있다.
4위 vs 올림피아코스(2007년 10월 25일)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그리스 원정에 나섰던 카시야스는 4-2 승리를 지켜내는 멋진 선방을 보여줬다. 특히 후반 추가시간 올림피아코스의 다르코 코바체비치는 하프 발리 슈팅으로 골을 자신했지만 카시야스에 막혔다. 이후 고개를 흔들며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 코바체비치의 행동이 카시야스의 능력을 잘 말해준다.
3위 vs 에이바르(2004년 1월 8일)
국왕컵 16강에서 에이바르를 상대한 레알 마드리드는 1차전 원정경기에서 고전했다. 그나마 카시야스의 선방이 없었다면 1-1 무승부도 어려웠을 수도 있다. 전반 실점 위기를 맞았던 카시야스가 사이사르의 1m 앞 헤딩 슈팅을 쳐내는 반사신경이 백미다.
2위 vs 마요르카(2003년 8월 28일)
2002-03시즌 리그 우승팀 자격으로 출전한 스페인 슈퍼컵에서 레알 마드리드는 1차전을 마요르카에 패하며 위기를 맞았다. 2차전 홈경기에 나선 레알 마드리드는 라울 곤살레스와 호나우두, 데이비드 베컴의 연속골로 3-0으로 승리하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차전을 패한 터라 원정골을 내주면 안 되는 상황에서 카시야스는 아놀드 브루깅크의 강력한 프리킥을 펀칭해 박수를 받았다.
1위 vs 레버쿠젠(2002년 5월 16일)
레버쿠젠과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 당시 카시야스는 주전이 아니었다. 하지만 후반 23분 세사르 산체스 골키퍼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카시야스가 급하게 들어갔다. 몸이 덜 풀린 상황에서도 카시야스는 침착하게 레버쿠젠의 맹공을 막아냈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의 슈팅을 막아내는 장면은 기적과 같았다. 카시야스도 당시 활약에 대해 스스로 놀라운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카시야스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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