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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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눈지' 서현철 "사람 좋은 배우라는 말이 가장 좋아"(인터뷰②)

기사입력 2015.07.01 09:16 / 기사수정 2015.07.01 10:32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인터뷰 ①에 이어) 공연과 거리가 먼 이들에게 서현철은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로 단숨에 예능 보석으로 떠오른 인물이다. 하지만 연극계에서는 이미 화려한 경력을 지닌 베테랑 배우다.

그는 7월5일까지 공연되는 연극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에서 지킬 박사와 이브, 빅터를 능수능란하게 조련하는 지킬 박사의 조수 풀을 연기하고 있다. 일본 최고의 코미디 작가로 불리는 미타니 코기의 신작으로 고전 소설 '지킬앤하이드'를 새롭게 비튼 작품이다. 남들의 시선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감추고 사는 인간 본연의 욕망을 풍자한다.

“미타니 코기가 작품마다 주는 메시지가 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것 같아요. 여배우(하이디)의 대사 중에 ‘내 안에 감춰진 다른 인격체가 나온다’는 라는 말이 있어요. 사람들은 주변 사람의 시선 속에 만들어진 틀에서 살고 있잖아요. 내 안의 감춰진 것을 늘 끄집어내고 싶지만 주변의 시선 때문에 꺼내놓지 못해요. 이를 용기 있게 꺼낼 때 더 많은 걸 발견할 수 있다는 걸 말하는 작품이에요.”

서현철은 코미디 연극에서 진가를 발휘해왔다. ‘술과 눈물과 지킬앤하이드’를 비롯해 ‘월남스키부대’, ‘웃음의 대학’, ‘늘근도둑 이야기’, ‘오빠가 돌아왔다’ 등 많은 코미디 혹은 시사풍자 코미디극에서 활약했다. 코미디 연극에 갖는 가치관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연극을 할 때 저도 재미있고 관객도 재미있어야 해요. 나만 재밌으면 안 되죠. 유치하게 웃겨도 말하고 싶은 무언가가 있어야 해요. 이왕이면 진지하거나 지루하게 전달하기보단 웃으면서 전해질 수 있다면 좋겠죠. 사실 한 번도 웃지 않아도 슬프고 긴장되는 공연이 있는데 그것도 웃음만큼 재미가 있는 거예요. ‘우린 이런 작품이다’라고 강요하지만 않는다면, 슬프든 코믹하든 짠하게 생각할 거리만 있으면 그것 자체가 재미를 줄 수 있다고 봐요.”

사실 어떤 연기보다도 어려운 것이 코미디 연기다. 상황대처 능력과 순발력을 지녀야 함은 물론이고 자신을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 관객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전달해야 하는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서현철은 관록을 발휘해 역할을 제 것처럼 소화해낸다. 그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연기가 아니라 실제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착각이 인다. 아마도 실생활과 연기의 궤가 같기 때문은 아닐까. 

“무엇을 하든 뭘 하려는 생각으로 임하면 어색해지기 마련이에요. 홈런을 치려고 힘을 주게 되면 오히려 공이 안 나가는 것처럼요. 힘을 빼고 날아가듯 해야 되죠. 인간관계도 잘 보이려고 하면 실수하는데 솔직하게 다가가면 진실이 느껴지듯이 말이에요. 연기도 마찬가지죠. 멋있게 재밌게, 혹은 슬프게 해야겠다는 식으로 연기하면 어색해지는 것 같아요. (관객에게) 의도를 들키지 않는 게 중요한데 그러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하죠.”

연기에 대한 뚜렷한 가치관을 지닌 그는 다양한 장르에서 감초 노릇을 제대로 해냈다. 1994년 연극 '황구도'로 데뷔한 그는 드라마 '굿닥터', '해를 품은 달', 영화 '김종욱 찾기' 연극 ‘사랑별곡’, ‘급매 행복아파트 천사호‘, ’전국 노래자랑‘, ’웃음의 대학‘, ‘월남스키부대’ 등 40편이 넘는 작품에서 활약했다. 현재 ‘술과눈물과 지킬앤하이드’와 KBS 드라마 ‘징비록’에 출연 중이며, 9월 방송되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는 123세의 무림고수 역에 캐스팅됐다. 인터뷰가 시작되기 직전까지도 중국어 대사 연습에 몰두했다.

이미 연기에 잔뼈가 굵지만 대충 임하는 법 없다. 끊임없이 연기 열정을 발휘하는 그에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가’라는, 뻔한 질문을 던졌다. 소탈한 답이 돌아왓다.

“사람 좋은 배우, 이 정도면 될 것 같아요. 연기는 연출과 배우, 스태프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것이잖아요. 그 시작을 무시하면 안 되니까. 자기 혼자 무대를 만들 순 없는 거거든요. 연기, 개성이 어떻다는 이야기를 듣는 것보단 사람 좋은 배우라는 말이 가장 좋아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서현철 ⓒ 창작컴퍼니다]

서현철 "'라스'로 검색어 1위, TV 파급력에 놀랐죠" (인터뷰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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