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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흐, 장문의 편지 "지난 여름부터 난 넘버원이 아니었다"

기사입력 2015.06.30 01:46 / 기사수정 2015.06.30 10:33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지난 여름, 나는 내가 더이상 팀의 넘버원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페트르 체흐(33)가 아스날로 떠나면서 첼시팬들을 위해 장문의 편지를 남겼다. 11년간 정들었던 팀을 떠나기까지 했던 고뇌와 결심의 순간들이 그대로 적혀 있었다.

체흐는 30일(한국시간) 첼시를 떠나 아스날 유니폼을 입게 됐다. 그동안 소문으로만 전해지던 체흐의 아스날행이 현실로 이뤄졌다. 지난 2004년 7월에 첼시에 처음 온 이후 길었던 11년간의 스템포드브릿지 생활도 끝내야 했다.

체흐는 지난 11년동안 스템포드브릿지에서 첼시 유니폼을 입고 뛰며 400경기 이상을 활약했다. 시즌마다 주어지는 프리미어리그 골든 글로브상을 3번이나 수상했고 팀의 리그와 각종 컵대회 우승은 물론이고 유로파리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첼시의 전성기의 중심에 선 인물로 부각됐다.

추억을 첼시에게 남기고 떠나면서 체흐는 긴 내용의 편지를 남겼다. 체흐의 이적이 확정되자 첼시 공식 홈페이지는 체흐의 편지 전문을 바로 공개했다. 여기에는 이적을 결심하게 된 계기와 배경, 프리미어리그에 남게 된 그의 마음 속 결정의 과정들이 녹아 있다.

먼저 체흐는 "내가 2004년 7월에 온 이후로 첼시를 떠나게 될 줄은 단 한번도 상상해 본 적이 없었다"면서 "매순간 첼시에서 장갑을 끼고 축구화를 신고서 선수생활을 끝내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역시 사람의 인생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며 아쉬운 마음으로 편지의 문을 열었다.

이어 결정적으로 이적을 결심하게 됐던 시기는 지난해 여름이었다고 고백했다. 체흐는 "지난 여름에 모든 상황이 바뀌었다. 나는 더 이상 팀의 넘버원 골키퍼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 하지만 당장 팀을 떠날 적절한 시기는 아니었다"면서 "지난 시즌을 통해 더욱 분명해졌다. 나의 상황은 더 이상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도 알았고 동시에 내 커리어가 벤치에만 있을 단계는 아니라는 것도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이적하기로 결심을 하고 새로운 도전을 찾아나섰다"고 설명했다.

체흐는 지난 시즌부터 임대에서 복귀한 티보 쿠르투아가 새로운 안방마님으로 첼시의 골문을 지키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체흐는 벤치에 앉는 경우가 많아졌고 출전 시간도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체흐는 오히려 출전을 많이 하지 않게 되면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제한된 출전시간은 내 기분을 전환할 기회를 줬고 정신적으로도 쉴 수 있도록 해줬다. 얼마나 많이 내가 축구를 즐겼는가도 일깨워졌다"면서 "나는 데뷔할 때의 느낌 그대로 축구에 대한 헌신을 갖고 있고 같은 수준의 동기, 성공에 대한 굶주림이 있었다. 항상 높은 수준의 선수들과 함께 도전하는 것을 좋아했고 세계에서 가장 도전적인 리그는 프리미어리그였다. 그것이 내가 로만 아브라모비치에게 프리미어리그에 남아 있도록 이적을 추진해달라고 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이어 "이 문제에 대해서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의 지지에 대해 마음속 깊숙이 감사를 드리고 그것은 내게 많은 것을 의미했다. 아브라모비치 없이는 첼시가 현재의 이 수준에 올라서지 못했을 것이고 그는 클럽과 우리르 위해 많은 일들을 해냈기에 신뢰와 지지를 받은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는 오랫동안 자신을 응원해주고 사랑해준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첼시를 절대 잊지 않겠다는 말도 함께였다. 체흐는 "가장 중요한 것은 첼시 팬들에게 크게 감사드린다는 것이다. 나는 첼시에서 여러분을 위해 모든 것을 해냈다. 그리고 여러분은 내게 사랑으로 되돌려줬다"면서 "나는 그 사실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다. 나를 영원히 지탱해주는 힘이 될 것이다. 우리는 곧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나는 다른 목표를 들고 반대편에 서 있을 것이다. 나는 우리의 역사를 기억해주기를 바라고 내가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 이 시간을 모두들 이해해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체흐의 편지 ⓒ 첼시 공식 홈페이지 캡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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