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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7번, 최성국이라서 고마워

기사입력 2007.11.12 18:31 / 기사수정 2007.11.12 18:31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경주 기자] 올 초 최성국의 이적 소식이 전해졌을 때, 팀의 상징성이 큰 배번을 그가 가져감으로 인해 성남 팬들은 그에게 '기대와 불안'을 동시에 가졌다. 최성국 역시 자신에게 쏟아지는 그것을 알고 있다는 듯, 시즌 초반 그는 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터지지 않는 골은 차치하더라도 울산 시절 '리틀 마라도나'라 불리며 그라운드를 즐겼던 그 답지 않은 모습만 하나 가득했다.

팀이 승리를 거둬도 당당하게 라커룸으로 향하는 날보다 고개 숙인 채 조금은 어두운 표정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날이 많았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질타도 분명 알고 있을 터였다.

힘들었지만, 그러나 그는 조바심내지 않았다. 그를 믿어주는 코칭스태프와 팬들을 위해 이를 악물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그는 제자리를 찾기 시작하고 이적 후 첫 골을 터트렸을 때 그는 믿고 계속 출전 기회를 준 코칭스태프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그와 더불어, 그의 자신감도 살아났다. 그렇게 예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울산에서 그랬듯 성남의 측면을 책임지면서 덩달아 성남의 공격력도 살아났다. 꼭, 골이 아니더라도 그는 자기 자신이 있어야 할 곳과 해야 할 패스가 무엇인지 알았고, 그것을 실행으로 옮겼다. 

모따가 빠진 챔피언 결정전, 성남이 두 번의 패배를 당하고 쓴 잔을 마신 순간에도 최성국, 그는 빛났다. 팀의 주포가 부상으로 빠지고 음주 파문의 악재 속에서 가라앉을 대로 가라앉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양 측면을 누비며 기회를 만들어냈고, 골을 만들어내려 노력했다.

평소 잘 하지 않는 몸싸움과 태클마저 시도할 정도로 최성국은 열성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러나 혼자만의 힘으로 많은 짐을 지기에는 힘들었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포항의 손을 들어주고 말았다.

그토록 염원하던 우승컵은 안지 못했지만, 성남은 어느 때고 최선을 다하던 그때의 7번, 신태용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서 자기 몫을 다해줄 누군가를 찾을 수 있었음에 의미 있는 한 시즌이 되었으리라. 또한, 다음해 똑같이 그 자리에서 똑같은 배번을 달고 그가 그라운드를 즐기는 모습을 스탠드에서 즐길 수 있으리라. 내년에도 성남에서 펼쳐질 '리틀 마라도나' 최성국의 90분이 벌써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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