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소현 기자] 이순신의 아들부터 '욕쟁이' 사무관까지. 배우 권율의 스펙트럼은 넓고, 그의 숨겨진 얼굴은 많다.
최근 tvN 월화드라마 '식샤를 합시다2' 종영 이후 인터뷰를 위해 서울의 한 카페에서 만난 권율은 '식샤를 합시다2' 여운과 함께 끝까지 지켜봐준 시청자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식샤를 합시다2'는 달콤한 휴가를 다녀온 기분이에요. 휴가를 다녀오면 아쉽고, 일상으로 돌아온다는게 힘들기도 하죠. 그렇지만 푹 쉬고 좋은 기운을 받은 느낌이네요. 배우로 사는 일상에 좋은 에너지원이 될 작품이었어요. 과분한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셔서 뜻깊은 작품이었습니다."
권율은 앞서 드라마 '우와한 녀', 영화 '명량'등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선보인 바 있다. 혹자는 윤계상과 함께 했던 프로그렘 '윤계상의 원테이블'에서의 앳된 그를 기억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여느 때보다도 이번 드라마는 뜨거웠다. '식샤를 합시다2'는 tvN 월화드라마 사상 최초로 평균 시청률 3%를 기록하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전에 했던 작품에 비해 젊은 연령층의 시청자가 많아서 그런지 또래 친구나 동생들이 잘 보고 있다고 메시지를 주곤 했어요. 인터넷으로 반응도 '눈팅'했어요. 포털사이트 팬카페 같은 곳에서요. 대중과 더 친근해질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는데 타이밍이 좋았어요. 음식이라는 소재만큼 대중에게 친근한 소재는 없죠. '식샤를 합시다'를 재밌게 봤고, 퀄리티가 좋은 작품이란 기억이 있었기에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드라마에서 권율은 '욕쟁이'사무관 이상우를 맡았다. 그의 차진 욕설은 매 회 화제였다. 그러면서도 세종시의 젠틀한 공무원의 모습도 잊지 않았다. 작지 않은 그 차이를 시청자들이 공감하며 볼 수 있도록 권율은 꽤 신경을 썼다고 털어놨다. 상우의 캐릭터와 자신에게 비슷한 부분도 덧붙였다.
"이중인격처럼 보이지는 않으면서도, 사무관일때나 개인적인 시간을 보일 때의 간극을 벌리려 애썼어요. 현실에서도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드는데 톤을 맞췄죠. 저역시도 상우처럼 사람을 신중하고 오랫동안 시간을 두고 보는 편이에요. 그가 오해를 받았듯 저역시도 거리를 두는 거냔 오해를 받기도 했어요. 대신 마음을 열었을 때는 마음을 연 상대에게는 진짜 모습을 보여주려고 해요. 최선을 다하고 재밌고 즐겁게 하려는 성향이 있습니다."
권율은 '식샤를 합시다2'를 하면서 좋은 인연도 맺게 됐다. 박준화 PD와 임수미 작가다. 임수미 작가는 배우들이 충분히 준비를 할 수 있도록 빠르게 대본을 전했다. 마지막회 대본은 이미 수 회 전에 나와 있었다. 박준화 PD는 배우들이 촬영장에서 기다리는 시간을 최소화했다. '식샤를 합시다'를 통해 이미 한 차례 호흡을 맞춘 스태프들과 함께 였기에 가능했다.
"박준화 PD님은 정말 좋은 연출자세요. 제가 쓰일 수 있는 캐릭터가 있다면 언젠가 다시 또 뵙고 싶어요. 배우들과 다정다감하게 소통하시는 분이죠. 현장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에요. 시즌1때부터 맞춰온 스탭들이다보니 속도나 호흡들이 엄청 좋았어요. 기다리는 시간도 거의 없었죠. 대개 드라마 현장은 어느 정도 딜레이가 있지만 여기는 8시에 들어간다고 하면 정말 8시에요. 대본도 아주 빠르게 나왔어요. 배우들이 너무나도 편안하게 연기하는 환경이었어요. 체력적으로 힘들거나 진이 빠지고 그런 것은 전혀 없었죠. 재밌게 놀고 즐기다 가는 휴가 같은 촬영장이었습니다."
'사무관' 이상우가 아닌 권율의 하루를 묻자 뜻밖의 대답이 나왔다. '스포츠'였다. 스포츠 마니아인 그는 다양한 스포츠 관전을 즐긴다고. 그는 실제로 프로야구는 물론 최근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있는 강정호의 성적부터 해외축구, 해외농구 등 다양한 분야를 망라하면서 놀라운 식견을 드러냈다. 믿을 수 있는 리버풀 팬인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온라인의 농담도 유머러스하게 던질 줄 아는 남자였다.
"집에 돌아오면 청소를 해놓고 스포츠 채널부터 틀어요. 해외축구는 리버풀의 팬이고, 프로야구는 두산 베어스를 응원하죠. 어린 시절 충청도에서 태어나 서울로 와서 어느새 두산 팬이 됐어요. 대학 시절에는 과내 두산 팬 모임에서 활동하며 직관을 가기도 했구요. 프리미어리그의 빅매치는 친구를 초대해 맥주 한 잔을 하며 보기도 해요. 그런 시간들이 행복하죠. 스포츠 경기가 주는 생생함이 좋아요. 이 시간을 놓치면 다시 볼 수 없는 거잖아요. 거기서 에너지를 받는 것 같습니다."
그런 권율의 목표는 예측불가의 배우다. 크리스토퍼 왈츠처럼 매 작품마다 다른 얼굴을 보이고 싶다는게 그의 소망이다. '권율'이 아닌 매 작품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기를 바란다.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필모그라피에는 그런 그의 노력이 보인다. 매 작품 예측 할 수 없는 선택을 해왔다.
"저는 데뷔 8년차지만 작품을 꾸준히 하고 싶어도 못했어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니까요. 작품이 좋고, 캐릭터가 좋으면 도전하고 싶어요. 데뷔 한 시기에 비해 어릴 때 많은 작품을 하지 못해 간절함이 남아있어요. 어떤 작품이나 두려움 없이 도전하고 싶어요. 하반기쯤 빨리 좋은 모습으로 새로운 캐릭터로 만났으면 합니다."
실제 문화체육관광부 명예 사무관으로 임명 된 권율은 당분간 휴식기를 가진 뒤 차기작 검토에 나설 예정이다.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권율ⓒ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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