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신성식 기자] 2015년 두산의 새로운 '신데렐라'는 누가될 것인가.
올해 두산은 전문가들이 꼽은 우승후보 중 한 팀이다. 두산은 최근 5년 동안 3번(2010, 2012, 2013)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두산은 늘 포스트시즌에 이르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은 팀이었다. 특히 주축 선발진의 로테이션 이탈이 항상 골칫거리였다.
▲'노경은총'이 된 노경은(2012)
2012시즌 이후 '노경은총'이라는 별명을 얻게 된 노경은(31)은 2003년 데뷔해 2011년까지 선발과 불펜을 전전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그러던 2012년 6월 6일 잠실 SK전, 원래 선발로 예정되어있던 임태훈이 직전 경기에서 부상을 당해 2군으로 내려가자 노경은이 선발로 보직을 바꾸고 370일 만에 선발로 마운드에 섰다.
노경은은 이날 비록 승리는 올리지 못했지만 6.2이닝 동안 2안타 1실점으로 SK타선을 막았다. 그러나 모든 프로야구 팬들에게 자신의 이름 석 자를 각인시키기엔 충분한 피칭이었다. 그는 마운드에서 내려오기 전까지 무려 10개의삼진을 잡아내 종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삼진 기록인 7개를 갈아치우며 데뷔 후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그해, 노경은은 평균자책점 2.53, 12승 6패를 기록하며 평균자책점 부문 2위, 완봉승 2번으로 완봉승 부문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다.
▲ '유희왕'이 된 유희관(2013)
2013년 5월 4일, LG와의 어린이날 3연전의 두 번째 날이었다. 원래 선발로 나올 예정이었던 더스틴 니퍼트가 등 통증으로 인해 한 차례 로테이션을 거르게 되자 대체 선발로 낙점된 유희관(29)이 마운드에 오르게 되었다.
2009년 두산에 입단해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후 2013시즌 팀에 복귀한 유희관은 그해 좌완 불펜 요원으로 활약중이었다. 빠른볼 최고구속이 135㎞ 정도로 상대를 압도하는 구위를 가지지 못하다는 평을 가지고 있던 유희관. 그의 선발 성공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그는 마치 자신의 첫 선발등판을 기다렸다는 듯이 5⅔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에게 승리를 안기고 자신 또한 생애 첫 승을 거두게 된다.
그해, 유희관은 평균자책점 3.53, 10승 7패를 기록하며 베어스 팀 역사상 25년만에 좌완 10승 투수라는 영예를 안게된다.
▲ '제2의 유희왕'을 노리는 함덕주(2014)
함덕주(20)는 2014시즌 6월까지만 해도 퓨처스리그에서 1군에 올려봄직한 정도의 투수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추격조로 1군에 정착하더니, 어느덧 두 달 만에 필승조로서의 자질도 보여주게 되었다. 그해 윤명준과 노경은 그리고 오현택 등 불펜투수들의 혹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던 상황에 함덕주의 등장은 마치 가뭄에 단비 같았다.
그는 2014시즌, 31경기에서 26.1이닝을 던져 1승,2홀드,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했다. 중간계투로는 방어율이 높지만 롯데전에서 2이닝 6실점한 것을 제외하고 크게 무너진 적이 없었다. 특히 타이트한 상황에서 과감한 승부를 보여주는 강심장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었다. 삼성전에서 이승엽을 3구 삼진으로 잡은 것이 대표적인 그의 모습이었다.
2013년 두산의 신데렐라가 되었던 유희관은 함덕주의 피칭을 보며, "덕주는 공을 던지는 걸 보면 다른 신인들과는 다르다”며 “우리 팀 마운드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 2015 두산의 '신데렐라'는 김수완? 허준혁?
첫 번째 신데렐라 후보인 김수완(26)은 지난 달 9일, 잠실구장서 열린 한화전에 선발로서 등판했다. 롯데 자이언츠소속이던 지난 2013년 6월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706일 만이었다. 2010년, 데뷔와 동시에 평균자책점 3.96, 5승 2패라는 성적을 거두며 잠재력을 보여주었던 김수완은 기대와는 달리 이듬해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했다. 그 결과, 작년 최준석의 FA 보상선수로서 두산에 입단하게 되었다.
두산에서도 이렇다 할 실력을 못 보여주었던 그는 장원준의 로테이션 이탈로 두산 옷을 입고서는 첫 선발의 기회를얻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김수완은 6.1이닝 4안타 2볼넷 2실점으로 깜짝 호투를 펼쳐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김수완 본인이 선발로 등판했을 때가 불펜으로 등판했을 때보다 훨씬 편하다고 말한 것처럼 앞으로 그가 성공적인 선발로의 전환을 이뤄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두 번째 신데렐라 후보인 허준혁(25)은 지난 13일, 잠실구장서 열린 NC전에 임시 선발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선발 등판을 하게 된 이유는 2년 전 유희관이 그랬던 것처럼 더스틴 니퍼트의 부상이 원인이었다. 그리고 허준혁은 유희관보다 더 뛰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6이닝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 데뷔 첫 선발승을 거뒀다.
데뷔 첫 선발이란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강약 완급조절이 빼어났다. 김수완과 롯데 입단 동기인 허준혁은 롯데와 SK 시절 중간계투로 나오는 경우가 많았었다. 하지만 그는 올 시즌 2군 캠프에서부터 선발투수로 준비를 해왔다고 한다. 비로소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입은듯하다.
김수완과 허준혁, 두 선수 모두 선수생활의 터닝포인트를 맞고 있는 중요한 시기이다. 니퍼트가 언제 복귀할 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한 만큼 니퍼트의 공백을 메워줄 두 선수의 호투가 절실히 필요한 두산이다. 과연 올해는 누가 두산의 신데렐라가 되어 함박웃음을 짓게 될지 벌써부터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노경은, 유희관, 함덕주, 김수완, 허준혁(위부터) ⓒ 엑스포츠뉴스DB]
신성식 기자 invincible1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