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흰머리카락이 많아지고 배도 나왔지만 유니폼을 입으니 자신의 색깔을 버리지 못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이에른 뮌헨의 레전드 매치는 옛 선수들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맨유와 뮌헨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 트래포드에서 레전드 매치를 열었다. 예전에 은퇴한 4~50대 중년 선수부터 박지성, 폴 스콜스와 같이 최근까지 현역으로 뛰었던 선수들까지 경기를 위해 모인 레전드들은 전성기의 날렵한 모습은 없었지만 순간마다 번뜩이는 모습으로 옛 기억을 자극했다.
우선 맨유의 엠버서더로 당당히 레전드 매치에 참가한 박지성은 가장 젊은 선수여선지 애칭인 '산소탱크'의 면모를 변함없이 과시했다. 현역 시절 눈부신 활동량으로 그라운드를 누볐던 박지성은 이날도 레전드 사이에서 쉴 새 없이 뛰어다녔다.
1-1로 진행되던 전반 39분 퀸튼 포츈의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 장면에 가세한 박지성은 전반 종료 직전 문전에서 앤디 콜의 결승골을 도우며 이타적인 면을 여지없이 과시했다.
박지성과 함께 맨유의 중원을 책임진 스콜스는 장기인 중장거리 패스를 앞세워 조율의 능력을 보여줬다. 가장 많이 볼을 터치하며 경기를 풀어간 스콜스는 전반 16분 백패스 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긴 했지만 현역으로 뛰어도 이상할 것 없는 정확한 패스로 큰 박수를 받았다.
뮌헨의 선수들도 다르지 않았다. 백발이 성성한 모습의 파울 브라이트너는 수비와 미드필더를 소화했던 현역 시절의 모습처럼 중원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자주 만들었다.
골을 터뜨린 알렉산더 치글러는 문전에서 과감한 돌파와 슈팅으로 활짝 웃었고 미하엘 타르나트도 전성기 시절 잘 보여주던 강력한 왼발 프리킥을 정확하게 재현하며 골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밖에 맨유의 레전드로 나선 루이 사하는 올스타전에서도 부상으로 교체되면서 선수 시절 잦은 부상으로 고생하던 모습을 굳이 재현해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한편 맨유와 뮌헨의 레전드 매치는 박지성의 1도움을 앞세운 맨유가 4-2로 승리해 지난해 1차전(3-3)과 합해 7-5로 이겼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AFP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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