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6.12 09:04 / 기사수정 2015.06.12 09:15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가끔은 추억만으로도 배부를 때가 있다. 향수를 자극한 ‘어게인’이 훈훈한 예능으로 첫선을 보였다. 부족한 점들만 보완한다면 정규 편성을 기대해 볼 수 있을 듯하다.
11일 방송된 MBC 새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어게인’에서는 1999년 인기를 끈 MBC 드라마 '왕초'팀의 모임이 담겼다. 주역 차인표와 송윤아를 비롯해 박상면, 최종환, 홍경인, 이계인, 윤용현, 현영 등이 총출동했다.
오랜만에 재회한 이들은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며 훈훈한 한때를 보냈다. 당시 인기였던 왕초 비빔밥을 나눠 먹는가 하면 극중 의상을 입으며 과거를 새록새록 떠올렸다. 과거 자신이 했던 포즈를 똑같이 재현하며 셀카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이날 선보인 '어게인'은 보고 싶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만나지 못한 옛 동료들과 만나는 드라마 동창회 콘셉트로 진행됐다. 관찰 카메라 형식으로, 세트장에서 수다를 떨고 추억을 되짚는 배우들의 모습을 담았다. 홍경인을 보고 반가운 마음에 눈물을 보이는 송윤아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배우들 모두 그때 그 시절을 돌아보며 연신 이야기꽃을 피웠다. 송윤아는 “오늘 소풍 온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드라마 하나로 그때 그 시절을 떠올렸다. 향수를 자극하는 동창회 콘셉트와 추억을 곱씹을 수 있는 기획의도가 좋았다. '왕초'를 기억하는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왕초'를 보지 않았더라도 배우들의 과거와 현재 모습을 비교해 보는 즐거움을 줬다. 출연하지는 않았지만 이서진, 윤태영, 송일국의 신인 시절도 볼거리였다.
별다른 진행자 없이 여러 명의 출연진이 이야기하는 구성이다. 산만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오히려 틀에 짜인 토크쇼가 아니어서 자연스러운 동창회 분위기를 냈다. 스타들의 소탈한 모습을 엿보게 했다. 무엇보다 출연진과 시청자가 같은 ‘스토리’를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무기이다.
확 터지는 웃음이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자극 없는 프로그램으로 잔잔한 즐거움을 주긴 했지만 눈에 띄는 재미 요소는 없어 자칫 지루해질 수 있었다. 차인표를 속이는 몰래카메라 또한 예능의 단골소재인 터라 진부했다. 그들만의 추억 팔이가 되지 않으려면, 정규편성 후 재미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겠다. 그럼에도 단순한 토크쇼 형태에서 벗어나 진솔한 분위기를 형성했다는 점, ‘가족 예능’, ‘쿡방예능’ 등 요즘의 트렌드에서 벗어난 참신한 콘셉트라는 점에서 정규편성 가능성을 밝혔다.
제작진은 향후 정규 편성이 되면 2000년대를 비롯해 대중문화의 황금기 90년대, 추억의 7,80년대 작품들까지 다양한 시대와 장르의 프로그램을 만나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간 MBC는 목요일 심야 시간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글로벌 홈스테이 집으로’, ‘별바라기’ ‘헬로이방인’, ‘띠동갑 내기 과외하기’ 등이 저조한 시청률로 단기간에 폐지됐다. 현재 방영 중인 '경찰청 사람들'도 평균 3%의 지지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이날 '어게인'은 3.7%의 성적표를 받았다. 4%대의 벽을 깨진 못했지만 지난주 '경찰청 사람들 2015'이 기록한 3.1% 보다 0.6%P 상승했다. 자체최저시청률을 기록한 동시간대 KBS '해피투게더3'와는 불과 0.1%P차다. 관계자에 따르면 아직 '어게인'의 정규편성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선한 발상이 눈에 띄는 ‘어게인’이 정규 편성 돼 목요일 부진의 사슬을 깰 지 주목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어게인 ⓒ M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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