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0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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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년반 만의 복귀' 이수근, 그의 초심은 통할까

기사입력 2015.06.10 18:42 / 기사수정 2015.06.11 00:47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개그맨 이수근(40)이 1년 반만에 고정 프로그램 MC를 맡아 대중 앞에 선다.

이수근은 오는 15일부터 방송되는 KBSN SPORTS 당구 버라이어티 '죽방전설'의 진행자로 나선다. 지난 2013년 12월 불법도박 혐의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은 뒤 자숙 중이었던 이수근은 이로써 1년 반만에 방송에 복귀하게 됐다. 

실형을 면한 뒤 이수근은 거듭 자숙의 뜻을 전하며 방송 복귀설을 일축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의 복귀는 예고된 수순이었다. 지난달 tvN 'SNL코리아6' 김병만 편에 깜짝 출연했고, 이때부터 복귀가 사실상 임박했다는 말이 나돌았다. 아니나 다를까 당구 큐대를 잡게 됐다.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그의 복귀에 대해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범법 행위 - 자숙 - 방송 복귀'라는 연예인들의 오래된 '공식'이 이번에도 작용했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한 번 잘못을 저질렀다고 해서 '주홍글씨'로 낙인을 찍어 재기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하지만 집행유예 기간이 끝나고 비교적 이른 시점에 다시 대중 앞에 나서는 사실이 마냥 편하게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이수근이 연예인으로서 자신의 분야로 돌아오는 것은 그 자신에게 너무나 절실한 문제였을 것이다.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으로서도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당연히 필요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더 넓게 보면 범법이나 불법 행위를 저지르고도 별다른 저항 없이 대중 앞에 나서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의 법 감정이나 정서에 크게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

이수근이 저지른 불법 도박의 경우 스포츠 선수나 감독이라면 영구제명 등 매우 가혹한 징계를 받는다. 물론 선수와 감독은 '승부조작'과 직접 연관돼 있기 때문에 더 엄격히 다뤄지는 면이 있다. 하지만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으로 볼 때 연예인의 불법 도박 행위도 가볍게 취급되어서는 안 된다. 

이수근이 1년간 집행유예 기간을 거치고 자숙 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이제는 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자숙 기간으로 다시 복귀 시키는 것은 보통 사람들의 정서에는 그다지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복귀에 대한 대다수의 반응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평탄한 방법으로 무사히 스튜디오에 입성하는 것은, 자칫 사회적인 징벌 효과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도 우려스럽다.  

게다가 제약이 덜한 케이블 채널을 택한 점도 비판을 부른다. 방송인 붐(이민호) 또한 불법도박 사건 이후 1년 만에 E채널 '용감한 작가들'로 다시 발을 담갔다. 케이블 채널을 통한 복귀 방식은 대중들의 비판 의식이 수그러들기를 기다렸다가 지상파로 복귀하려는 계산된 수순이라는 의견이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사전 포석, 그리고 대중의 반응을 떠볼 수 있는 맛보기로서 케이블 채널을 활용한다는 의미다. 

이수근은 '죽방전설' 첫 녹화에서 긴장된 모습을 보이며 "초심으로 돌아가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방송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제작진은 그의 진지하고 성실한 자세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밖으로 눈을 돌리면 이수근은 자신 앞에 산적한 과제가 많다. 여전히 사람들은 이수근의 '죄'를 미워하는 경향이 짙다. 다수가 예상한 것보다 이른 복귀를 택한 이수근의 초심이 자신 앞에 닥친 냉기를 얼마나 누그러뜨릴 수 있을까.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이수근 ⓒ KBSN]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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