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1 06:47
연예

뮤지컬 '아리랑', 원작의 감동과 울림 구현할까(종합)

기사입력 2015.06.09 13:47 / 기사수정 2015.06.09 16:50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조정래 작가의 '아리랑'이 뮤지컬로 재탄생됐다. 광복 70주년. 지울 수도 없고 잊어서는 안 되는 우리의 아픈 역사를 진정성 있게 다루겠다는 각오다. 원작 못지 않게 탄탄한 작품성을 갖춘 작품이 될까.

작가 조정래의 대하소설을 뮤지컬화한 ‘아리랑’은 일제강점기, 파란의 시대를 살아냈던 민초들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담아낸 작품이다. 2007년 '댄싱 섀도우' 이후 8년의 공백을 깨고 준비한 대형 창작뮤지컬이다. 

1970년 소설 '누명'으로 등단, '태백산맥', '아리랑', '정글만리' 등 다수의 작품을 펴낸 조정래 작가는 9일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컨벤션 센터에서 진행된 뮤지컬 ‘아리랑’ 기자간담회에서 '아리랑'의 뮤지컬화의 의의를 설명했다.

조 작가는 "역사는 지나간 세월이나 과거가 아니다.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고 미래의 방향을 가리키는 지팡이다. 금년은 광복 70주년의 해다. 한반도는 작은 땅이고 5000년의 세월 동안 거의 천 번의 크고 작은 외침을 당했다. 80%가 중국, 20%가 일본이다. 외침의 끝에서 나라를 잃었다. 굴욕과 치욕과 저항의 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새 삶의 방향으로 설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우리의 운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뮤지컬이 만들어진 것은 망각의 딱지를 뜯어내고 생채기에 소금을 뿌리는 일이다.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며 "이 땅을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뮤지컬 '아리랑'은 침략부터 해방기까지 다룬 방대한 원작과 달리 20년대 말까지로 시간을 한정했다. 소설의 수백 명의 인물들은 감골댁 가족사를 중심으로 재편했다. 

고선웅 연출은 "한 챕터가 뮤지컬 한 편이 될 만큼 멋진 미장센이 많다. 이야기와 인물이 팔딱팔딱 사는 느낌을 받았다. 40년에 가까운 세월을 두시간 반 남짓에 담는 것이 부담스러웠다"면서 "연출 의도는 애이불비(哀而不悲)다. 슬프지만 슬프지 않다. 애통하지만 슬프지 않게, 카타르시스가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고 전했다.



안재욱, 서범석, 김성녀, 김우형, 카이, 윤공주, 임혜영, 이소연 등이 출연한다. 안재욱과 서범석은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양반 송수익을 연기한다. 어지러운 시대에 잘못된 선택을 하는 양치성 역은 김우형과 카이가 낙점됐다. 기구한 삶에도 희망을 놓지 않는 방수국은 윤공주와 임혜영이 맡는다. 갖은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차옥비 역은 국립창극단의 소리꾼 이소연이 맡아 뮤지컬에 데뷔한다. 수국의 사랑 차득보 역에는 뮤지컬 배우 이창희와 연극배우 김병희가 캐스팅됐다.

안재욱은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책임감을 강조하기 위해 부르짖고 울분을 토하기보다 절제된 힘을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주인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말그대로 의병 대장처럼 중심축 정도의 역할이다. 상황을 이끌어가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서범석은 "나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났다. 충청남도 대천 출생이다. 아리랑은 내 혼인 것 같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나는 뮤지컬이라는 일을 하면서 연기자로 살아가고 있다. 과연 내가 왜 대한민국에 태어났고, 어떤 뮤지컬을 할 수 있을까. 서범석은 어떤 작품을 해야 맞을까 고민하며 산다. 그런 생각 속에 아리랑을 하게 됐고, 작품 하면서 신명이 난다. '아리랑'은 신명나면서도 감동을 줄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윤공주 역시 "첫 리딩부터 제 가슴을 뜨겁게 한 작품이다"며 벅찬 마음을 드러냈다.

뮤지컬 '아리랑'은 원작이 가진 힘을 넘어서는 작품이 될까. 원작이 작품성을 인정받은 걸작일수록 대중의 기대치는 높아지기 마련이다. 더욱이 소설을 뮤지컬화한 작품인 만큼 시각, 청각 등 다른 면의 감각에서 만족감을 줘야 한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원작의 분위기를 이어 받으면서도 자신만의 색채를 가진 작품이 되어야 할 터이다. '아리랑'이 원작의 깊은 감동과 울림을 구현해 창작 뮤지컬의 새 지평을 열지 주목된다.

7월 16일부터 9월 5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문의:1544-1555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아리랑 ⓒ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