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과유불급(過猶不及). 과한 지나침은 역효과를 낳는다.
8일 방송된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가수 홍진영이 제시한 '흥 돋우는 달달한 간식'이라는 주제로 맹기용 셰프와 만화가 김풍이 요리 맞대결을 펼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롤슈가'를 만든 맹기용은 '흥칩풍'의 김풍을 꺾고, 우여곡절 끝에 첫 승리를 거뒀다. 첫 출연에서 레시피 논란을 자아낸 '맹모닝'으로 진땀을 흘렸던 맹기용은 요리 시작 전부터 이마에 땀이 맺혔고, 요리 중에도 손이 떨리는 등 15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보여줬다.
'유니셰프' 김풍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지만 홍진영은 맹기용의 손을 들어줬다. 의문의 레시피로 자질 논란까지 번지며 워낙 홍역을 치렀던 맹기용이었기 때문에 김풍의 선전을 딛고 승리를 따낸 것에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그럼에도 맹기용은 홍진영을 흡족케 하며 승리를 따냈다. 김풍 또한 등을 두드려주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간 셰프들의 대결로 승자와 패자가 가려졌지만, 냉장고를 부탁한 심판관들의 주관적인 기호가 크게 녹아들었다. 이러한 측면을 고려하면 홍진영의 심사에 대해 제 3자가 딴죽을 걸거나 왈가왈부할 순 없는 법이다. 맹기용은 '안전한 디저트'를 내세우면서 심사위원을 만족하게 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긴장감 끝에 거둔 첫승의 기쁨은 지난 1일 촬영한 미공개 오프닝 영상으로 다소 퇴색된 느낌이다. 방송 말미에 제작진은 이례적으로 예고편 대신 맹모닝으로 비판 여론에 직면했던 맹기용의 그 당시를 다뤘다.
해당 영상에서 맹기용은 대형 꽁치 통조림을 받으며 부끄러워했고, 동료 셰프들은 첫 요리의 긴장과 압박감, 그리고 레시피에 대해 옹호 발언을 내놨다. 맹기용의 등을 토닥이면서 위로를 건넨 것이다. 맹기용은 "방송 후 부족한 것을 많이 느꼈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각오를 다잡았다.
'냉장고를 부탁해' 측은 맹기용을 유쾌하게 디스하는 한편, 논란 이후의 이야기를 한결 발빠르게 전하며 정면 돌파를 택했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의도와는 달리 맹기용에 대한 지나친 감싸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팽배하다. 그것도 방송 엔딩을 편집하고 분량을 특별 할당, 맹기용을 과도하게 끌어안았다는 또다른 비판에 직면하고 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김성주의 말대로 셰프 군단이 빚어내는 상상 이상의 요리로 시청자의 눈높이를 높였다. 경험이 아닌 증명하는 무대가 바로 이 곳이며, 오직 실력이 용납된다는 의미다. 그래서 미공개 오프닝 선공개는 여러모로 아쉽다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실력으로 세간의 잡음을 없애는 것이 우선이지만, 먼저 옹호하는 것이 최적의 방안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제식구 감싸기로 어설픈 변명만 늘어 놓았으며, 본말이 전도되었다는 쓴소리가 일고 있다.
샘킴과 정창욱의 불꽃튀는 접전, 긴장 끝에 승리를 따낸 맹기용과 셰프들도 놀란 음식을 완성한 김풍의 모습 등 15분간 펼쳐지는 수싸움과 순발력이 결실을 맺은 요리에 대한 이야기는 적다. 송곳땀 흘리는 대결 대신 번외편에 대한 노이즈마케팅만 무성하다. 본의 아니게 1시간여의 러닝타임 중 마지막 3분이 나머지 57분을 지배한 모양새가 됐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냉장고를 부탁해 ⓒ 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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