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에이스'. 김광현(27,SK)의 이름 앞에 놓였을 때 이렇게 어울리는 단어가 또 있을까.
김광현은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즌 5차전 경기에서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SK는 김광현의 호투를 앞세워 6-0으로 영봉승을 거두며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는 데 성공했다. 경기 후 김광현은 "팀이 5연패에 빠지면서 분위기도 안좋고, 주전들도 빠져있는 상황이라 부담이 있는 건 사실이었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경기를 한 것 같다"고 평했다.
이날 김광현은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였고, 팀의 연패를 끊어내며 '에이스'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김광현의 이런 모습은 팀이 어려운 상황 더 빛을 발했다. 그리고 김광현의 '에이스'적 면모는 투구 내용 뿐만 아니라 그의 마음가짐에서도 느낄 수가 있었다.
사실 이날 경기에 앞서 등판했던 두 번의 경기 내용은 그리 좋지 못햇다. 두산전에서는 3이닝 7실점(6자책점)을 기록하며 조기 강판 당했고, 한화전에서는 5⅔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물러났다. 특히 한화전에서는 야수들의 실책이 속출하며 3회에만 5점을 내줬다.
다행히 이재원의 끝내기 홈런으로 팀은 승리했고 김광현의 패도 지워졌지만 공교롭게도 이날을 시작으로 SK 내야진들은 매경기 실책을 범하기 시작했다. 흔들리는 선발진과 타선 침체에 수비 불안까지 겹치며 SK는 5연패라는 암초에 부딪혔다.
김광현은 모든 게 자신의 탓인 것만 같았다. 연패 기간을 "악몽같았던 일주일"이라고 표현한 김광현은 "야수들의 실책이 내 등판 경기에서부터 시작됐다. 내가 그 때 그 이닝을 막았으면 이런 일이 없었을텐데'하는 죄책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야수들의 실책이 자신의 성적에도 영향을 끼쳐 억울할 법도 했지만 김광현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자신을 탓했다.
김광현이 선발로 등판한 날이면 유난히 실책이 많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광현은 "땅볼 타구야 정면으로 가는 것도 있고 옆으로 가는 경우도 있고 그렇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으면서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책이 나온 이닝은 무조건 막아야겠다고 생각이 든다. 실책 이후에 내가 점수를 줘버리면 야수들도 주눅이 들고, 플레이가 더 소극적이게 된다. 이번에도 그렇게 연패로 이어졌던 것 같다"고 전했다. 김광현은 "야수들이 직접 미안하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미안함은 다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승리로 시즌 6승, 하지만 김광현에게서 '신경 안 쓴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팀이 이겨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광현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팀과 동료를 향한 마음이 묻어있었다. 이날 김광현은 마운드 위에서나 마운드를 내려와서나, 자신이 SK의 에이스인 이유를 여러번 증명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김광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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