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이번 시즌 기성용(26)과 스완지시티의 행보는 인상적이었다. 단 한번도 10위권 밖으로 벗어나지 않으면서 8위라는 성적을 올렸고 구단 역사상 프리미어리그에서 최다승점(56점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두 번 제압하는 등 강팀들을 상대로로 좋은 경기력을 펼쳐보였다.
또한 시즌 도중에 생긴 고민을 넘어 만들어낸 결과여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1월 겨울이적시장동안 간판 공격수였던 윌프레드 보니가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하면서 갖게 된 최전방에 대한 고민을 스완지는 전술 변화와 기존 선수들에 대한 믿음으로 해결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아킬레스건을 다음 시즌까지 이어가는 데는 무리가 있다. 무게감이 떨어진 최전방을 다음 2015-2016시즌이 시작하기 전에 선수 영입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는 기성용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팀 내에서 '골을 넣는 미드필더' 역할을 본의 아니게 맡게 됐던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스완지의 공격수 영입은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기성용이 올 시즌을 마무리하고 22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인상적인 한 해를 보냈다. 기성용은 프리미어리그에서 8골을 기록해 한국 선수들 가운데서는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가 됐고 팀내에서도 가장 많은 골을 기록했다. 겉보기에는 화려했지만 기성용의 속내는 좀 달랐다. 자신의 최다골 기록이 "옳지 않은 현상"이라면서 이면에 있는 불편한 진실을 끄집어 냈다.
기성용은 "내가 리그에서 가장 골을 많이 넣은 부분은 잘 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미드필더가 골을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골은 공격수들의 몫"이라면서 "아무래도 보니가 빠진 뒤에 공격에 대해서 우리가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고 내가 골이 잘 들어가다보니 그 역할을 대신 맡았는데 내년부터는 미드필더 플레이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스완지는 시즌 후반기를 공격수에 대한 고민을 달고 보냈다. 겨울이적시장에서 보니가 이적하면서 그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고민이 생겼다. 팀내에서 보니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 그냥 쉽게 넘길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스완지는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나폴리로 임대를 간 미구엘 미추의 조기 복귀 등 공격수를 급구할 가능성이 주변에서 제기됐지만 오히려 게리 몽크 감독은 기존의 바페템비 고미스 등을 믿고 벤피카로부터 넬송 올리베이라를 6개월 임대하는 것에 그쳤다.
대신 중원을 다이아몬드 전형으로 바꾸고 투톱으로 공격진을 꾸렸다. 만약에 기성용의 득점포와 1월 이적시장 이후 6골을 터트린 고미스의 재기가 없었다면 몽크 감독은 안일했던 대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했을 수도 있었다. 다음 시즌도 올해 같으라는 법은 없다. 기성용의 득점행진이 계속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올 시즌은 잘 넘겼지만 맹활약한 기존 선수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서 여름이적시장동안 스완지에게는 공격수 영입은 최우선 과제다.
여름에는 겨울과 다른 행보를 보여줄 가능성도 엿보인다. 올 시즌 지도력을 인정받은 몽크 감독은 구단과 재계약을 끝냈다. 이에 따라 자신이 원하는 선수 구성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금전적으로도 스완지는 투자할 준비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기성용도 이에 대한 기대감을 갖고 있었다.
그는 "올해보다 내년과 내후년 시즌이 더 중요한 시즌이 되지 않을까 보고 있다"면서 "팀도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 많이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내년 시즌에는 올해보다 더 좋은 선수들을 영입할 것이고 금전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팀이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다음 시즌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기성용 ⓒ AFP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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