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D조에서 8강 풀리그에 진출한 도미니카와 베네주엘라의 이구동성이다. 중남미 야구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이들은 대회 개막 전부터 우승후보로 꼽히며 막강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특히 도미니카는 타선에 포진한 모든 타자들이 쉽게 비켜갈 수 없을 정도로 공포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고 베네주엘라는 에이스급 투수들로 짜여진 견고한 마운드가 최대 강점이다.
'올스타 라인업' 도미니카
도미니카 선발 라인업 (D조 예선 베네주엘라전)
1. 2B 알폰소 소리아노 2. SS 미구엘 테하다 3. 1B 알버트 푸홀스 4. DH 데이비드 오티즈 5. LF 모이세스 알루 6. 3B 애드리언 벨트레 7. RF 후안 엔카나시온 8. C 알베르토 카스티요 9. CF 윌리 타베라스
도미니카 라인업은 낯익은 이름들로 가득하다. 마치 올스타전에 선발된 선수들 같다는 느낌을 준다. 알버트 푸홀스, 데이비드 오티즈, 모이세스 알루, 미구엘 테하다, 애드리언 벨트레 등 모두 소속팀에서 3번 내지 4번 타선을 차지하고 있는 간판타자들인 만큼 라인업의 중량감은 엄청나다.
그렇다고 기동력에서 뒤지는 것도 아니다. 장타력과 주루센스를 갖춘 알폰소 소리아노를 비롯 소속팀에서 톱타자를 맡고 있는 윌리 타베라스와 호세 레이예스는 타선 폭발의 주춧돌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는 '바람잡이'들이다.
벤치를 지키는 멤버 중에는 한방있는 윌리 모 페냐와 지난시즌 후반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한 플라시도 폴랑코 등이 포진하고 있다.
마운드는 최강은 아니지만 몇몇 눈에 띄는 선수들이 보인다. 먼저 에이스 역할을 도맡고 있는 바톨로 콜론은 지난시즌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수상자. 강속구의 위력이 여전하고 슬라이더가 뒤를 받친다. 항상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국내팬들에게 '마당쇠'로 잘 알려진 인물. 투구수 제한 규정이 없었더라면 더 큰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다.
팀내 유일한 좌완 선발투수 오달리스 페레즈도 마운드 운영의 키를 쥐고 있다. 체인지업이 주무기인 페레즈는 지난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뒀고 1라운드에서도 부진, 아쉬움을 남겼지만 도미니카는 페레즈의 구위 회복을 절실히 바라고 있다. 현재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옮긴 레오 마조니 코치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만든 '마지막 작품' 호르헤 소사도 눈여겨볼 선수다.
지난해 마무리투수로 깜짝 활약했던 미구엘 바티스타와 셋업맨으로 활약 중인 듀오너 산체스, 훌리안 타바레스 등이 불펜투수진의 핵심 멤버로 꼽히고 있다.
새롭게 떠오르는 야구강국, 베네주엘라
베네주엘라 마운드 빅5
요한 산타나 (미네소타 에이스) 카를로스 잠브라노 (시카고C 원투펀치) 프레디 가르시아 (시카고W 2-3선발) 구스타보 샤신 (토론토 3-4선발)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LAA 마무리투수)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룰5 드래프트 출신' 성공신화의 주인공 요한 산타나가 베네주엘라의 에이스다. 산타나는 직구,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자유 자재로 구사, 제구력이 일품이다.
카를로스 잠브라노는 소속팀에서 마크 프라이어와 함께 미래를 이끌 선수로 꼽힌다. 왼손타자도 손쉽게 상대할 만큼 공의 무브먼트가 인상적. 1라운드 도미니카전에서 부진했지만 언제라도 다시 위력을 찾을 수 있는 선수다.
지난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프레디 가르시아와 새롭게 떠오르는 사우스포(southpaw) 구스타보 샤신도 한 몫을 담당하고 있다.
마무리는 2002 월드시리즈의 영웅이자 메이저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자리잡은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가 맡고 있다.
타선은 화려함보다 견실함이 돋보인다. 차세대 MVP 후보 미구엘 카브레라와 선구안의 지존 바비 어브레이유, 공격형 포수 빅터 마르티네스가 주요 인물. 특히 카브레라의 타격감이 물이 올라 경계대상 1호로 지목되고 있다.
우리 나이로 불혹에 접어들었지만 골든글러브급 수비를 자랑하는 오마 비스켈은 베네주엘라의 유격수. 그런데 정작 그와 짝을 이룰 2루수감이 없어 3루수로 줄곧 활동했던 에드가도 알폰소를 2루수로 전환시키는 방책을 쓰고 있다. 물론 알폰소는 프로 초년에 2루수로 뛴 경험은 있다.
'중남미 야구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며 WBC 우승을 노리고 있는 도미니카와 베네주엘라. 과연 우승후보다운 면모를 과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