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시험을 치고 나면 '오답노트'가 중요해지는 것은 학생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오답노트를 정리하고 복기하면서 자신의 결점과 잘못을 알게 된다. 이를 통해 다음 시험에서는 실수를 줄여나갈 수 있다.
일본 J리그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 대한 수많은 오답노트를 통해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ACL에서 약한 면모를 보여왔던 이들은 올 시즌 발전된 모습으로 변화를 엿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원정에서 3골을 터트린 감바 오사카의 경기력은 K리그에 던지는 경고장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ACL 16강 1차전이 숨가쁘게 지나갔다. 전북 현대와 성남FC가 중국 클럽들을 상대로 무패를 기록하는 사이 수원 삼성과 FC서울은 각각 가시와 레이솔과 감바 오사카에게 완패했다. 단순하게 넘길 문제는 아니었다. J리그도 이제 달라졌다. 이전에 기술적인 면을 앞세워 피지컬적인 약점을 최소화하던 J리그 팀들의 모습은 이제 없다.
그동안 J리그는 K리그에게 약세였다. 실제 기록이나 상대전적이 그랬다. K리그와 유독 많이 만났던 감바의 경우에는 한국 원정에서 1승 2무 5패로 열세를 보여왔다. 올 시즌에도 조별리그까지만 해도 K리그 4개팀은 J리그를 상대로 5승 1무 2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나란히 16강에 오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J리그는 16강 진출 2개팀만 배출했을 뿐이었다. 유난히 K리그에게 약한 모습을 보이는 데는 정신적인 면과 체력 문제 등이 항상 강조됐다. K리그 감독들 스스로도 J리그 특유의 패스 플레이를 역이용하는 전술, 힘으로 제압하는 방식으로 J리그를 잘 잡아왔다.
하지만 이번 서울 원정에서 보인 감바의 경기력은 이야기가 조금 달랐다. 감바는 이전에 K리그 앞에서 주눅 들던 J리그의 모습에서 탈피했다. 일본 선수들에 대해 패스를 하다가 제 풀에 지쳐 후반전에 경기력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도 있었는데 이번 서울전에서 후반전에 살아나는 공격력을 바탕으로 3골을 몰아쳐 이러한 편견을 넘어섰다. 2부리그를 갔다 돌아와 지난해 트레블(리그, 일왕배, 리그컵)을 달성하면서 생긴 기본적인 정신력에 압박을 벗어나는 패스는 더욱 정교해졌고 많이 뛰는 체력과 스피드까지 갖추면서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 됐다.
이렇게 되기까지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달라진 대응법이 한몫했다. 이제 J리그도 K리그를 상대하는 법이 생긴 눈치다. 체력 등 기본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 핵심이다. 감바를 지휘하는 하세가와 겐타 감독은 이러한 점을 언급했고 이번 서울전에서도 이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겐타 감독은 "한국은 체력적인 면에서 강하고 볼처리에서도 강하다"고 평가하면서 "이러한 기본적인 부분에 있어서 일본이 한국과 같이 잘하지 않으면 불리하다. 물론 J리그도 피지컬적으로 많이 발전되어 있지만 아무래도 J리그는 기술적인 면이 더 놓고 K리그는 어느 선수나 체력적으로 보다 강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의 모습이다. J리그 선수들이 한국에서 좋은 승부를 펼치기 위해서는 기본, 체력적인 면에 있어서도 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하세가와 겐타 감독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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