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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대표팀 일정, 헛점은 없는걸까?

기사입력 2006.01.11 10:30 / 기사수정 2006.01.11 10:30

편집부 기자
독일 월드컵을 향한 태극전사들의 일정이 확정되었다. 지난 9일,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한축구협회 가삼현 사무총장은 1월15일 부터 6주간 진행되는 대표팀의 해외전지 훈련 이후의 일정을 발표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3월 1일 펼쳐질 예정이었던 이란과의 아시안컵 예선은 9월로 미루고, 대신 이 날 평가전을 치루기로 결정했다. 또, K-리그가 끝나는 5월 10일 이후 선수단을 재소집해 두 차례의 국내 평가전을 포함한 합숙 훈련을 실시한다. 이후 1차 목적지인 스코틀랜드로 이동해 두 차례의 평가전을 더 가진 뒤, 독일로 입성한다는 계획이다.

평가전은 강호들과의 대결만 추진하지 않고, 약팀과의 경기도 적절히 조화시키면서 팀 조직력과 전술을 배가시킨다는 전략이다. 지난 2002년 한, 일 월드컵 당시 스코틀랜드를 대파한 자신감이 잉글랜드, 프랑스전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대회에서의 자신감으로 이어진 만큼, '강-약'을 조절하겠다는 것.

대표팀, 독일 월드컵까지 총 14차례의 평가전

이로써 대표팀은 1월 18일 두바이에서 UAE와의 첫 평가전을 시작으로 사우디와 홍콩에서 각각 두 차례의 평가전을 치르고, 2월엔 미국에서 세 차례의 평가전을 치른 뒤 22일 열리는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조별 예선을 마치고 귀국한다. 3월 1일 다시 국내에서 마지막 평가전을 갖은 뒤 해산, 5월 다시 모여 국내에서 두 차례 스코틀랜드에서 두 차례의 평가전을 끝으로 독일 월드컵 본선 첫 경기에 대비하게 된다.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대표팀은 본선까지 총 14차례의 경기를 치르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아직 3월 이후의 평가전 상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전지훈련 기간에는 그리스와 크로아티아 핀란드 등의 유럽팀과 멕시코 코스타리카 등의 비교적 괜찮은 상대들과 일전을 벌이게 된다. 물론 대전 상대국들이 자국의 베스트 멤버들을 총 가동한다는 전제하에서다.

국내에서 펼쳐지게 될 세 차례의 대전 상대가 중요하게 작용하겠지만, 스코틀랜드에서의 두 차례 경기는 본선 진출국이나, 유럽팀들과의 경기 가능성이 큰 만큼 이번 대표팀의 경기 일정은 비교적 만족스럽다고 할 수 있다. 또, 국내에서 마지막 합숙에 들어가는 시점에서 무리한 해외 평가전을 실시하지 않고 국내에서 흐트러졌을 팀 조직력과 전술적인 완성도를 가늠해보는 평가전을 치른다는 계획도 괜찮아 보인다.

하지만, 문제는 그야말로 '강팀'과 붙어 실질적인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을 파악할 여건을 갖추지 못 할 우려에서 생긴다. 사실상 해외 전지훈련 기간에 맞붙게 될 상대중 베스트 멤버로 격돌할 국가는 월드컵 본선에 참가하는 코스타리카와 멕시코, 유럽의 크로아티아 정도이다. 하지만, 이 전지훈련 기간이 유럽 리그가 한창인 시점이기 때문에 대표 선수 대부분이 유럽 리그에서 뛰고 있는 크로아티아의 경우 베스트 멤버의 가동이 불투명한 상태이다.

그나마 해외 전지훈련 기간중 마지막 스파링 파트너인 멕시코가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실력을 자랑하는 팀이긴 하지만, 멕시코와의 대결에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멕시코는 전형적인 남미 스타일의 축구를 구사하는 국가로 우리가 타깃으로 삼아야 할 유럽 축구는 경험하기 힘들다. 우리 대표팀에게 필요한 담금질은 남미의 기술과 조직력이 아닌 유럽의 힘과 높이이기 때문이다.

▲3월, 평가전 상대 중요하다.

꼭 필요한 대표팀의 아킬레스건을 찾을 만한 대전 상대는 3월에 펼쳐질 평가전에서 꼭 찾아야 한다. 본선을 앞두고 실시되는 5월 두 차례의 평가전에서는 대표팀과 선수들의 장-단점을 찾아내는 평가전이 아니라 경기력 향상과 조직력 배양이 최우선이기 때문에 굳이 유럽이나 아프리카의 강팀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독일 입성 직전에 갖는 스코틀랜드에서의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더군다나 이때는 박지성과 이영표를 비롯한 해외파들이 합류하는 시점으로 실전을 통해 국내파와의 호흡을 맞춰 베스트 11을 선정하는 것 외에는 눈을 돌릴 여유가 없다.

그렇다면, 대표팀이 주어진 일정 속에서 실효를 거둘 수 있는 경기는 3월 1일 펼쳐지는 A-매치 데이의 경기이다. 다행스럽게도 예정되었던 이란과의 아시안컵 1차 예선이 9월로 연기됨에 따라, 우리가 원하는 파트너를 골라 6주간의 전지훈련 성과를 가늠해볼 좋은 기회가 만들어진 셈이다. 게다가 이 날이 FIFA가 정한 3월 A-매치 데이여서 강팀과의 전면전도 가능하게 되었다.

헌데 문제는 3월 1일에 펼쳐지는 경기를 국내에서 고집할 경우 우리가 원하는 상대를 데려오기가 쉽지 않은 데 있다. A-매치 데이라고는 하지만, 비교적 먼 이동거리를 감수해야 하는 한국까지 들어올 유럽과 남미의 국가는 찾아보기 어렵다는 것. 또, 이미 3월에 펼쳐질 A-매치가 결정된 국가들이 많아 우리가 원하는 대전 상대를 찾기 힘들다는 것도 현실이다.

물론, 유럽이나 남미 현지로 대표팀이 직접 날아간다면 보다 많은 대상이 기다리고 있겠지만, 시리아와의 아시안컵 예선까지 마치고 2월 24일 귀국이 예정되어 있는 대표팀이 다시 현지로 날아가기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그렇다고 3월 A-매치 데이까지 전지훈련 기간을 늘여 현지에서 경기를 치르고 돌아오는 것도 이후의 K-리그 스케줄과 과도한 훈련 기간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을 수 있다.

3월 1일 주어진 한 차례의 평가전 기회는 어쩜 기나긴 유럽 전지훈련 기간보다 더 알차게 쓰일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이 될 수 있다. 전지훈련 기간에 딱히 강팀이라 꼽을 만한 경기가 없는 대표팀에겐 제대로 된 강팀과 붙어 한국축구의 정확한 현주소와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의 장-단점을 체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또, 대표팀의 문제점을 찾아 보완할 수 있는 마지막 평가전이란 점도 이 날 경기의 중요성을 더해준다.

7주에 걸친 기나긴 전지훈련과 곧 이어질 K-리그의 개막 등으로 제대로 된 대전 상대를 찾기가 결코 쉽지는 않지만, 우리가 해외로 나가든 아니면 수준 이상의 대전료를 지불하고라도 강팀을 데려오든 꼭 실효를 거둘 수 있는 상대를 선택해야 한다. 평가전 상대를 놓고 늘 잡음이 끊이질 않았던 축구협회가 이번만큼은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길 기대해본다.

대표팀, 2006년 훈련 일정

01월 15일 - 대표팀 소집, UAE로 출국
01월 18일 - 한국 vs UAE (장소:두바이, 시간:한국시간 23시)

01월 19일 - 사우디로 이동(사우디 4개국 친선대회 참가)
01월 21일 - 한국 vs 그리스 (장소:리야드, 시간:한국시간 23시)
01월 25일 - 한국 vs 핀란드 (장소:리야드, 시간:한국시간 23시)

01월 26일 - 홍콩으로 이동(홍콩 칼스버그컵 참가)
01월 29일 - 한국 vs 크로아티아 (장소:홍콩, 시간:한국시간 16시)
02월 01일 - 한국 vs 덴마크(홍콩) (장소:홍콩, 시간:한국시간 19시(21시 15분)

02월 02일 - 미국 LA로 이동
02월 08일 - 한국 vs LA 캘럭시 (장소:LA, 시간:한국시간 9일 13시)
02월 11일 - 한국 vs 코스타리카 (장소:샌프란시스코, 시간:한국시간 12일 8시(11시)
02월 15일 - 한국 vs 멕시코 (장소:LA, 시간:한국시간 16일 12시 30분)

02월 22일 - 한국 vs 시리아 (장소:시리아, 시간 :미정)
02월 24일 - 귀국 (예정)

03월 01일 - A-매치 데이 평가전 (장소, 상대, 시간 미정)
03월 02일 - 대표팀 해산

05월 10일 - K-리그 종료후 소집 2주간 국내 훈련
05월 20~26일 - 국내에서 두 차례 평가전 (장소, 상대, 시간 미정)

05월 27일 - 스코틀랜드로 출국 (예정)
06월 초 -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두 차례 평가전 (장소, 상대, 시간 미정)

*대한축구협회 대표팀 일정 참조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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