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전주, 조용운 기자] '평균나이 34세' 올 시즌 K리그에 노장 돌풍을 일으키는 이동국(36,전북)과 염기훈(32,수원)이 맞붙었다.
이동국과 염기훈은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9라운드를 통해 격돌했다.
올 시즌 기록에서는 염기훈이 이동국을 압도한다. 염기훈은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가 말해주듯 시즌 초반 가장 가벼운 몸놀림을 보여준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9경기 만에 5골 도움으로 골과 도움 순위 1위에 올라있다.
이동국은 시즌 초반 부상으로 결장하며 페이스가 염기훈에 비해 다소 늦었다. 그러나 지난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골을 뽑아내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서 환상적인 바이시클킥을 성공하며 이름값을 보여줬다.
이동국과 염기훈의 활약은 곧 양팀 사령탑의 고민으로 이어진다. 최강희 감독과 서정원 감독은 어김없이 둘을 차단하기 위해 경기 전부터 경계를 숨기지 않았다.
"염기훈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여줬다. 수원 전술에서 특징 있는 선수라 분석이 필요했다. 염기훈의 크로스 전술을 봉쇄하는 데 주력하겠다." - 최강희 감독
"이동국은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다. 노장이지만 경험과 노련함이 묻어나온다. 에두까지 있어 견제를 해야 한다. 둘이 함께 선발로 나온 만큼 공격적으로 나올 것 같다. 우리는 늘 해온대로 받아치겠다." - 서정원 감독
이들의 발끝에 따라 팀이 웃고 울듯 이날도 이동국과 염기훈은 양팀 플레이의 핵이었다. 이동국은 에두와 투톱으로 나섰지만 최전방에 홀로 박혀있지 않았다. 공격할 때는 좌우 크게 움직이면서 상대 수비의 간격으로 넓히는 모습이었다.
팀이 수비로 돌아섰을 때는 종으로 움직여 미드필드 싸움에 가세했다. 밑으로 내려온 이동국은 상대 수비형 미드필더인 김은선을 따라다니며 공수에 걸쳐 중요한 카드로 활약했다.
절호의 골 기회는 전반 37분 레오나르도, 에두와 함께 나선 역습이었다. 에두가 페널티박스 오른쪽 부근서 볼을 잡자 반대편으로 넓게 벌리며 쇄도한 이동국은 에두의 땅볼 크로스를 기다렸지만 아쉽게 앞에서 상대 수비가 차단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염기훈은 조금 더 수원의 척추 역할을 한다. 왼쪽뿐만 아니라 중앙, 오른쪽까지 활발하게 움지깅며 자신의 마크맨의 혼동을 줬다. 수원의 골킥 방향은 늘 측면에 위치한 염기훈을 향했고 이를 통해 염기훈 중심에서 공격을 풀어가는 특징이 자주 보였다. 염기훈은 측면 크로스에 이어 침투 패스까지 다양하게 섞어 활용하며 수원의 반격 선봉에 섰다.
염기훈은 전반 종료 직전 상대 진영에서 얻은 프리킥에서 절묘한 약속한 플레이를 통해 김은선의 슈팅을 유도했지만 권순태 골키퍼 가슴에 안겼다. 후반 15분 상대 패스 미스를 가로채며 얻은 프리킥에서는 수비벽에 걸려 아쉬움을 삼켰다.
둘은 이전 경기와 달리 조용했던 것이 사실이다. 승패에 따른 스포트라이트는 에두와 레오나르도에게 양보를 해야 한다. 하지만 둘은 30대 돌풍의 중심에서 빅매치 최대 조연이기에 부족하지 않았다. 이동국이 교체될 때 받은 기립박수와 팀이 뒤지고 있을 때 염기훈에게 기대는 부분은 둘의 가치를 잘 보여줬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전북 구단, 프로축구연맹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