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FC서울이 듣기 싫은 이름 '이진법'으로부터 이번에도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서울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클래식 2015 9라운드에서 성남FC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번에도 1골밖에 터지지 않았고 전광판에도 숫자 1만 적혔다.
서울은 올시즌 달갑지 않은 이름 '이진법 축구'를 받았다. 성남전 전까지 8경기에서 서울의 스코어판에는 0 아니면 1밖에 찍히지 않았다. 또한 7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지만 경기당 1골밖에 기록하지 못해 2골의 벽을 좀처럼 넘지 못해 마냥 웃을 수 없는 입장이 됐다.
결과가 이렇다보니 최용수 감독도 방향성에 대해 고민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기본적으로는 2골 이상을 노리는 공격 축구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생각처럼 그라운드 위 상황은 따라주지 않았다. 골은 더 만들어내야 하는데 한 골이후에는 골소식은 나오지 않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맞이한 성남전은 고비처였다. 방향을 확실히 잡아야 했다. 이제 9경기째를 치르고 10라운드로 향하는 상황에서 무언가 득점을만들만한 확실한 루트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 필요했다. 그래야 성남전을 기점으로 진정한 반전을 이룰 수 있었다. 표면상으로는 스리백과 포백 수비라인 사이에 생긴 선택의 갈림길에 놓였지만 모두 사실은 공격을 잘하기 위한 고민에서 비롯됐다.
성남전 전날 기자회견에서 최용수 감독은 "서울이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을 하고 있다"면서 "스리백과 포백에 대해 생각을 하고 있다. 시스템 때문에 선수들을 힘들게 했던 것 같다"고 시스템, 전술에 대한 확고한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암시하기도 했다.
성남전 시작 휘슬이 울리고 초반은 잘 풀렸다. 전반 5분만에 김현성의 선제골이 터지면서 리드를 잡았다. 최근 경기에서 어렵게 한골씩을 넣던 모습과는 달리 이번 경기에서는 일찌감치 골망을 갈라 다른 경기 양상이 될 것으로 보였다. 코너킥으로 김현성의 헤딩 선제골을 도우며 60-60 클럽에 가입한 몰리나의 희소식도 함께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전반 33분에 성남의 윙어 남준재에게 동점골을 내주면서 기세가 가라앉았다. 단번에 서울의 수비라인을 넘는 긴 패스를 받은 남준재가 침착하게 골망을 갈라 1-1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부터가 서울에게는 문제였다. 이번에야말로 2골째를 기록해야 승점 3을 가져갈 수 있었다. 공격수들의 발은 더욱 빨라졌다. 윤일록은 이곳저곳을 돌파해 들어가면서 활기를 불어넣었다. 전반 막바지에는 판정도 서울을 도와주지 않았다. 윤일록이 수비수 세명을 제치고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다가 곽해성의 수비에 넘어졌지만 심판은 페널티킥을 주지 않았다.
이제는 믿어야 할 곳은 교체카드였다. 최용수 감독은 "교체카드가 선수들의 경기 진행 방향을 결정하기도 한다"면서 성남을 상대로 신중한 교체카드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골이 필요한 상황에서 서울은 후반 28분에 윤주태와 박희성 두 공격수들을 연이어 투입했다. 이번 경기에서 절대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원하던 득점포는 터지지 않았다. 서울은 적극적인 공세로 성남의 페널티박스 안을 진입하려고 했지만 성남의 촘촘한 수비를 뚫어내지 못했다. 오히려 성남의 간결한 역습과 한번에 들어오는 패스에 추가실점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다. 결국 경기결과는 1-1이었다. 서울은 이번에도 이진법이라는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헤딩 슈팅 날리는 김현성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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