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생존자 비하 등 막말논란으로 물의를 빚은 옹달샘(유세윤·유상무·장동민) 멤버들의 방송 출연 지속 여부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29일 JTBC 측은 "제작진이 JTBC 프로그램에 출연 중인 옹달샘 멤버들의 하차는 없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이는 옹달샘 멤버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고자 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현재까지 KBS와 tvN 등 옹달샘 멤버들이 출연 중인 방송사에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은 가운데, JTBC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옹달샘 멤버들을 계속해서 출연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동민이 출연 중인 MBC에브리원 '결혼 터는 남자들' 측은 "종영까지 3회가 남았고, 논란이 있기 전에 종영이 결정됐으므로 장동민의 하차는 없을 것이다"라는 입장을 전한 상황이다.
앞서 지난 28일 옹달샘 멤버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일련의 사태에 대해 "정말 죄송하다. 어떤 말을 드려도 부족한 것을 알고 있다. 경솔한 태도에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피해를 입은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머리를 숙여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들은 '출연 중인 프로그램에서의 하차 여부'에 대해서는 "방송 제작진의 처분에 무조건 따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리고 29일 JTBC 측이 이들을 계속 출연시키겠다는 뜻을 밝힘에 따라 옹달샘 멤버들의 얼굴은 앞으로도 계속 TV에서 볼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옹달샘이 계속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일각에서는 당사자들이 깊이 반성하고 거듭 사과를 한 만큼 '이제는 용서를 해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일리 있는 말이긴 하지만, 행동이 따르지 않는 사과란 공허해지기 쉽다. 옹달샘 멤버들이 진정으로 자신이 말한 바에 대해 용서를 구하고 사과를 한 것이라면, 지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반성과 자숙의 시간을 가질 때다. 자신들의 향후 활동과 관련된 유·불리를 따지거나 팬들의 동향을 지켜보는 식의 처신이어서는 곤란하다는 이야기다.
현재 활발히 활동 중인 김구라의 경우를 보자. 김구라는 최전성기를 누리던 지난 2012년, 10년이나 지난 인터넷 라디오방송에서의 위안부와 관련된 경솔한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김구라는 공식적인 사과는 물론, 출연 중이었던 8개 프로그램에서 모두 자진하차한 뒤 5개월의 자숙 기간을 거쳐 방송에 복귀했다. 김구라의 이런 진정성 있는 행동이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기에, 그는 지금도 활발하게 방송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이다.
조금 다른 경우이긴 하지만, 탈세 혐의로 논란이 됐던 강호동 역시 의혹이 제기되자마자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하고, '당분간 연예계를 떠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 강호동 역시 그런 자숙의 시간을 보낸 결과 다시 복귀했을 때 대중에 함께 녹아들 수 있었다.
음주운전으로 '무한도전'에서 하차한 노홍철도 마찬가지다. 노홍철은 사건이 일어난 뒤 곧바로 모든 프로그램에서 자진하차하면서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 그는 '당분간 방송복귀 계획은 없다'고 조심스레 근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런 경우들을 봤을 때, 옹달샘은 방송 출연 여부를 제작진의 처분에 맡기기 이전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진하차 하겠다'는 발표를 했어야 하는 것이 맞다.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을 조롱하고 비하한 옹달샘의 발언들은 김구라나 강호동, 노홍철 등에 비해 잘못의 경중을 따져도 결코 가볍지 않다.
물론 방송사들로서는 프로그램의 연속성을 고려하고, 옹달샘 멤버들의 공식적인 사과가 충분했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방송사들의 판단과는 별개로, 옹달샘 멤버들 스스로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자진하차의 뜻을 밝히는 것이 옳다는 게 현재 많은 이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옹달샘 멤버들이 더 이상 자신들의 향후 위상이나 이익에 매달려 자진하차의 타이밍을 놓친다면, 결국 작은 것을 탐하다 큰 것을 잃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는 꼴이 될 것이다. 김구라, 강호동, 노홍철 등 앞선 방송인들의 케이스에서 옹달샘은 반드시 깨닫는 바가 있어야 한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옹달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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