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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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소의 중국인 멤버들, '라오펑요우'는 아니었나? [김경민의 정정당당]

기사입력 2015.04.29 08:13

김경민 기자

▲중국인 멤버를 뺀 8명으로 활동 중인 엑소.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중화권에서는 친구를 가리켜 '펑요우(朋友)'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친구'가 갖는 의미는 막역하다. 그런데 중화권에서는 이 '펑요우' 앞에 몇 가지 수식어가 붙는다. 바로 '하오펑요우(好朋友)'와 '라오펑요우(老朋友)'다.
 
'하오펑요우'는 한자에서 보듯 좋은 친구를 의미한다. 그냥 '펑요우' 보다 좀더 친밀한 관계를 의미한다. '라오펑요우'는 이런 '펑요우' 중 최고의 의미다. 오래되고 친밀한, 신뢰할 수 있는 친구를 의미한다.
 
이처럼 '친구'라는 말에도 단계를 정해 놓은 '펑요우'에서 보듯 대다수 중국인들은 사람의 관계에 있어서 손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는게 중화권에서 일을 해본 관계자들이 하나 같이 입을 모아 하는 이야기다.
 
특히 인기그룹 엑소에서 불거진 크리스, 루한, 타오 같은 중국인 멤버들의 이탈 또한 이 같은 동료의식의 차이에 있다는 것. 한 연예 관계자는 "1,2세대 아이돌 그룹의 경우 '데뷔조'라는 명목으로 특정 멤버들이 오랜 기간 합숙을 하면서 팀워크를 맞춰왔다. 하지만 대형화된 지금의 시스템은 철저한 경쟁 체계다. 특히 SM같은 연습생을 다수 보유한 회사의 경우 이런 경향이 더 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한국인 멤버들 끼리도 끈끈한 형제애 라는 것을 찾아보기 힘든 현실이다. 더욱이 외국인, 더 나아가 개인주의가 한국보다 강한 중국인들에게 팀을 위하라는 것은 이해하기 힘든 일일 것이다"고 덧붙였다.
 
▲소속사와 분쟁 중인 크리스-루한.

실제로 엑소 뿐만이 아니라 다른 기획사에서도 외국인 멤버의 돌출행동으로 인해 문제가 되는 경우는 종종 있어왔다. 한 대형 기획사의 경우 팀으로 데뷔 전인 중국인 멤버들이 돌연 계약해지를 요구하면서 잠적하는 사례도 있었다. 오랜 기간 데뷔를 목표로 함께 해 온 한국인 동료들은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는 불행함을 맛봐야 했다.
 
이는 '소속감'과 '단체'를 중시하는 성향이 한국인에 비해 낮은 중국인들의 인식 차이에서 시작된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형 기획사에서 대외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모든 것이 계약에 의해서 움직인다. 모든 것을 서류화 하고 이를 이행한다. 계약이 이뤄지는데 수개월이 걸릴 정도로 치밀하고 꼼꼼하다"며 "소속사와 계약에서도 문제가 생길 경우 타 소속사와 미디어에서 철저하게 배제를 당한다. 이런 사회적 관념으로 인해 전속계약 문제가 불거지는 경우는 드물다"고 일본의 사례를 전했다.
 
반면 중국에 대해서는 "중국 시장의 경우 일본과는 다르다. 모든 것이 빨리 진행된다. 반면 실리를 챙기는 면에 대해서는 일본 보다 더 치밀하다. 기획사와 아티스트의 관계도 일본과는 반대다. 아티스트들도 '한류스타'를 만들기를 원하는 한국과는 다르게 자국 중심주의가 우선이다. 설사 엑소의 일부 멤버들이 한국 기획사와 트러블을 일으켜도 중국인들은 그것을 '배신자'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친구'라는 단어를 예로 들면서 양국의 차이와 엑소 사태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이 시각에 엑소 사태의 핵심인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대목이 있었다.
 
"친구라는 단어에도 단계를 정해 놨듯, 문화적 차이가 존재한다. 문제가 되는 엑소 멤버들에게 한국인의 잣대를 적용해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의 국가는 중국이며, 가족 또한 한국이 아닌 중국인이다. 그들이 그리는 종착지가 한국에서 만들어낸 그룹 엑소는 아닐 것이다. 한국에서 '친구'라고 멤버들을 부르겠지만, 그건 비즈니스일 뿐이다. 설사 '펑요우'더라도 '하오'나 '라오'는 아닐 것이다."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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