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5.04.28 07:04 / 기사수정 2015.04.28 09:51
한선화는 MBC '장미빛 연인들'에서 차돌(이장우)을 통해 철없는 여대생에서 진정한 사랑과 가족의 의미를 깨닫는 백장미 역을 맡아 열연했다. 50부작의 긴 여정을 끝낸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표정으로 말문을 열었다.
"좋은 모습으로 마지막까지 올 수 있어서 영광이었고 뿌듯해요. 열심히 노력한 걸 알아주시는 것 같아서 감사하죠. 처음에는 많이 불안했는데 지금은 장미를 통해 많은 걸 겪고 경험해볼 수 있었어요. 한편으로는 다음에 어떤 모습을 보여드려야 될까 하는 부담감도 있어요."
첫 주연이자 타이틀롤이었다. 극의 중심축이었던 그는 걸그룹 멤버라는 편견을 지울 만큼 다채로운 연기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연기 자체를 잘했다고 하진 못하겠어요. 이 작품 하나 잘했다고 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그게 실력이었는지도 잘 모르겠고요. 그래도 열심히 준비하고 잘하려고 했던 점에선 만족해요. 역할 자체가 중요했고 훌륭한 선배님들 속에서 잘 풀어나갈 수 있을까 하는 부담이 컸는데 감독님과 스태프들 덕에 장면들이 다 잘 나왔던 것 같아요."
한선화가 맡은 장미는 여러 색깔을 지닌 캐릭터다. 밝고 철없는 여대생부터 차돌과 딸 초롱(이고은)을 버린 무책임한 여자, 뒤늦게 사랑과 모성애를 깨닫는 인물이었다. 여러 감정을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장미의 변화하는 감정과 상황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감정이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집중하는 게 힘들고 어려웠어요. 전개가 빠를수록 작은 신도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해 감정을 만들려고 상상했죠. 대본이 나올 때마다 흐름을 따라가려고 했고요.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게 표현하면서 최대한 저 자신을 설득하려고 했어요."
모성애 연기도 다르지 않았단다. 처음에는 초롱이를 외면하려 했지만 본능적인 이끌림으로 엄마의 자리로 되돌아온다. 아직 결혼도 안 한 20대 중반인 그가 엄마의 마음을 오롯이 느끼기 어렵진 않았을까. 오히려 한선화는 "엄마라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한다.
"사실 장미 자신도 모르게 모성애가 생긴 거거든요. 저도 모성애를 구체적으로 잡아내진 않은 것 같아요. 장미가 밟은 과정을 잘 쫓아가려고 했고 더도 덜도 말고 그 감정만 잘 그려내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신 하나하나가 쌓여가면서 모성애가 된 것 같아요."
'장미빛 연인들'은 그를 배우로 발돋움하게 해준 고마운 작품이다. 그녀 내면에 숨어 있는 책임감과 근성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한선화가 얻은 것은 '주연 배우'라는 멋들어진 이름보다 긴 여정을 끝마치고 나온 자신에 대한 믿음, 그리고 자신감이었다.
"저도 사람인지라 50부작을 하면서 슬럼프도 있고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어요. 어느정도 긴장을 늦출 수 있는 장면인데도 워낙 전개가 빠르다보니 소홀히 찍을 수 없었죠. 확실히 해내야 다음 연기를 할 때도 편해지더라고요. 몇 번이나 반복되면서 난관에 부딪혔는데 그럼에도 하려 했던 것 같아요."
한선화는 그동안 차근차근 연기 경력을 쌓아왔다. 시트콤 '몽땅 내사랑'(2010), '볼수록 애교만점'(2010) 카메오 출연을 거쳐 '광고천재 이태백(2013), '신의 선물-14일'(2014), '연애 말고 결혼'(2014) 등에서 활약했다.
"연기의 매력을 알게 된 건 '신의 선물' 때였어요. '이태백' 때는 재밌었지만 그땐 연기에 대해 풍성하게 생각할 줄 몰랐거든요. '신의 선물'을 하면서 재미가 느껴지더라고요. 작품을 할 때마다 신경 쓰는 게 달라져요. 역할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죠. 또 예전에는 저만 생각했다면 이제는 주위 사람의 여건을 생각하게 돼요. 점점 시야가 넓어지고 있어요."
연기돌 꼬리표를 떼고 배우로 발돋움한 한선화의 욕심은 그리 크지 않다. 연기를 더 해보고 싶다는 그에게 목표를 물으니 믿음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방긋 웃는다.
"큰 목표는 없어요. 연기돌이라고 해주시는 것만으로도 어디인지.(웃음) 드라마를 처음 시작할 땐 불안감을 갖고 봐주신 분들도 있고 저도 그랬지만 잘 이겨낸 것 같아요. 다음에는 불안함 없이 지켜봐줄 수 있을 정도로 믿음을 드리고 싶어요."
시크릿으로도, 배우로도 열심히 달리고 있는 그의 얼굴에는 조급함이 아닌 여유가 묻어났다. 가능성이 충만한 스물여섯 한선화의 앞날은 장밋빛이다.
"아직은 경험을 더 쌓아야 될 것 같아요. 앨범이든 작품이든 주어진 일을 즐기면서 하려고요. 지금은 제 미래를 준비해 나가는 시기에요. 일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과정을 보고 준비하고 살아가고 있죠. 이러다 보면 더 좋은 날도 오지 않을까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한선화 ⓒ 김한준 기자]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주요 뉴스
실시간 인기 기사
엑's 이슈
주간 인기 기사
화보
통합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