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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 "박효신·나얼과 노래방 절친, 서로의 노래 바꿔 불러" (인터뷰)

기사입력 2015.04.22 08:00 / 기사수정 2015.04.21 16:17

정희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정희서 기자] '감성을 노래하는 가수' 거미가 1990년대를 대표했던 남성 보컬리스트의 곡들을 재해석했다. 박효신의 ‘해줄 수 없는 일’을 필두로 ‘너를 사랑해', '헤어진 다음 날', '로미오&줄리엣', '‘준비 없는 이별'까지 주옥 같은 명곡들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했다.

리메이크 앨범은 대중에게 친숙하나 아무나 쉽게 발표할 수 없는 도전이다. 원곡의 감성을 깨뜨리지 않는 선에서 자신만의 색깔을 녹여내기란 결코 쉽지 않다. 거미는 듣기 편안한 음악을 위해 장르 변화와 편곡을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았다. 대신 남성 보컬리스트의 곡으로 트랙리스트를 채우며 차별화를 꾀했다.

거미는 선곡 기준에 대해 "지인찬스를 이용했어요. 가장 많이 거론된 곡들 중 제게 안어울리는 것들은 배제했어요. 잘표현할 수있는 곡들로만 골라봤어요"라고 설명했다.

단 한곡도 버릴 것이 없지만, 타이틀곡 '해줄 수 없는 일'은 거미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절친 박효신의 데뷔곡이자 거미의 초기 음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1집 발라드를 그리워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굳이 록발라드를 1집 발라드처럼 바꾸는 거보다 비슷한 장르의 음악을 제 목소리로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았어요. 효신이도 듣더니 '잘했다'라고 하더라고요. 음악적으로 깐깐한 친구라 그냥 넘어가지 않을 줄 알았는데 편곡도 마음에 들어 해서 기뻤어요."



거미가 리메이크 앨범 타이틀을 '폴 인 메모리'로 한 이유는 음악이 이끄는 '추억의 힘'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놀랍게도 거미는 이번 앨범을 발매하기 전에도 박효신의 곡을 자주 불렀다고 밝혔다. 박효신, 나얼, 화요비 등 일명 '노래방 절친'들과 함께 서로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긴다고.

"효신이도 제 노래 '친구라도 될 거 그랬어'를 많이 불러요. 저는 원래 '바보'라는 곡을 원래 자주 불렀죠. 과거 효신이가 먼저 데뷔하는 모습을 보면서 부럽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어요. 음악을 들으면 그 시절 추억들이 많이 생각나요. '을지악보'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의 삐삐 인사말을 녹음해줬죠. 저처럼 들으시는 분들도 당시 본인의 상황, 감정, 막연한 느낌을 떠올리셨으면 좋겠어요."

거미는 어느덧 데뷔 13년차가 됐다. OST, 리메이크앨범, 미니앨범 등을 꾸준히 발매하며 대한민국 대표 여성 보컬리스트로서 사랑받고 있다. 그러나 정규 앨범은 2008년 발매한 정규4집 'comfort' 이후로 좀처럼 만날 수 없었다. 정규 발매 계획에 대해 물었더니 거미는 "어휴. 할 때가 됐네요"라고 웃음을 지었다.

"신곡을 수록해서 새 앨범을 만들 때 부담감이 커요. 비주얼과 음악 쪽으로 어떻게 변신해야 할지 고민이 수도 없이 많아요. 이번 리메이크 앨범은 변화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고 음악을 음악으로 즐길 수 있게 쉬어가는 의미예요. 이제 다음단계로 가야겠죠. 조급해하지 않을 거예요. 기술적인 것 보다는 감정을 움직이는 음악, 대중들이 원하는 핵심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사진 = 거미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정희서 기자 hee10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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