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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환, '유망주' 꼬리표 떼고 '믿을맨' 되다

기사입력 2015.04.17 06:01 / 기사수정 2015.04.17 07:34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경기 내내 잘해줬는데, 마지막에 실투 하나가 아쉬웠어." 조범현(55) 감독은 지난 15일 kt wiz와 두산 베어스의 시즌 2차전 경기에서 있었던 장시환(28,kt)의 투구를 되돌아봤다.

9회초 2아웃 주자 1,2루 상황. kt는 6-4로 앞선 상황에서 아웃 카운트를 하나만 더 올리면 역사적인 홈 첫 승을 확정 지을 수 있었다. 그러나 공 하나가 아쉬웠다. 장시환이 오재원을 향해 던진 여섯번째 공은 좌익 선상으로 향했고, 결국 주자가 모두 들어왔다. 동점이 되는 순간이었다. 이후 최주환은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kt는 연장 12회초 김현수의 희생플라이로 6-7로 무릎 꿇어야 했다.

이날 장시환이 던진 공은 60개. 2⅓이닝 만에 강판당한 선발 시스코가 던진 공보다 딱 3개 적었다. 그만큼 투혼을 발휘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조범현 감독도 16일 두산과의 경기가 우천취소가 된 가운데 "장시환이 경기 내내 잘 해줬는데, 마지막에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그리고 오재원이 잘 치기도 했다"며 전날 패배를 아쉬워했다. 그러나 비록 동점 점수를 내주긴 했지만, 장시환은 이날 경기로 확실하게 팀의 '믿을맨'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지난 2007년 현대 유니콘스 입단을 시작으로 프로 무대에 나선 장시환은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제구가 흔들리면서 단순히 '공만 빠른 투수'라는 평가를 받게 됐고, 7시즌 동안 단 1승도 신고하지 못했다. 그러나 올시즌 kt로 이적하면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맞이한 그는 확 달라진 모습으로 '불펜의 핵'으로 자리 잡았다.

가장 큰 변화로 고질적인 문제였던 제구가 어느 정도 잡혔다. 조범현 감독은 "심리적인 요인이 컸다. 그동안 제구가 안되다 보니 본인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스트라이크를 의식하지 말고 편하게 던지라고 이야기했다"며 "이와 더불어 던지는 과정에서 뒷다리를 높이 들게 했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으니까 메커니즘도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바로 효과로 나타났다. 지난 11일 목동에서 열린 넥센과의 2차전 경기에서 8회말에 마운드에 올라 1⅓이닝동안 총 27개의 공을 던져 2피안타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특히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는 완벽투를 펼쳤고, 이날 기록한 2실점도 9회말 1사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남겨뒀던 주자들이 홈을 밟아서 생긴 것이다.

그리고 다음날인 12일 넥센과의 3차전에서 다시 경기에 나섰다. 6회말 2사 상황에 올라와 넥센 타자들을 상대해 3⅓이닝동안 35개의 공을 던져 3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장시환은 팀 역사상 '첫 세이브 기록'이라는 영광을 얻게 됐고, "kt 역사에 이름을 남기고 싶다"는 자신의 목표도 이루게 됐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많은 공을 던진 장시환이지만 조범현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선발 투수로 준비하면서 공을 많이 던졌다. 길게 던지는 것은 문제가 안된다"고 밝혔다.

실제 장시환은 시범경기 때만 해도 선발로 나왔다. 그러나 정규시즌에는 선발보다는 중간 계투로 나서는 시간이 많아졌다. 장시환이 선발 경쟁에서 탈락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조 감독은 "원래 선발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김사율이 2군으로 내려가면서 뒤로 간 것이다. 선발로 능력은 없는 것이 절대 아니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했다. 그만큼 장시환을 향한 조 감독의 믿음은 절대적이었다.

감독이 신뢰를 보내고 그 신뢰에 보답하는 활약을 하고 있는 장시환. 그는 아직 모든 것이 정해지지 않은 '신생팀' kt에서 그동안 감춰왔던 자신의 잠재력을 조금씩 터트려 '전성기'로 향해 가고 있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장시환 ⓒkt w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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