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22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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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민 사태, '공감' 없이 '입조심'만으론 안 된다

기사입력 2015.04.15 12:00 / 기사수정 2015.04.15 10:09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잘 놀리면 보약, 잘못 놀리면 독이 되는 게 '세치 혀'다. 예로부터 '입조심' '말조심'을 강조해 온 것도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 방송계를 보다보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세치 혀를 잘못 놀려 자충수에 빠진 연예인들. 최근엔 단연코 장동민이 핫케이스다.

MBC ‘무한도전’ 식스맨의 강력 후보로 꼽히며 제 2의 전성기를 누렸던 개그맨 장동민이 곤란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 유상무 유세윤과 함께 진행한 팟캐스트 '옹달샘과 꿈꾸는 라디오'에서의 발언이 발단이 됐다. 자신의 코디네이터에 대한 비하 발언과 여성 혐오, 욕설, 과거 군대에서 후임을 괴롭힌 일화 등이 구설에 올랐다.

장동민은 논란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무한도전’ 제작진에게 식스맨 후보 하차 의사를 전달했다. 그는 14일 소속사를 통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제 바람과 욕심이 무한도전과 무한도전을 사랑하시는 모든 분들께 누를 끼치지 않도록 미약하나마 후보 사퇴를 통해 제 잘못에 대한 뉘우치는 마음을 전하려 한다"고 전했다. ‘무한도전’ 제작진 역시 그의 하차 여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당시 소속사 측이 사과하고 팟캐스트 방송을 중단하며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최근 MBC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 출연하면서 다시 논란이 됐다.

장동민으로서는 억울할 지도 모른다. 13일 생방송된 KBS 쿨FM '장동민 레이디제인의 두시'에서 직접 밝혔듯 사건 이후 잘못된 언행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을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예기치 않게 또 논란이 불거졌다.

가혹한 면이 없지는 않다. 이미 마무리된 일을 끄집어낸 것이기에 두 번 죽인 꼴이 됐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그의 여성 비하 발언이 대중이 쉽게 용납할 수 없는 수위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미 사과를 한 일임에도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일 터다. 더군다나 그가 국민 예능이라 불리는 ‘무한도전’의 강력한 식스맨 후보인만큼 팬들의 촉각이 곤두서 있는 것은 당연하다.

장동민의 발언은 단지 실언이라 치부하기에는 당사자와 그를 좋아하는 팬들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남겼다. 사과 여부와 횟수를 떠나 많은 이들이 불쾌해 할 만한 내용이었다. 그의 입장에서는 대중의 비난이 지나치다고 여길 수 있겠지만, 충분히 비난을 받을 만한 발언이다.

이번 논란은 세 치 혀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한다. 웃기려고 생각 없이 던진 막말로 방송인으로서의 신뢰도 잃고 식스맨의 기회도 놓치게 됐다. 사실 한 번 내뱉은 말도 저장되고 기록되는 요즘 같은 디지털 시대에는 그 어느 때보다 언행을 신중하게 할 필요가 있었다. 장동민 뿐 아니라 말하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방송인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다.

단순히 도덕적으로 올바른 소리를 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연예인들에게 도덕군자 같은 말을 기대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선입견을 깨고 기존 도덕이 가진 우스꽝스러움을 비트는 유머를 대중은 기대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장동민의 발언은 '낡은 도덕'에서 나온 것이었다는 점이 문제다. 그의 발언은 가부장적이고, 남성위주의 고리타분한 생각이 반영된 것이었다.

우리 시대는 공감과 배려의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여성이나 사회적 약자, 소수자를 존중하고 공감하는 마음을 갖추지 않은 채 겉으로, 말로만 옳은 이야기를 해야지 한다면 결국 자기 기만이 되고 만다. 짧게 대중을 속일 수 있을 지언정 언젠가는 '터지게' 돼 있다. 그런 마음가짐 없이 그저 입조심만 한다고 되는 게 아닌 것이다. 타인에 대한 배려와 공감을 가진 채로도 얼마든지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는 연예인들이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장동민 ⓒ 엑스포츠뉴스D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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