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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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인생은 이호준처럼? 좋지요"

기사입력 2015.04.03 06:50 / 기사수정 2015.04.02 23:51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늘 야구 인생을 행복하게 마무리하고 싶었어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저는 잘가고 있는 것 같아요."

NC 다이노스는 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시즌 1차전에서 시즌 첫승을 거뒀다. 두산과의 개막 2연전을 모두 내주고 홈으로 돌아왔지만, 첫날 경기가 우천 순연되면서 홈팬들에게 인사가 늦었다. 하지만 궂은 날씨에도 야구장을 찾아준 팬들에게 10-3의 완벽한 승리를 선물했다.

그 첫 승리의 중심에 이호준이 있었다. 이날 이호준은 2사 만루에 맞이한 첫 타석에서 2타점 동점 적시타를 기록했고, 마지막 타석에도 1타점 2루타를 추가했다. 두번째 타석에서는 '팀을 위한 희생'의 뜻이 담긴 희생번트로 알토란 같은 점수를 내는데 기여했다.

좋은 조건에 FA 계약을 체결하고, 신생팀 NC에서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이호준을 두고 유행어도 있다. 한 CF에도 등장하고, NC 구단에서 티셔츠로도 제작한 문구 '인생은 이호준처럼'이다. 사실 처음에는 다소 부정적인 의미도 포함돼 있었다. 꾸준히 화려하지 않다가 한번씩 '로또'를 터트리는 스타일의 선수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긍정의 의미가 더 크다.

그래서 이호준도 "이제는 좋다. 비꼬는 말이 아닌 것 같다"며 웃는다. 관련된 재미난 에피소드도 있었다. 이호준은 "스프링캠프를 떠나는 길에 공항에서 우연히 한 나이든 팬을 만났다. 그분이 그러시더라. 나이를 먹고 입사 면접 시험을 보러갔는데 거기서 내 이야기를 해서 반응이 좋았다고 했다. 뿌듯하고,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에는 놀림을 받는 느낌에 썩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그때 아내 홍연실씨의 조언이 도움이 됐다. 이호준은 "그 말(인생은 이호준처럼) 때문에 신경을 쓸때 아내가 '뭐가 어때. 좋은 뜻이든, 나쁜 뜻이든 굉장히 멋있는 말 아니야?' 그 조언이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지금만 같았으면 좋겠다"며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는 올해 주장 완장을 이종욱에게 물려주고 한발짝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NC의 '큰형님'이라는 타이틀은 변함 없다.

이호준은 "후배들에게 잘하려고 하지말고, 욕심을 내지도 말고 똑같이 하자고 말한다. 동료들이 실수해도 격려해주고, 불만이 있어도 티내지 말라고도 말한다. 누구나 불만이 있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티를 내선 안된다. 팀워크를 해친다. 이미 나는 SK때 경험을 해봤다. 그때 SK 선수들은 코칭스태프도 함부로 낄 수 없을만큼 똘똘 뭉쳐 하나가 됐었다. NC도 마찬가지로 하나가 되야 한다. 지금까지는 잘가고 있다. 우승만 한다고 해서 명문팀이 아니다. 팀에 좋은 문화가 심어져 있으면 반드시 우승 찬스가 온다"고 강조했다. 

현재 이호준의 유일한 고민은 허리 부상의 여파다. 그는 허리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약 20일간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었다. 그래서 "시범경기때부터 생각보다 공이 잘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연습 부족에 대한 후유증이 올 것 같다. 20일동안에도 쉬지 않고 개인 훈련을 했지만, 불안한 감은 있다"고 우려했다. 

해태 타이거즈를 거쳐 SK와 NC까지. 벌써 프로에서 맞는 20번째 시즌이다. "젊었을때는 성적이 좋아도 늘 쫓겼고, 압박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 나는 너무나 행복하다"는 이호준은 "NC에 잘왔다. 여기서 연습을 하고, 경기에 나가고, 캠프에 나가고, 라커룸에서 후배들과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행복하다. 늘 행복하게 야구 인생을 마무리하고 싶었는데, 잘가고 있는 것 같다"며 뿌듯해했다.

지금이 더 없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러나 이호준은 "너무나 행복하다"고 말한다. 인생을 '이호준처럼' 살만한 이유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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