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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그에서 잊은 골맛, A매치서 되찾은 공격수들

기사입력 2015.03.30 14:38 / 기사수정 2015.03.31 11:18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축구선수들 중에는 유난히 국가대표팀 유니폼이 더 어울리는 이들이 있다. 각국 리그에서는 활약이 시원치 않아도 A매치에 나서면 얼굴색부터 변한다.

이번 3월 A매치에서도 이러한 특이한 DNA를 발휘한 4인방이 있다. 유럽에서는 그들의 이름 앞에 항상 '부진'이라는 단어를 붙이지만 모국에서는 영웅으로 불린다. 국가대표팀에서 부진의 그림자를 떨친 4인방을 소개한다.

루카스 포돌스키 (인터밀란, 독일)

루카스 포돌스키(30)는 A매치에 강점을 보이는 가장 대표적인 선수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에 있던 시절에는 팀에서 전력 외로 분류됐지만 독일 대표팀은 계속해서 포돌스키를 소집해왔다. 경기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더라도 A매치에 나서면 곧바로 공격포인트를 신고하면서 진가를 발휘해 왔던 경우가 많았다.

이번에도 역시 그랬다. 포돌스키는 지난 겨울이적시장을 통해 인터밀란으로 임대 이적했다. 재기에 대한 기대를 한몸에 받고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에 발을 내딛었지만 아직까지 골이 없다. 리그와 컵대회를 포함해 11경기에서 무득점으로 일관했다.

잃어버린 골감각은 A매치에서 되찾았다. 이번 대표팀에도 포함된 포돌스키는 지난 6일 자국에서 열린 호주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극적인 동점골을 터트려 2-2 무승부를 이끌며 전차군단의 자존심을 살렸다. 후반 32분에 들어간 포돌스키는 4분 만에 안드레 쉬얼레가 내준 공을 가볍게 차 넣어 골망을 갈랐다.



라다멜 팔카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콜롬비아)

라다멜 팔카오(29)도 이번 A매치를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팔카오는 이번에 합류한 콜롬비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동안 잠시 숨겨 놨던 공격 본능을 꺼내 보였다. 지난 27일 바레인을 상대로 혼자서 2골 1도움을 기록하면서 대표팀의 6-0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 15분 만에 대표팀 동료 바카의 선제골을 도운 팔카오는 전반 32분에는 직접 골망을 가르기도 했다. 이어 4분 뒤에도 깔끔한 득점포를 쏘아올리면서 분위기를 콜롬비아쪽으로 가져오는 데 큰 힘이 됐다.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기가 죽어 있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활약상이었다. 올 시즌 팔카오는 '인간계 최고의 공격수'라는 타이틀을 위협받고 있다. 맨유 유니폼을 입고 프리미어리그 19경기에서 4골 4도움을 기록했다. 이름값과 몸값에 비해 떨어지는 성적표는 물론이고 주전 경쟁에서도 밀려 출전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부상과 부진이 겹치면서 이전의 화끈한 공격력을 잃었다. 그라운드 위에서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이자 영국 현지 언론들의 비난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 과연 A매치를 통해 공격의 감을 잡은 팔카오가 맨유에서 앞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된다.



니클라스 벤트너(볼프스부르크, 덴마크)

니클라스 벤트너(27)는 덴마크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해트트릭을 몰아쳤다. 지난 26일에 있었던 미국과의 A매치 평가전에서 혼자서 3골을 터트리면서 덴마크에게 기분 좋은 3-2 승리를 안겼다.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보여준 행보만을 놓고 보면 절대 예상할 수 없는 활약상이었다. 벤트너는 볼프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다. 팀은 독일에서 화끈한 공격력으로 잘 나가고 있지만 벤트너와는 별개의 이야기다. 최전방에 바스 도스트가 탁월한 결정력으로 주전 자리를 지키고 있고 케빈 데 브루잉 등이 버티는 공격 2선에도 그의 자리는 없다.

볼프스부르크에서 벤트너는 22경기 4골을 기록했고 리그에서 한 골이 전부다. 그나마 대표팀 소집 일주일 전에 인터밀란과의 유로파리그 경기에서 골맛을 본 점이 고무적이었고 이 기세를 미국전까지 잘 이어갔다. 자국 대표팀에서는 기를 살렸지만 여전히 벤트너는 볼프스부르크로 돌아가면 경기를 뛸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레알 마드리드,  멕시코)

A매치는 하비에르 에르난데스(27, 이하 치차리토)의 발 끝도 깨웠다. 멕시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나선 지난 29일 치차리토는 에콰도르를 상대로 전반 14분 선제 결승골을 터트리며 멕시코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소속팀에서는 잔디를 밟아 볼 일이 없었던 치차리토는 A매치를 통해 산뜻한 발걸음을 보였다. 아직 죽지 않은 골결정력으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레알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다. 올 시즌 주로 벤치와 교체를 오가고 있는 치차리토는 소속팀에서 치른 최근 12경기(챔피언스리그 포함)에서 침묵해 골맛을 잃었다.

여전히 카림 벤제마 등이 절대적인 팀의 공격 카드로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치차리토에게는 좀처럼 선발로 나설 기회가 주어지지 않고있다. 지난해 12월 이후 7경기동안 20분을 넘게 경기를 뛰어 본 바가 없다.

A매치에서 골을 터트리자 치차리토는 곧바로 레알을 향해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그는 미국 '폭스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팀에서 훈련부터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서는 일이 드물다"면서 "나도 레알 소속이지만 실제 경기에서 중요한 임무를 맡은 기억이 없다. 나를 믿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그래야 나에게도 증명한 기회를 줄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포돌스키, 팔카오, 벤트너, 치차리토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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