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포항, 나유리 기자] 김기태 감독(46,KIA)은 '행복한 고민'을 해야할지도 모르겠다.
KIA 타이거즈는 11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범경기에서 6-3으로 승리했다. 시범경기인만큼 승패를 떠나 최근 KIA 마운드가 보여주고 있는 안정감이 눈에 띈다.
김기태 감독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투수들을 체크하는데 중점을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팀들이 시범경기에서는 타자보다 투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KIA는 유독 불안 요소가 많았다.
일단 오키나와에서 치른 연습 경기에서 대량 실점이 지나치게 많았다. 9전 전패하는 동안 패배 패턴이 비슷했다. 경기 초중반까지는 상대팀보다 앞서 있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경기를 진행하다가 후반 불펜이 무너지며 와르르 대량 실점을 내주곤 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와 치르고 있는 시범경기에서는 타자들의 타격보다 투수들의 '짠물 피칭'이 더 눈에 띈다. 특히 5선발 후보들의 경쟁이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아직 정확한 보직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선발진에 합류할 가능성이 높은 윤석민과 양현종, 스틴슨, 험버까지 이미 4자리가 채워진 가운데 임준혁, 임기준, 임준섭까지 '임 트리오'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니혼햄, 히로시마 타자들을 상대로 씩씩하게 공을 던져 '합격점'을 받았던 임기준은 지난 7일 NC와의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로 나서 5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실점은 있었지만 커브, 슬라이더, 투심, 포크볼까지 고루 던지며 스스로 테스트를 마쳤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임기준의 뒤를 이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은 임준혁은 11일 삼성전에서도 활약했다. 처음부터 4이닝 투구가 예정됐던 임준혁은 삼성 타선을 2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쌀쌀한 날씨 탓인지 첫 3회에는 볼넷을 2개나 내주며 흔들렸으나 4회 이승엽, 박한이를 연속해서 '루킹 삼진'으로 잡아내는 등 페이스를 완벽하게 되찾았다.
지난해 양현종과 더불어 풀타임 선발을 소화했던 임준섭도 여전히 선발 후보 중 한명이다. 김기태 감독은 "이번주 내로 임준섭이 시범경기 첫 등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물론 모두 다 선발로 뛸 수는 없다. 누군가는 허리를 맡아야 한다. 하지만 젊은 5선발 후보들의 호투가 이어진다면, 선발진은 물론 불펜까지 튼튼해지는 '연쇄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임준혁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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